김진애의 도시 이야기 - 12가지 '도시적' 콘셉트 김진애의 도시 3부작 1
김진애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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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최고의 기쁨은 우연이다. 세렌디피티라는 말이 도시 여행에 딱 어울린다. 진정한 프로라면 우연에 몸을 맡긴다. 우연한 만남이 찾아올 때 거부하거나 회피하지 않는다. 무엇이 나를 동하게 만드는가, 나는 왜 끌리는가, 왜 나는 더 알고 싶어지는가? 이런 질문들에 온 몸과 마음을 맡긴다.

도시는 여행 인생은 여행, 44p

우리는 여행을 이야기할 때 그 나라를 묻기보단 그 도시를 묻곤 한다. 하나의 나라일지라도 그 공간이 갖는 각자의 특성에 따라 조금씩 변하니까.

그리고 그 도시의 색채를 결정하는 것은 역시 사람이다. 사람이 모이는 곳엔 도시가 생기고, 도시엔 사람이 모인다. 그래서 도시의 모습은 그 공간에 사는 사람들의 삶과 숨결이 담겨 있다.



김진애 교수의 도시이야기는 '알쓸신잡'에 나올 때부터 인상깊게 들었다. 문학적, 과학적, 미학적인 여행의 이야기도 물론 좋았지만, 도시의 특성은 그 모든 것을 아우르는 것이 아닐까. 도시의 특성은 단순히 하나의 특성만으로 이어지지 않을테니까.



그런 의미로 이 책은 그래서 잡식성 정보를 원하는 내게 너무나 흥미로운 책이었다. 사실 본도서보다도 더 재미있었던 책은 부록으로 함께 온 도시여행법. 낯선 도시를 여행한다는 것은 설렘으로 시작된다. 그리고 이내 그 도시에 조금씩 융화되는 순간, 여행은 끝이 난다.

여행지의 도시는 모든 것이 새롭다. 간판의 생김새, 네온사인의 위치, 건물의 색, 건물의 구조와 모양까지. 하지만 내가 사는 도시의 건축물을 그렇게 오랫동안 바라본 적이 있던가.





무엇보다 도시라는 것은 사람들이 모여산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람들이 모인다는 것은 곧 돈의 흐름이 생기는 것을 뜻하고, 더 나아가 도시의 개발은 곧 가진자들의 투자공간이 된다는 것은 당연한 이치일지 모른다. 씁쓸하면서도 이해되는 대목이었다.



그 의미를 알고 바라보면 미쳐 모르던 이야기가 들린다. 무채색의 딱딱한 건물이 갖는 의미와 아파트가 생긴 모양이 주는 느낌, 그리고 학교의 붉은 벽돌이 주는 안정감 등 도시를 채운 건물은 자신의 존재를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 의미를 메워 더 큰 의미를 채우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영화라는 문화적 가치를 더해 또 다른 도시의 이미지를 창조해낸다.



도시의 매력은 결국, 사람들이 이 공간에 어떤 이야기를 쌓아가는가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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