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걸 씨! 강의해주실래요? - 청중을 열광시키는 강의 비법 62
김홍걸 지음 / 작은씨앗 / 2012년 11월
평점 :
절판


[홍걸씨 강의해 주실래요?] 강의는 인생의 축소판이다.

김홍걸이분은 이름도 상당히 투박하지만 겉모습은 더욱 투박한 막걸리타입이라면 실례되지 않을까? 하는 분이다. 강사와의 인연은 몇 년 전인가 평소 같으면 가기도 싫은 어느 관공서의 행사장에서였다. 사실 이름도 잘 알지 못하는 강사의 강연이 재미있으면 얼마나 있겠나 싶기도 했지만 그날따라 과중(?)했던 업무의 스트레스에 쌓여 있는 것 보다는 차라리 거기라도 가서 하루를 보내는게 낫다 싶어 가게 된 자리였다. 어차피 회사와 관계된 인사치레가 우선이었기에 별 생각 없이 간 자리에서 정말 말도 안되게 두 시간 가량을 웃다가 나왔다. 그리고 그 강사 되게 재미 있게 하네하고는 또 하루 하루 자신의 일에 빠져 살며 잊고 지내다가 상당한 시간이 흐른 뒤 어느 날 모 세미나 장에서 또 김 강사의 강의를 듣는 기회를 가지게 되었다.

사실 처음에는 김 강사의 외모를 보고 요즘 노인어르신을 모아 놓고 이상한 건강식품 파는 그런 사람 아닌가 하는 선입견이 생길 정도로 장사꾼 같은 이미지의 다른 생각이 스치기도 했지만 그의 강의가 진행되면서 어느덧 웃고 감동하는 나를 발견하고는 앞으로 사람의 외모를 가지고 판단하는 우()를 법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하게 될 정도였다.

김홍걸 강사의 강의는 사실 철 지난 유머도 있고 얘기도 그리 특별한 것처럼 보이지 않지만 그가 보여주는 강의 속에는 인생이 있고 진심이 있어서 마음이 열리고 한마디 한마디에 고개를 끄덕이게 되고, 웃음과 함께 강의 끝에는 아쉬움이 느껴지게 만드는 그만의 특별함이 있었다.

그때의 그 강의를 끝으로 더는 인연이 이어지지는 못했지만 <홍걸씨 강의해 주실래요?>라는 김 강사의 저서와 인연이 닿게 되어 기쁜 맘으로 읽어 보는 계기가 될 수 있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종종 프레젠테이션이나, 많지는 않지만 여러 사람 앞에 나서서 말을 해야만 하는 일들이 있기에 이 기회에 그런 불편한 부담을 벗어보려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평소 대중 앞에서 공적인 전문지식을 가지고 하는 사무적인 발표는 어느 정도 경력이 쌓이면서 하게 됐지만 항상 그럴 때 마다 부담스럽고, 긴장감 때문에 힘이 드는 것은 좀처럼 줄지 않았다. 더구나 편한자리에서도 쉽게 딱딱한 모습을 벗지 못하고 있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그때의 김 강사가 보여 준 좌중을 부드럽게 만드는 몇몇 팁이나 주제의 핵심을 편하게 전달하는 시기 적절한 말솜씨는 지금도 기억에 남았었다.

그 때문에 그의 강의 스킬을 조금이나마 들여다 보고 싶은 마음으로 읽게 됐지만 다 읽고 나니 그의 펀 강의는 그저 눈대중으로 흉내만 내서는 그처럼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의 강의에는 그만의 철학과 동기부여와 그만의 콘텐츠가 있기 때문에 그만의 강의를 하고 좌중을 웃겼던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물론 저서에는 강의와 좌중의 마음을 사로잡고 말을 잘 하는 방법을 잘 안내하고 있지만 나에게는 그의 인생담이 먼저 들어오고 그의 인생의 깊이가 먼저 들어왔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어찌 보면 청중의 마음을 사로 잡는 그의 강의 속에는 그저 대중이 원하는 지식의 전달만이 아니라 그만의 철학을 담고 있었기에 자신이 평소 못 느꼈던 사실을 깨닫고 그 말에 공감하고 고개를 끄덕일 수 있었던 것이다.

사실 이 책의 첫 장을 넘기면서 기대 했던 것은 그의 대단했던 강의 스킬이었지만 그가 말하는 강의 노하우를 따라가며 느낀 것은 한마디로 그의 인생이고 그의 철학을 다시금 배우는 또 다른 시간이었던 것이다.

그제서야 왜 청중들이 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그의 이야기에 집중 할 수 있었고 그의 작은 몸짓과 몇 안 되는 지시에도 그렇게 웃고 즐겁게 강의를 들을 수 있었는지 알게 된 것이다.

<홍걸씨 강의 해주실래요?>를 다 읽고 마지막에 생각을 떠 올린 것은 오히려 그의 강의 방법이 아니라 그가 말하는 인간관계의 기술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개개인의 인간관계의 기술에도 기술이 필요 하지만 그가 보여준 좌중의 마음을 잡아두는 그만의 강의 기법이야 말로 인간관계의 집합이라는 결론에 이르게 된 것이다.

누구나 말을 잘하고 여러 사람 앞에 인기 있는 사람이 되기를 원하겠지만 지금 그렇지 않다면 인간의 마음을 읽어내는 김홍걸 강사의 이 책은 말 잘하는 강의 기법이전에 한번 읽어보라 권하고 싶다. 그가 크게는 좌중을, 작게는 자녀의 마음을 움직이는 방법을 알려줄 테니 말이다.

뚝배기보다 장맛이것이 김홍걸 강사에게 가장 걸맞은 말이 아닐까 생각해보며 말을 잘하기 위해 어떤 기법을 배우기 이전에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는 자신의 철학을 가지라는 강사의 말이 더 마음에 남는다. 그래서 <홍걸씨 강의해 주실래요?> 그의 자전적인 인생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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