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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성이 고민입니다 - 혼자이고 싶지만 외로운 과학자의
장대익 지음 / 휴머니스트 / 2019년 8월
평점 :
여러분은 누구의 시선으로 살고 있나요? 타인의 시선에 압도되어 결국 다른 사람의 인생을 대신 살아가는 이들이 적지 않습니다. 남이 나를 어떻게 보는가에 따라 내 삶을 결정하는 것이죠.(중략) 요즘 자주 이야기되는 '결정 장애'는 한순간에 발생한 일시적 장애라기보다는 삶의 작은 부분조차 스스로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남에게 양도해온 사람이 겪는 습관입니다.
직장인도 마찬가지입니다. 열심히 일한 덕에 회사가돈도 많이 버는 것 같은데 왜 자신은 번아웃된다고 느낄까요? 열심히 일은 하지만 상사가 시킨 일을 하고 있닥 생각해서입니다. 자율성이 훼손되면 행복하지 않거든요.
90p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끊임없이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도와가며 살아야한다. 인류는 끝없이 기술을 발전시켜왔고, 경제의 발전 역시 획기적으로 이뤄왔다. 새로운 기술과 새로운 플랫폼의 발전은 역설적이게도 우리를 혼자있고 싶고 누군가와 어울리는 것이 어려운 외로운 사회인으로 자라게 한다.
혼자하는 문화는 이를 반증하는 것이 아닐까. 혼밥에 레벨을 매기고, 혼자 여행을 가거나 공연, 영화를 보는 것. 누군가와 타협을 하고 맞춰서 함께하는 것도 좋지만 온전히 혼자만의 시간을 누리고 싶은 현대인. 그러면서도 혼자하는 것에 누군가의 눈치를 보는 것 역시도.
관계, 외로움, 평판, 경쟁, 영향, 공감까지 이 여섯가지 키워드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고민하고 밤에 이불킥도 한번쯤 해봤을 소재들이다. 챕터챕터 읽으면서 이 감정이 나만 느끼는 것도 아니고, 모두가 한번쯤은 이런 고민을 하는 것이구나 싶어 공감도 갔지만, 무엇보다 관련된 연구 결과까지 뒷받침되어서 읽는 재미가 배가된다. 관계에 대한 책들은 정말 다양하고 많은데, 그 중에서도 사회학을 공학적으로 분석할 수 있다는 것도 재미있다. 인간과 가장 가까운 영장류들이 인간과 이렇게나 다르다는 것도 신기했다. 동물의 왕국이 나에게 심어둔 편견(?)이 생각보다 높았나보다.
일전에 가시적인 성과를 위해 SNS의 좋아요 숫자를 실적으로 내야했던 경험이 있다. 정말 하나의 컨텐츠에 좋아요 숫자가 50을 넘기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줄 몰랐다. 그 당시 상대적인 박탈감까지 느낄만큼 스트레스 였더랬다. 이 책을 읽고나니 그 자체가 얼마나 무식한 일이었는지, 탁상공론의 폐해임을 깨달았다. 내가 잘못된 것이 아니었어. 그럼에도 원하는 실적을 채우지 못하면 얼마나 설웁던지 모른다.
노력에 대한 원숭이 실험도 흥미로운 주제였는데, 현시대의 젊은이들이 노력하지 않고 자신의 권리만 누리려한다는 이야기를 왕왕 듣는다. 그들에게 이 연구데이터를 보여주고 싶다. 상대적 박탈감. 인간은 모두가 손해보며 살아가길 원치 않는다. 풍족한 투자가 있어야 그에 따른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는 시대다. 과거 산업형명 또는 농업혁명 시대처럼 사람을 쥐어짜는 만큼 성과가 나오는 시대는 지나갔다.
마지막으로 공감의 이야기 역시 비슷한 맥락으로 재미있었다. 로봇 내구성 실험이 특히 흥미로운 주제였다. 사람은 참 신기한 존재다. 아는만큼 인식하고, 아는만큼 공감한다. 언젠가 정말 영화 A.I.속의 주인공처럼 인간을 대체할 인공지능 컴퓨터가 개발되는 날, 나는 그 아이를 어떻게 대하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