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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보일드는 나의 힘 - 잔혹한 세상에서 살아남기 ㅣ 김봉석의 하드보일드 소설 탐험 1
김봉석 지음 / 예담 / 2012년 8월
평점 :
[하드 보일드는 나의 힘]를 읽고
살면서 항상 느끼는 것은 세상이 그리 친절하지 않다는 것이다. 어느 정도 자신의 노력과 힘으로 헤쳐 나가는 일들도 많으나 혼자 사는 세상이 아니기에 다른 사람들과의 영향은 감수하고 살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다 보면 싫어도 해야 할 일이 있고 마음에 안차도 같이 어울리는 것이 사회라고 할 수 있다. 그렇게 이 사회는 어린 시절부터 슬쩍 나에게 다가와 참기 힘든 유혹의 미래를 보여주고 온갖 장미빛의 내일을 약속 할 것 같지만, 그 속살을 들여다 보는 시기에 다다르면 결국은 회색의 어두운 그림자로 다가와 불친절한 미소를 지어 보인다. 바로 그것이 건조한 현실이고 냉정한 현실인 것이다.
저자인 김봉석 평론가가 얘기하는 세상은 그런 건조하고 차가운 세상을 인지하고 살아가는 현실의 ‘나’를 어떻게 바라보고 살아가느냐에 여러 스릴러소설들을 들어 간접적으로 얘기를 한다.
어릴 때 우리는 여러 고전의 동화적인 권선징악을 통해 앞으로 다가올 어른들의 세계를 살짝 엿보기도 하지만 그때는 그저 자신이 주인공이라 생각하던 선한 주인공이 복을 받고 나쁜 악한 무리들이 벌을 받으며 주인공들은 그 후에 잘 먹고 행복하게 살았다는 것만으로 ‘그래 나도 이렇게 살 거야’ 하고 마음 먹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살면서 느낀 것은 참으로 다양한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하나의 기준으로 보기에는 어떻게 재단 할 수 없는 인간형이 참 많다는 것이 지금의 생각이다.
이렇게 이분법적인 선악의 구도만을 보고 자란 우리에게 현실의 다양함이 가져다 주는 혼란은 바로 힘든 인간 관계를 겪으며 살아 가다 보면 어느덧 동화적인 얘기는 개나 줘버려 하는 소리가 나올 정도로 가장 힘든 것임을 알게 된다. 그러면서 우리는 관계의 힘과 사회를 배우게 되고 그때쯤 되면 절대 선과 절대 악은 그 경계가 모호하다는 것을 비로소 알게 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영화를 보다 보면 나이의 등급이 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아이들이 이해 못하는 부분이 있어서가 아니라 어른들이 그 비정한 세계나 지극히 현실적인 세계를 미리 알게 해서, 앞으로 미래에 대한 두려움 갖거나, 나름 현실의 어려움을 미화 할 수 없다는 것에 모두 동조하기에 나누지 않았나 생각을 해본다.
내가 본 가장 비정한 현실 영화 중에 박찬욱 감독의 ‘복수는 나의 것’을 보면 모두 각자의 삶의 입장이 있는 가운데 자신의 일들을 한다. 하지만 그것에 옳고 그름은 결국 개개인의 입장에 의해 판단 되고 이루어진다.
사실 저자가 여러 스릴 소설을 들어 얘기하는 세상도 다르지 않은 것이다. 어린 시절 보아온 추리 소설에서부터 자라면서 다른 현실의 세계를 들여다 보는 하드 고어한 소설까지 여러 작가를 통해 말하고 있지만, 말랑말랑한 해피엔딩의 동화가 현실에서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 김봉석 작가의 얘기라고 할 수가 있다.
저자가 보여 주는 스릴러 소설의 면면을 보면 현실에 과연 그런 일이 존재하거나 그런 사람들이 있을까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우연찮게도 이 비정한 도시에서는 하루에 한번쯤은 뉴스나 신문지상에 이런 일과 사람들이 나오고 있으니 참 아이러니하다. 히가시노 게이고, 기시 유스케, 미나토 가나에의 소설을 보면 인간의 심층기저에 있는 무의식의 폭력성을 얘기 하면서 우리가 요즘 많이 듣는 ‘사이코페스’를 얘기하는데 그만큼 인간이 가지고 있는 원천적인 폭력성을 얘기 하면서 사회 혹은 자신이 그런 폭력성에 노출되거나 또는 자신도 모르는 폭력성의 원천이 자신일지도 모른다는 섬뜩한 얘기를 하며 이 사회를 건조하게 보여주고 있다. 본 콜렉터의 제프리 디버, 짐승의 길의 마쓰모토 세이초 등의 얘기도 거의 매 한가지가 되겠다.
사실 이런 현실은 평범하게 사는 우리에게 있거나, 다가오거나 할까마는 엄연히 현실에 존재하고 어쩌면 어느 때 불쑥 마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냥 뉴스상의 일로만 치부 하고 나갈 것이 아니라 외면하지 못 할 현실이고 언젠가는 마주 할 수도 있는 불편한 현실인 것이다.
어쩌면 우리에게 현실은 각자 처해진 입장에 따라 모두 힘들지 않고 비정하지 않은 것은 없을 것이다. 그래서 공포영화나 그런 호러물들이 우리의 그럼 폭력성을 순화시키는 대체제가 되는 것은 아닌가 한편으로 생각을 해본다.
저자가 보여주는 수 많은 스릴러 하드 보일러물들도 같은 효과 일 것이다. 그런 현실을 외면하고 도망간다고 해서 피해지는 것이 아니니 하드고어한 이러한 스릴러 소설로 예방주사 한방 맞고 현실을 직시해 열심히 살아야 한다는 말과 다름없어 보이는 것이다.
이 책을 접하고 여러 스릴러물들 중에서 읽어보지 못한 책들을 찾아 보는 좋은 기회도 되었지만 내가 사는 현실에서 적어도 도망가고 변명하지 않는 힘을 재충전 하는 기회가 되었다고 말하고 싶다.
온갖, 사회에 아니면 내 인생에 답답함에서 스멀스멀 올라오는 불만도 이러고 보니 쉽게 날리는 기회 된 것 같아, 답답한 현실이 불만스러운 분들에게 저자가 얘기하는 하드보일러 소설의 얘기를 듣거나 그가 콜렉션한 책을 한번 찾아 읽어본다면 조금이나마 속 풀이가 되지 않을까 생각이 되어 진다.
그러나 누구나 사는 원동력이 하나쯤은 있다고 생각해 본다면 어떤 종류든지 이 힘든 현실에 정당한 인간의 보편 타당한 힘을 갖고 살았으면 좋겠다. 부여된 삶의 방향을 잡는 것은 각자의 몫이 겠지만 살아남기 위해 뭐든 가차없이 하는 삶은 너무 비참하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