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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괜찮은 죽음 - 어떻게 받아들이고 준비할 것인가
헨리 마시 지음, 김미선 옮김 / 더퀘스트 / 2016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오랜만에 정말 괜찮은 책을 읽은것 같다.
처음에 제목만 보고서는 사람이 죽을때 어떻게 죽어야 하는가? 혹은 무엇을 이룩하고 나서 죽어야 하는가 괜찮은 죽음은 무엇일까 하는 등의 의문이 들었었다. 자기개발서 느낌이 강하게 났던 제목이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서 이 책의 제목이 내가 기대했던 내용과는 다르다는것을 알게 되었다.
참 괜찮은 죽음. 어찌보면 우리모두가 결국엔 죽게 될것이고 기왕 죽는다면 고통없이 한순간에 죽는것을 원할지도 모른다.
이 책은 신경과 의사가 자신이 겪어왔던 수술들을 토대로 하나하나의 이야기들을 엮어서 만든 책이다. 나는 의사가 이렇게 글을 잘 쓸줄은 몰랐는데, 마치 소설가와 같은 문장실력과 주변 상황묘사, 심리 묘사가 돋보인다.
책에서는 뇌수술 위주의 내용이 주를 이루었다. 여러가지 의학용어가 나왔지만, 그 부분들에 대해서 나는 비전공자인관계로 지금 딱히 기억에 남는 단어는 뇌종양 밖에 없다. 뇌종양이 뇌의 어디에 자리를 잡았고, 또 누구는 양성, 누구는 악성..
그 뇌종양 수술을 하면서, 하기전, 하는 도중, 한 후의 의사의 심리가 아주 잘 묘사 되어 있다. 본래 피를 보는 것을 싫어하는지라 하필 이 책에서는 묘사를 너무 잘해놔서 상상이 잘 가도록 해두었다. 덕분에 읽으면서 온몸이 계속 가려워지는 경험을 하게 해줬다.
나도 작년에 짧게나마 잠시 입원한 적이 있었다. 그때 내가느꼈던 병원의 부산스러움, 하.. 정말 답이 없다 생각을 했었는데 필자도 나와 똑같은 생각을 했다는 대목이 나오니 잠시나마 옛 생각이 나면서 미소가 지어졌다.
그리고 한번도 의사의 입장에서 생각을 해본적이 없었는데. 수술이 잘못됐을 경우의 의사- 신해철씨가 결국 죽음으로 갔었던 수술과 같은- 의 경우에 나는 이제까지 단순히 비판만 해왔었는데 이 책을 읽음으로써 그들스스로의 생각이 어떻게 전개되어나가는지를 조금더 알수 있게 되었고, 단순히 비판만 하는 일은 자제해야겠다.
나는 수술이라는것이 의사가 하면 당연히 성공하고 정말 실력없는 의사만이 실수를 하는 것이라 믿어 왔었는데
이 책을 통해, 여러 의사들이 젊었을적의 실수를 발판으로 삼아 그 분야의 저명한 의사가 되게 되는 것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물론 이렇게 생각한다하더라도 실제 내 가족이 의료사고로 심각한 후유증을 얻거나 혹은 죽음에 이른다면 과연 나는 그 의사를 헤아려 주고 용서해줄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