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트 이스트우드 - 목표 없는 청년에서 세계적인 거장으로
마크 엘리엇 지음, 윤철희 옮김 / 민음인 / 2013년 2월
평점 :
절판


[클린트 이스트우드]를 읽고

이렇게 살아 있는 한 사람의 일생을 장, 단의 가감 없이 따라가는 맛은 참으로 각별하다. 종종 스스로가 죽기 전에 회고록이나 자서전을 쓰기도 하지만, 그런 글은 인생의 막바지에 찬란했던 과거나 혹은 회한이 가득 담겨 있기 마련이다. 마크 엘리엇이 쓴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이러한 일반적인 개인의 자서전을 벗어나서 클린트 이스트우드 80여 년의 일생의 족적을 따라가며 그와 더불어 영화산업의 발달사를 함께 보는, 그와 영화산업의 평전 같은 책이 되겠다.

생각보다 소소한 상황까지 자세하게 서술이 되는 부분이 많은데, 저자가 마치 그를 앞에 앉혀 놓고 이 시니컬한 노인네의 특유의 표정을 읽어 가며 그의 일생을 아주 꼼꼼하고 자세하게 낭독해 가는 염라대왕의 치부책 같이 느껴질 정도이다.

<석양의 건맨>에서부터 <내인생의 마지막 변화구>까지 그는 B급 배우 취급에서 마초의 인상적인 백인 형사 그리고는 마침내 세상이 다 알아 주는 스타배우이자 제작자 그리고 감독으로의 지금까지 일생이 그려지고 있는데, 그를 좋아하는 팬이라면 이 한 권의 책으로 그의 내면까지 이해 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이 책은 클린트 이스트우드 평전이기도 하지만 그의 개인사도 어느 정도 서술하면서 인간 클린트 이스트우드를 나타내는데도 결코 소홀히 하지 않는다. 그의 개인적인 내밀한 세계를 들여다 보고 엿보게도 하면서, 우리가 아는 스타와 명감독의 반열에만 머물게 하지 않는다. 그의 왕성한 여성 편력과 그가 가지고 있는 개인의 사생활이 어떻게 그의 영화 일생에 영향을 끼치고 살아 왔는지, 애초에 우리가 보고자 했던 작품 속의 클린트 이스트우드뿐만 아니라 한 개인으로의 인간 클린트 이스트우드를 온전히 가감없이 보게 해주기 때문이다.

이 책은 자연스럽게 그가 살아온 과정 속에서, 그의 청년, 중년, 노년기의 클린트를 만나게 해주는데, 그가 가지고 있는 인간적인 성향의 옳고 그름을 따지기보다는 독자들이 그를 온전히 보고 그의 일생을 따라가면서 한 인간이 가지는 삶이 어떻게 세월 속에서 채워지고 변화되는지를 담담히 바라보게 한다. 혹자는 이 책을 읽고 이렇게 그를 받아 드릴지도 모르겠다. 난봉꾼에 백인 마초주의자 그리고 운 좋은 럭키가이라고 말이다. 하지만 그의 삶의 궤적을 따라가면서 저자인 마크 엘리엇이 보여 주고자 했던 것은 이 긴 시간을 살아 오면서 보여주는 영화 한 길에 매진하며 살아온 열정적인 한 사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이다. 그리고 그를 판단하는 것은 바로 독자의 몫으로 돌린다.

<클린트 이스트우드>에는 할리우드 초기 영화 산업의 변천사와 그 당시 영화 사업이 가지고 있는 미국의 영화 사업 시스템을 함께 볼 수 있다. 아마도 이 부분은 영화를 보기만 했던 독자들에게도 상당한 흥미거리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이러한 할리우드가 가지고 있었던 시스템은 지금도 우리의 영화 산업 전반에서 영화를 제작하는 방법으로 사용한다고 알고 있는데, 미디어 매체가 먼저 발달한 미국이다 보니 대중 미디어 산업의 구조와 제작 방식 등이 클린트의 영화배우로의 궤적과 더불어 흥미롭게 들어 온다.

그러한 시스템속에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하루 아침에 명감독의 반열에 든 게 아니라는 것을 알게 해준다. 생각보다 오래 전인 60년대 후반부터 그는 그가 출연한 모든 작품을 분석하고 연출 하려는 욕심을 보여준다. 그리고 자신의 영화 제작 스튜디오를 직접 운영하며 이미 제작으로 70년대에 백만장자가 되는 것을 보여준다. 말파소라는 이름의 제작 사무실은 그가 지금의 아카데미 감독상과 작품상을 타게 되는 밑거름이 되는데, 그의 영화적인 열정이 단순히 배우에만 그쳤다면 오늘의 그가 없었겠지만 그가 고용한 감독이나 그와 함께한 제작자 그리고 다른 감독으로부터 끊임 없이 배우고 자기의 스타일을 만들고 보여 주려 끊임 없이 노력한 결과물의 산물이라 하겠다.

<용서 받지 못한 자>,<그랜토리노>, <내인생의 마지막 변화구>등에서 이미 60대 후반과 80대 초반을 거치면서 이 꼬장꼬장한 이 노인네는 그 열정적인 내면과 외골수적인 외로운 외톨이 모습을 조금이나마 벗어보려고 한다. 사실 누구나 그 때가 되면 유연해지거나 더 외로워 진다고 한다. 이러한 모습을 클린트 이스트 우드는 현실에서나 혹은 영화에서 자신을 투영해 내 놓듯이 잘 보여준다.

벌써 그의 연세 85세이다. 저자인 마크 엘리엇은 평전이기도 하지만 그의 팬의 입장에서 그를 조금이나마 그대로 솔직히 보여주려 하였고, 그가 부와 명예를 얻은 영화배우이자 감독만으로의 겉모습이 아니라 그가 걸어온 길에서 얼마나 많은 인생의 굴곡을 굳건히 헤치고 왔는지 보여주고자 했다.

이 책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근래 보기 드문 현존하는 한 배우의 일대기를 정말 디테일하게 그려 내었다. 아마도 근간에 이렇게 많은 각주와 세세한 많은 명칭들을 백과 사전처럼 읽을 기회는 많지 않을 것이다. 더불어 한 인물의 일생을 머리와 가슴으로 받아들이는 시간으로는 많은 시간이라 할 수 없었다. 어쩌면 그를 이해하고 그와 더 많은 대화를 하려면 앞으로도 시간이 더 필요 할 것이다. 뒷면의 부록은 마치 그와 더불어 한 시대와 다음 시대를 연결하는 영화사의 연대기를 보는 듯해서 그를 잘 알건 모르건 영화사적으로 소장가치가 있는 책이라고 말해 보겠다.

앞으로 더 많은 작품에서 아직도 나 죽지 않았다는 외침이 이 책을 통해서 들려져 나오는 듯 하다. 그리고 계속해서 이 노익장을 과시하는 이 노배우의 작품을 계속 보고 싶을 뿐이다.

ps. 이 책을 제공해 주신 무비jy님과 출판사 민음인에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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