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그래비티> 주인공 라이언 스톤 박사는 우주에 홀로 남게 되자, 그토록 떠나고 싶었던 집이 있는 지구로 돌아가기를 간절히 원했다. 아무것도 밟지 못한 채 이리저리 떠다니는 유영이 아닌, 중심을 잡고 두 발을 땅에 내딛게 하는 중력이 그리웠다. 영화 엔딩에 위태롭게 흔들리지만 한 발짝 씩 앞으로 걸어가는 라이언의 모습에 우리가 울컥하는 이유는 어쩌면 중력 속의 삶에서 상처를 겪지만 성장해 나가는 인간의 모습을 보아서가 아닐까.
인간의 삶을 지탱해 주는 중력을 매개하는 물리적 실체는 땅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집을 짓고 살아가는 땅을 토지라 한다. 토지는 농부에게, 부동산 중개인에게, 건물주에게, 평범한 우리들에게 각기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다. 당연한 말이지만, 토지 없이 인간은 살 수 없다. 수렵 생활과 농경 생활을 하는 것이 아니라, 도시에 살며 배달 앱으로 밥을 먹더라도 그러하다. 토지는 쌀을 만들어 내는 터전이고, 도시 속 집을 지지하는 기반이며, 와이파이로 앱을 연결하게 하는 전산망을 품는 곳이기도 하다.
지금의 기술보다 한참 뒤처져 있던 19세기 후반에 헨리 조지는 토지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당시의 주요 산업은 대규모 농업과 단순 제조업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조지의 분석은 오늘날에도 유효하다. 거칠게 그의 주장을 요약하면, 인류의 경제 구조는 크게 '토지-노동-자본'의 구조로 이뤄져 있고, 토지는 지대로, 노동은 임금으로, 자본은 이자로 이윤을 획득한다. 그런데 인류 문명이 진보함에도 불구하고 빈곤이 끊이지 않는 것은 지대가 모든 이윤을 독점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토지 보유세라는 단일 세로 지대의 독점을 막고, 징수한 세금으로 공공복지에 힘써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