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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만 아는 농담 - 보라보라섬에서 건져 올린 행복의 조각들
김태연 지음 / 놀 / 2019년 10월
평점 :
절판
"영화를 사랑하는 첫 번째 단계는 같은 영화를 두 번 보는 것이다. 두 번째 단계는 영화에 관한 글을 쓰는 것이다. 그리고 세 번째는 영화를 만드는 것이다. 그 이상은 없다."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의 가슴을 뛰게 하는 프랑수아 트뤼포 감독의 말에 딴지를 걸자는 건 아니지만 내 생각에 영화를 사랑하는 최선의 방법은, 어떤 유혹이 있더라도 결코 영화를 만들려 하지 않고 관객으로 남는 것이다.
121p
누군가에겐 정말 아무것도 아닌 것이 누군가에겐 특별한 것이 되는 날이 있다. 모두가 다른 삶을 살아가듯. 작은 섬에서 지냈던 시간들은 결코 화려하지도 특별하지만도 않다. 하지만 그 시간이 주는 기억과 추억들은 우리만의 연대와 유대를 만든다.
그 기억은 사람마다 달라서 그 시간을 함께 공유하지 못한 사람에게는 지루한 설명이 이어져야 하지만, 그 시간을 함께 공유한 사람과 함께라면 추억을 이야기하는 재미는 배가 된다.
그리고 삶이란, 같은 이들이건 다른 이들이건 그런 기억들과 추억을 하나씩 쌓아가는 과정이 아닐까. 그 기억이 물론 좋았던 기억만 남는 것은 아닐 것이다. 좋았던 기억이 나빠질 수도 있고, 나빳던 기억이 새로운 추억에 덮이기도 한다.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해 사람은 성장한다고 했던가.
누군가와 즐거웠던 기억을 나눌 수 있다는 것도 좋지만 무엇보다 누군가에게 이야기해주고 싶은 기억들이 가득해진다는 것. 그 기억을 공유하는 것 역시 유쾌한 일이다. 누군가의 기억을 공유하며 또 다른 우리만의 농담을 꿈꿔본다.
보라보라섬의 존재는 처음 들었지만 이들의 감정 공유는 너무나도 공감되는 이야기들이었다. 장소가 어디건 추억을 나누는 것은 어디에서나 가능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