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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내가 되는 길에서 - 페미니스트 교사 마중물 샘의 회복 일지 ㅣ 점선면 시리즈 1
최현희 지음 / 위고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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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견디고 싸우고 이겨내는 주체는 자신이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주변의 위로, 도움, 배려 같은 것은 촉매일뿐 반응물질이 될 수 없는 것처럼. 다친 마음에 흉터가 지고 점점 희미해 지더라도 내 마음이 다쳤다. 그것은 매우 커다란 사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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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슬픔을 훔칠게요 - 김현의 詩 처방전 ㅣ 시요일
김현 지음 / 창비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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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나는 어쩔수 없이 슬픈 사람이 된다. 누군가가 슬픔을 주입하지 않아도 등산을 하고 정상에서 야호를 외친 뒤 다시 내려와야만 하는 등반객처럼 결국 바닥으로 내려오고 만다.

p.84

우정이란 그의 집에 찾아온 슬픔을 내 집으로 불러들이는 거군요. 또한 우정이란 내 집으로 찾아온 기쁨을 그의 집으로 돌려보내는 것이기도 할 겁니다.

​

우정을 쌓는다고 하니 우정이란 감정이 실제로 눈에 뵈는 가시적인 대상으로 느껴진다. 우리의 우정은 너무나도 작아보였는데 서로 고통스러울 때는 어마어마하게 커다랗게 보였고 너무나 크게 생각할 때는 티끌보다 작게 느껴졌다. 내 삶에서 우정이 전부였던 순간은 정말 짧았지만, 우정이 전혀 없다고 느낀 순간은 찰나도 없었다. 나이가 들어 갈수록 사랑만큼 우정도 깊어지길 원했고 사랑이 모조리 내 삶을 앗아갔다고 느꼈을 때 우정만이 내게 남았다고 믿고 싶었다.

아마도 이 책은 내게 작은 소음이라도 건네고 싶었었는지도 모른다. 모든 악조건 아래에서도 그래도 비벼볼만한 나무의 그루터기라도 있을거라는 희망, 콘트리트 틈을 비집고 기어코 싹을 틔우고 마는 들꽃의 애절한 생명력이 네 곁에 존재한다고 말해주고 싶었는 지도 모른다.

p. 118

말을 시원시원하게 해놓고 뒷일을 나 몰라라 하는 사람과는 두 번 다시 말하고 싶지 않지만, 하고 싶은 말을 잘하진 못해도 상대의 말에 귀 기울일 줄 아는 사람과는 언젠가 또 한번 말하고 싶어지지요.

​

말을 많이 하고파 진다. 나이가 들면 내면에 쌓인 설움이 늘어나나 보다. 이야기하지 않으면 힘들고 지치고 서럽다. 혀끝에서 말이 휘돌고 얽힌다. 하고픈 말을 다하면 속 시원할지는 몰라도 내 시원함 덕분에 네 마음이 좀 차가워졌을거다. 내가 말을 많이 할수록 누군가에게는 쓰라리거나 아프거나 서로의 차이를 절실하게 경험하며 절망할 수도 있을테니까 말이다. 그래서 나는 조금 더 듣는 자의 모습으로 남기로 했다. 상대의 이야기를 들을 때 내 감정이 조금 더 따뜻해지길 바래서이고, 상대의 눈빛을 볼 때 나의 마음이 1도 정도 더 온기를 찾길 원해서 이기도 하다.

당신의 슬픔을 훔칠게요는 나를 조금 더 살아있게 만드는 책이다. 우울의 근원을 다독이고 싶게 만들었다. 한해의 시작에 이 책을 읽었으니, 한해가 마무리 될 때쯤 다시 읽어야겠다. 1년을 허투루 보냈다는 증명이 아니길, 시작과 종말을 같은 마음으로 마무리하길 원해서 일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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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애의 마음
김금희 지음 / 창비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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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혼자 갇혀서 많은 의문에 답하고 있으면 다정한 이들의 죽음에 자기가 무관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면서 죄책감이 상수를 묶었다. p.40
전혀 알지도 못하던 사람들이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 있기 위해서는, 그렇게 안녕하기 위해서는 아주 많은 행운이 작용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었다. p.59

무한한 죄책감, 끝없는 상실이 연속되는 날이다. 가슴에 빗장이 걸려 터걱터걱 소리를 냈다. 위로와 위안대신 일말의 행운이라도 필요했다. 그게 사람의 감정이 아니라면 적어도 물질이었으면 했나보다. 금요일 밤이 되자 본능처럼 로또를 사고, 매주 고정해둔 번호를 용지에 색칠하며 골방에 앉았다. 스마트폰의 불빛은 어둔 방에서만 행색을 갖췄고, 아는 사람과 연락이 끊기고야 말때는 결국 혼잣말을 했다. ‘아, 이번에도 운이 없었어.’ 딱 그정도 행운만 내곁에서 바스락 굴러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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