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소식 패트릭 멜로즈 소설 5부작
에드워드 세인트 오빈 지음, 공진호 옮김 / 현대문학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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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보단 훨씬 쉽고 재밌게 읽혔던 2권
아무래도 이 책 속의 화자가 처한 현실이 1권은 믿기 힘들정도로 힘들어서 말을 옮기기조차 힘겨웠고, 이젠 쾌락 속에 날 망가뜨려가는 모습이라 더 빠르게 써내려갔는지도 모르겠다. 멀리 보이는 도마뱀에 내의식을 실어 보냈던 어린 시절의 그 기억을 두고 22살의 패트릭은 내 인생을 구렁텅이로 넣어버린 아버지의 부고를 듣는다. 단 하루의 모습을 그린다는 것을 감안하면 300페이지에 달하는 분량동안 패트릭은 서서히 자신을 죽여간다. 스스로가 스스로를 파괴하고 죽여가면서 죽지는 않는 아이러니. 망가진 이유는 사라졌지만, 복수를 하지 못하고 그 기회조차 박탈당한 상처받은 어린 소년은 갈 곳 잃은 원망을 자신에게 표출한다. 부모와 가정의 보살핌을 받지 못한 채 자란 어른아이는 여전히 불온전하고, 상처가득한 삶이었으며 자신을 보듬어 줄 최소한의 안식처를 바랐다. 아버지의 부고를 전해들은 사람들은 한결같이 그의 죽음을 애도하고 패트릭을 위로하지만 그에겐 위로조차도 너무나 힘든 현실이다. 엉망이 된 삶 속에서 쾌락에 몸을 맡기지만 그마저도 온전치 못한 삶. 온전하지 못한 하루를 끝마치고 그는 그토록 잃고싶었던 유해와 함께 마지막장 속으로 사라졌다. 오물로 가득찼지만 결코 포기하지 않는 그의 삶. 그래서 다음 그의 삶이 너무나 기대된다. 

"인생의 가방에는 오물이 가득할 뿐 아니라 새기까지 하죠. 그것에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어요, 안 그래요?"
-25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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