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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프 1
캐서린 스토켓 지음, 정연희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5월
평점 :

책이 주는 또다른 힘을 느낀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 책만이 주는 매력은 영화와는 다른 각별한 맛이 있다. 원작이 있는 영화가 요즘 많이 나오고 있지만 원작을 토대로 모티브만 따는 경우도 있고 영화에 맞게 변형된 시나리오가 나오는 경우가 허다하다.
우선 책'헬프'는 영화 '헬프'를 보고나서 읽게 된 경우라 책을 받은 지 좀 됬음에도 그 잔상이 지워지지 않아 책을 읽는 동안 몇번이고 영화의 장면이 오버랩되고, 한동안 멍하니 영화속 살아 있던 인물의 모습이 생각이 나서 쉽게 완독이 되지 않는 경우가 되버렸다.
이제야 끝내게 된 책 '헬프'는 원작인 책의 내용이 그 만큼 강렬하기도 했지만 이번 만큼은 영화도 원작과는 또 다른 맛도 주었기에 우열을 가리기 힘든 작품이 되어 버렸다.
흑인 가정부 아이빌린,미니 그리고 백인 인텔리 여성 미스 스키터가 그녀들이 겪은 일을 세상에 알리기 까지는 거의 목숨을 거는 일이 되어야 할 정도로 그 시절 1962년의 미시시피 잭슨은 인종차별이 극심한 지역중에 하나였다. 사고로 대학생아들을 잃은 아이빌린은 백인 아이를 키우며 백인집의 가정부로 일하지만 항상 아이가 피부색에 인지 능력이 생기면 돌변하는 상황에 매번 절망을 느낀다.
하지만 사는 것과 상황에 체념을 하게 되고 살게 된다. 미니 역시 그렇게 다른 상황은 아니지만 대개 그런 어려운 환경의 가정에 벌어질 법한 가정적인 어려움까지 함께 가지고 있는 흑인 가정부다. 미스 스키터는 영화의 모습과는 좀 다른데 책이 주는 매력이란 이런 것 같다.
더 자세한 묘사 그리고 그런 묘사를 통해 주인공의 모습을 읽는 독자가 상상해 내는 일인 것인데 사실 책속의 스키터는 좀 더 어정쩡하고 부스스한 멀대인 백인 여성으로 사뭇 영화속의 스키터와는 다른 모습으로 상상 할 수 있었다. 어쩌면 백인이기에 흑인들의 일을 대변하는 일을 한다면 여기에도 못끼고 저기에도 못끼는 어정쩡한 상황이 될 수도 있는데 스키터는같은 마을 친구이지만 그들의 위선에 더 이상 참지 않는다.
책 후기에 보니 선(線)에 관한 얘기가 나오는데, 줄하나 그어놓고 이편 네편 따지는 대사를 인용하기 이전에 나는 이런 선(善)을 얘기 하고자 해본다. 미스 힐리처럼 세상에 선(善)은 다 자신이 행하는 줄 알지만 정작 인간이 갖는 선의 기준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선의 기준은 자기자신이라는 자기기만에 빠진다면 그때부터 선은 아니라 생각이 들었다.
이것은 대개의 기득권 층이 갖는 자가당착의 논리와 같은데 미스 힐리의 위선이 더 견고해 질수록 그가 보여주는 힘은 흑인 가정부와 같이 사회 약자들에게는 더욱 아픔을 주는것으로 표현 된다.
영화보다 더 강퍅하고 히스테리컬하게 묘사된 미스 힐리가 미니를 쫓아낼때 당하는 일도 어쩌면 그의 내면의 더러움을 꼬집는 일이 된것 같아 일면 고소하다는 생각을 품게 되는 것은 인지상정 인지도 모르겠는데, 이렇게 화장실 조차도 같이 못쓰고 심지어는 같은 버스를 타도 안되고 같은 식탁에서 식사를 한다는것은 상상도 할 수 없다.
어찌보면 이렇게 벌레보듯 흑인을 대하고 인종차별이 당연하다는듯 대하는 그녀들이지만 결국 가정부로 고용하고 그녀들 자신은 자신의 아이들조차 제대로 돌보지 못하며 그녀들이 없으면 식사준비조차 제대로 못하는 상황에서 그녀들의 피부가 닿은 침대보마저도 더럽다 여기는 그녀들의 위선이 참 아이러니 하기만 하였다. 병을 옮기는 존재라고 꺼리면서도 만든 음식은 왜 그리 잘도 먹는지...
이런 불합리함을 아이빌린이나 미니들이 모르지는 않지만 가족의 생계가 달린일이라 어쩔 수없이 외면하고 살 수밖에 없었는데, 그녀 들도 더이상 참지 못하는 사건이 벌어지면서 그들은 하나둘씩 스키터가 세상에 그녀들의 일을 밝히는데 동조를 한다. 영화보다 책에서 그들의 비하인드 스토리가 더 세세히 나오는데 결국 분노의 외침이 책으로 발간이 되는데 성공하고 그들의 일상을 담은 책이 세상에 공개되면서 사회적으로 잔잔히 공감대를 얻는다. 그리고 그들도 인세의 일부를 고정으로 받게 되면서 자신이 당당히 세상에 설 수 있음을 알게 된다.
하지만 이런 일이 공개되면서 책에 있는 내용이 자신들의 일이란 걸 알게 된 미스 힐리는 교묘하게 복수를 하게되고 누명을 쓰고 쫓겨나게 된 아이빌린은 스키터와 책을 발간하게 되면서 알게된 자신의 재능에 자신감을 갖고 반격을 한다. 분하지만 꼼짝못하게 된 미스힐리는 아이빌린을 내 쫓는대는 성공하지만 한 인간 아이빌린을 굴복 시키는대는 실패한다. 결국 스스로 설 수 밖에 없는 아이빌린은 자신의 재능을 펼쳐보리라 생각하고 나와버린다.
저자인 캐스린 스토킷의 '헬프'가 출판사 60여곳에서 퇴짜를 받으면서 간신히 세상에 나왔을때 만해도 이런 반향을 일으킬 줄 자신도 몰랐다고 한다. 그리고 조심히 그러지 않은 다수의 백인의 관계속에서 균형점을 찾는것도 어려운 일이었다 말하고 있다. 아마 그래서인지 미니와 미스 셀리아를 통해 그런 대조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던것 같다. 인종을 넘어서 같은 사람으로서의 우정 말이다. 옮긴이의 말도 인상 깊었는데 지금 우리나라에서도 같은 영어를 써도 유색인보다는 백인을 선호한다고 한다. 서로의 낯섬이 여러 차이로 쉽게 매워지지는 않겠지만 편견과 차별은 엄연히 다른것 같다. 우리도 다른곳에 가면 차별을 받을 수 있다는 역지사지를 염두해 둔다면 서로가 서로에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지리라 생각이 되었다. 포용과 이해는 다른 모습의 같은 말일 수 있다. 에이블린과 미스힐리의 백인들이 그녀들을 같은 공동체의 일원으로 동등히 대했다면 백인인 그녀들의 삶도 달라져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지금 미스힐리가 지금세상에 흑인 대통령을 본다면 무슨 생각을 하게 될까 상상을 해봤다. 결국 인간의 보편적인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오는 과정은 막을 수가 없다는 것이다.
헬프를 읽으면서 영화와는 또 다른 생각을 해보는 시간이어서 다른 감흥의 시간이었다. 보신분 들이라도 책도 한번 읽어보시리라 권해본다.
스토우부인의 '엉클 톰스 캐빈'처럼 두고 두고 읽기는 책이 되길 바라며 작게나마 소감을 올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