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아홉, 청춘이라는 이름의 끝자락 같은 나이. 무엇인가를 새로이 시작하기엔 늦은듯한 기분이 들고, 그렇다고 이 자리에 안주하기엔 너무 아쉬운. 많은 청년들의 삶이 팍팍해지고있다. 그래서일까, 나조차도 즐겁고 행복한 삶의 기억보단 짓눌리고 억압되고 부담된느 일들의 투성이다. 쳇바퀴처럼 돌아가는 일상,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일들, 생각지 못한 곳에서 터져나오는 문제들.
세상은 나를 위해 존재한다.내 세상에서는 나를 중심으로 흘러간다.당신의 세상 또한 그렇다.-33p
어른이 되어간다는 핑계를 대며 버텨내지만 하루하루가 녹록치 않다. 그래서 삶은 변화무쌍한 봄날씨 같다. 어느 날은 살을 에일듯이 춥다가, 어느날은 햇살이 따스하게 비치다가, 또 어느 날은 바람이 살랑이는 그런 하루. 그런 하루하루 속에서 나는 그럭저럭 괜찮은 꽃을 피워내고 그럭저럭 괜찮은 삶을 살아낼 것이다. 꽃을 피워내기까진 많은 고난의 날들이 있다. 그런 날들은 어떤 순간엔 날 옥죄기도하고, 어떤 날엔 날 성장시키기도 한다. 그렇다고 이 고통이 즐겁고 즐길 수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
근데 슬픈건 말이야,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다 안다는 거야. 상대방이 말하는 안녕의 의미가 무엇인지우리는 이미 다 알고 있어.만남을 뜻하는지, 헤어짐을 뜻하는지다시 묻지 않아도 무슨 말인지 이미 알고 있다는 것, 정말이지 '안녕'이라는 단어는 이상한 말이다.-171p
스물 아홉의 나이, 여전히 나는 미숙하고 어린데 세상은 나에게 어른이 되라고 말한다. 그 속에서 느낀 불평 불만을 적은 일기들이 모여 하나의 책이 됐다.문장이 아닌 단어의 나열이다. 무엇인가를 서술하기보단 그려냈다. 짧은 언어, 그 안에 나타나는 직설적인 삶의 고뇌. 짧은 봄날처럼 흔들리는 청춘의 일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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