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_ LA MUJER QUE BUCE DENTRO DEL CORAZON DEL MUNDO(세상의 중심으로 잠수해 들어간 여자)
지은이_ 사비나 베르만(Sabina Berman)
옮긴이_ 엄지영
분야_ 세계 문학 > 멕시코 문학
형태_ 130×190(무선)
면수_ 424쪽
가격_ 12,500원
발행일_ 2011년 11월 21일
ISBN_ 978-89-527-6346-4(04870) / 978-89-527-6165-1(SET)






매혹적인 우연으로 가득 찬, 남다른 그녀의 조금은 특별한 인생

존 어빙, 루이스 세풀베다의 책과 페드로 알모도바르의 영화에 비견될 만한 수작.
멕시코 희곡상 4회 수상 포함,
라틴아메리카의 거의 모든 희곡문학상을 휩쓴 유명 극작가가 처음으로 발표한 장편소설.
전 세계 22개국의 유명 문학 전문 출판사이 앞 다투어 판권을 확보한 2010 문학계의 화제작.



1. 작품 소개
문화예술계 팔방미인 사비나 베르만의 놀라운 소설 데뷔작
극작가, 시인, 각본가, 영화제작자, TV 토크쇼 진행자, 칼럼니스트……. 현대 멕시코 문화예술계를 대표하는 인물 사비나 베르만을 설명하는 말들이다. 이처럼 다양한 방면에서 재능을 발산해온 그녀가 2010년, 소설가라는 또 하나의 타이틀을 추가했다. 참치 사업을 이끌며 ‘나 자신’과 ‘세상’을 깨달아가는 한 특별한 여성의 이야기를 그린 《나, 참치여자》를 통해서다.



전무후무한 여주인공, 아투네스 콘수엘로 주식회사의 까까머리 여사장 카렌 니에토
어린 시절 엄마의 학대를 겪고 짐승과 같은 상태로 방치되어 살아온 여주인공 카렌은, 이모를 만나고 나서야 말을 배우고 사람다운 모습을 갖추게 된다. 하지만 자폐증으로 인해 그녀에겐 (그녀의 표현에 따르면) “스탠더드한 사람들”이 느끼는 다양하고 미세한 감정이 결여되어 있고, 표정도 네 가지뿐이다. 그럼에도 소설에 구현된 그녀의 건조한 문체는 “스탠더드한” 우리에게 기이한 감정적 울림을 준다.
카렌은 항상 까까머리에 청바지와 셔츠 차림이다. 악수하는 것을 싫어한다. 거짓말, 비유, 완곡어법을 쓰지 않는다. 엄청난 기억력으로 한 번 본 것을 사진처럼 그대로 그릴 수 있다. 힘들 땐 장소에 관계없이 잠수복을 입고 하네스에 거꾸로 매달려 있거나, 바닷속에 누워 바다를 쳐다본다. 데카르트를 미치광이라고 부르고 그의 책을 모두 불태워버리고 싶어 한다. 반면 다윈의 《종의 기원》은 매우 좋아해 외울 정도다. 이렇게 괴이하면서도 매력적인, 개성 만점 여주인공은 다른 어떤 소설에서도 볼 수 없을 것이다.



1. 나는 거짓말을 할 줄 모른다.
2. 나는 상상을 하지 않는다. 다시 말해, 존재하지도 않는 것 때문에 쓸데없이 걱정하거나 속을 끓이지 않는다.
3. 그리고 나는 내가 알고 있는 것만 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러니까 내가 모르는 것은―사실 그게 훨씬 더 많지만―절대로 모른다.


나는 존재한다. 고로 [아주 가끔씩, 그것도 꼭 필요할 때만, 아주 느릿느릿 어렵사리] 생각한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나와 인간들 사이의 거리이다.




‘나는 존재한다, 고로 생각한다’는 명제를 가슴에 품고 ‘나’를 찾아가는 특별한 여정
《나, 참치여자》는 여주인공 카렌의, 카렌에 의한, 카렌을 위한 소설이다. 이야기의 시발점이 되는 이모의 등장부터, 성공과 시련을 모두 겪은 후 새로운 각오를 다지게 되는 마지막 장면까지, 화자 카렌은 소설의 모든 곳에서 ‘나’를 확인하고 ‘내’가 되어간다. 소설에는 유난히 ‘나’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하는데, 원서를 보면 대문자를 쓴 ‘Yo(나)’로 나와 있다. 스페인어 문장 구조상 주어 ‘yo’를 생략하는 것이 일반적인 부분까지 이례적으로 ‘Yo’가 쓰이고 있기도 하다. 카렌의 언어 습관을 드러내는 이런 독특한 표현과, 그녀가 항상 강조하는 ‘나는 존재한다, 고로 생각한다’는 명제는 《나, 참치여자》의 주제와도 일맥상통한다. 그저 하나의 생명체로 존재하기만 했던 그녀가 본연의 ‘나’를 찾을수록 인간과 자연은 하나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사비나 베르만의 역량이 총동원되어 탄생한 아름다우면서도 강한 작품
‘멕시코 희곡상’ 4회, ‘후안 루이스 알라르콘 문학상’ 4회, ‘멕시코 언론상’ 2회 수상에 빛나는 화려한 경력을 가진 사비나 베르만은 원래 유명 극작가다. 그녀는 20세기 후반 멕시코 ‘위기의 시기’를 몸소 겪으며, 인간의 존재와 삶의 문제를 보다 근본적인 차원에서 새롭게 해석한 문제작들을 내놓았다. 버려진 아파트에서 살아가는 청년들의 뒤틀린 모습을 그린 <갑작스런 죽음(Muerte súbita)>(1989), 1990년대 멕시코의 일그러진 정치를 풍자한 <위기(Krisis)>(1996), 멕시코 관료세계의 비합리성과 횡포를 카프카적인 스타일로 그린 <균열(La grieta)>(1997), 멕시코의 남성 우월주의와 가부장적 전통에 대해 예리한 비판을 가한 <판초 비야와 벌거벗은 여인 사이에서(Entre Villa y una mujer desnuda)>(1998)가 그 결과물들이다. 특히 대표작 <판초 비야와 벌거벗은 여인 사이에서>는 1992년 그녀가 공동 감독을 맡아 영화로도 만들어졌는데, 같은 해 아카데미 ‘외국어 영화상’ 후보에 올랐다.
영화계 또한 베르만이 두각을 나타낸 분야다. 그녀는 아카데미 ‘외국어 영화상’ 후보에 오른 <뒷마당(El traspatio)>(2009),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사랑의 역사(The History of Love)>(2012년 개봉 예정),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의 <빛(Light)>(제작 중) 등의 시나리오를 써 영화계에서도 필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나, 참치여자》는 이런 모든 활동의 집합체라 할 만하다. 자연스러운 이야기 전개가 돋보이는 이 소설은 마치 잘 만든 영화 혹은 연극 한 편을 보는 듯한 만족감을 준다. 다년간 극작과 시나리오 작업을 하며 쌓아온 베르만의 경험이 녹아들어 있기 때문이다. 말하는 동물(인간)과 말 못하는 동물(자연)에 대한 존재론적 성찰, 그것이 전하는 진중한 메시지 또한 그녀 특유의 개성으로 표현되어 신선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결코 어렵지도, 대놓고 교훈적이지도 않아 거부감 없이 즐겁게 읽히지만 책장을 덮고 난 후의 여운은 그 어떤 소설보다도 강력하다.



2. 작품 줄거리
이사벨 니에토는 언니의 부고를 듣고 가업인 참치회사를 운영하기 위해 미국에서의 삶을 뒤로하고 고향집으로 돌아온다. 그곳 지하실에서 짐승과 같은 상태로 살고 있는 자폐아 소녀 카렌을 발견하고, 그 아이가 언니의 유일한 핏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카렌을 방치할 수 없었던 이사벨은 아이를 데려와 보살피고, 아이는 이모의 노력으로 의사소통이 가능할 만큼 성장한다. 세월이 흘러 이사벨은 카렌이 몇몇 분야에서 천재라는 사실을 깨닫고 그녀를 미국으로 유학 보낸다. 카렌은 독특한 어획 방식을 개발하고 성공적으로 가업을 이끌어가지만, 여러 우여곡절을 겪게 되는데…….



3. 작가 소개
사비나 베르만(Sabina Berman, 1955~ )
나는 멕시코시티에서 태어나, 대학에서 임상심리학과 문학을 공부했다. 이야기하는 것, 그것이 내가 하고 있는 일이다. 사실을 있는 그대로, 상세하게 풀어낸 이야기. 나는 이를 저널리즘이라고 한다. 이미 일어난 사건에 마땅히 있어야 할 내용을 덧붙인 이야기. 나는 이를 소설이라고 한다. 그리고 종이 위에 인쇄되거나, 무대 혹은 스크린을 통해 상연되어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는 이야기도.

바다는 항상 나에게 즐거움과 열정을 불러일으킨다. 이런 점에서 나는 두 발로 걸어 다니며 생각하는 “스탠더드한” 인간이다. 햇빛으로 반짝이는 바다는 동물의 신경계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나는 생애의 절반을 바다 부근이나 바닷속에서 보냈다. 내가 이 지상에 존재하는 것은 우연의 일치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존재한다는 것은 참으로 멋진 일이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라고 데카르트는 주장했다. 그러나 내 생각은 다르다. “나는 존재한다, 고로 (때때로) 나는 생각한다.”



󰋼 ‘멕시코 희곡상’을 네 번이나 수상한 유명 극작가다. 대표작 <판초 비야와 벌거벗은 여인 사이에서>는 1992년 사비나 베르만이 공동 감독을 맡아 영화로도 만들어졌는데, 아카데미 ‘외국어 영화상’ 후보에 올랐다. 《나, 참치여자》(2010)는 극작가, 시인, 각본가, 영화제작자, TV 토크쇼 진행자, 칼럼니스트로서 문화․예술 각계에서 활약해온 그녀가 처음으로 발표한 장편소설이다.



4. 옮긴이 소개
엄지영

한국외국어 대학교 스페인어과를 졸업했고, 동 대학원과 스페인 마드리드 콤플루텐세 대학교 대학원에서 라틴아메리카 소설을 공부했다. 옮긴 책으로 로베르토 아를트의 《7인의 미치광이》,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의 《인상과 풍경》, 리카르도 피글리아의 《인공호흡》, 공살루 M. 타바리스의 《예루살렘》 등이 있다.



5. 서평
카렌은 내 마음을 완전히 훔쳐가 버렸다. 책을 덮고 난 후에도 그녀의 영상이 머릿속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자유와 차이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만드는 훌륭한 소설이다. 잊지 못할 작품이 될 것 같다.
_아나 마리아 마투테(‘스페인어권의 노벨 문학상’ 세르반테스 상 수상 작가)

6. 본문 발췌
데카르트가 단지 인간의 사유 형식에 대해서만 글을 쓴 건 아니다. 다행히 나는 읽지 않았지만 그는 과학을 연구하는 방법에 관한 책도 여러 권 썼다. 또한 말년에 그는 인간의 행복에 관한 주제로 얇은 책을 쓴 적도 있다. 나도 읽어보았지만 불행하게도 사람들에게 그리 많이 알려지지는 않은 것 같다.
25페이지 정도에 이런 말이 나온다. “행복은 감각의 문제다. 즉 보고, 듣고, 만져보고, 혀로 맛보는 것.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행복이다.” 그 후에도 데카르트는 무수히 많은 말로 지면을 채워놓았다. 하지만 지면 위에 빼곡히 적힌 그 많은 말들을 보면서 착잡해지는 기분을 억누를 수 없었다. 왜냐하면 25페이지에서 그는 이미 진리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그의 말이 옳다. 가장 소박하면서도 진정한 행복은 우리의 감각으로 느끼는 것, 다시 말해 눈으로 보고, 피부와 혀, 그리고 코와 귀로 느끼면서 생각하는 것이다. (p. 179)



어쩌면 내 인생에서 가장 길게 느껴졌지만, 또한 가장 조용하게 보내던 그때, 이모와 나는 아주 조심스럽게, 살아가는 데만 전념했다.
살아간다는 것. 내게 있어서 그것은 조급한 마음을 버린다는 것을 의미한다. 긴장을 풀고 심장이 원래의 리듬대로 뛰도록 만들어주어야 한다. 덥다는 생각을 하지 말고, 태양의 열기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줄 알아야 한다. 설령 아무것도 먹고 싶지 않다 해도 배가 고프면 먹어야 한다. 그리고 밤이 오고 온 세상에 어둠에 잠겨 잠이 오면 무조건 몸의 요구에 따라야 한다. 세상 사물들도 어둠 속에서 쉬어야 할 테니까.
다시 태어난 기분으로 이 세상을 살아야 한다. 그런 마음으로 살고, 또 봐야 한다. 내가 이 땅에 살아 있는 동안 모든 걸 있는 그대로 볼 줄 알아야 한다. 당장 내일 이 세상에 없을지도 모르는 일이니까 말이다. (p. 357)




[출처] [서평] 사비나 베르만 <나, 참치여자> 시공사 : ~12/4까지 (문화충전200%(문화를 사랑하는 사람들)) |작성자 무미건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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