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면을 쓴 과학 동물실험 - 질병퇴치를 위한 의학혁명
레이 그릭.진 스윙글 그릭 지음, 윤미연 옮김 / 다른세상 / 2006년 4월
평점 :
절판


제가 최근에 흥미롭게 읽었던 책을 한 권 소개합니다.

2006년 도서출판 '다른세상'에서 출간된 번역서 "가면을 쓴 과학 동물실험: 질병퇴치를 위한 의학혁명"이라는 책입니다.

저자는 미국의 의사이자 마취학자인 '레이 그릭'과 수의사인 '진 스윙글 그릭'입니다. (옮긴이는 윤미연)

 

이 책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동물실험을 반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동물실험을 반대하는 논지의 근거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동물의 권리와 같은 생명윤리적인 차원이 아니라 과학적인(혹은 과학철학적인)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저자는 그동안 동물실험을 가능케했던 전제 "동물과 인간은 공통점이 아주 많기 때문에 우리가 동물로부터 얻은 결과를 인간에게 응용할 수 있다"라는 주장이 타당하지 않으며, 이 타당하지 않은 전제로부터 출발한 동물모델 연구를 사이비 과학(유사과학)으로 규정합니다.

저자는 1장에서 과학과 사이비과학을 구분하고자 했던 많은 과학철학자들의 이론을 소개하면서 동물실험 연구가 과학적 방법론적으로 왜 사이비 과학인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2장부터 7장까지 동물실험 연구를 인간에게 응용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여러 문제점들을 사례 중심으로 소개함으로써 동물실험이 인간 질병 연구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합니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시체해부 연구, 임상학적 연구, 역학, 시험관 연구와 같은 동물실험보다 더 효과적이며 과학적인 연구방법을 제시함으로써 질병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많은 배경지식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어느 정도의 생물학 및 화학에 대한 지식을 필요로 하며 또 과학철학도 알아야 합니다. 책에서는 1장에서 간략하게 소개하고 있지만 실제로 철학과에서 한 학기동안 이 주제를 가지고 수업을 해도 부족할 정도의 깊은 주제를 다루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렇다고 이 책이 전문가만을 위한 책은 분명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 책을 읽기 위해서는 처음 듣는 전문용어를 찾아보고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할 뿐입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읽는다면 분명 책을 읽은 보람은 주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후기: 이 책이 안타깝게도 현재는 절판된 상태입니다. 저 역시 이 책을 대학도서관에서 빌려서 읽었는데요. 왜 항상 이렇게 좋은 책은 금방 절판되는지 우리의 출판 현실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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