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주의자가 되는 것은 너무 어렵다. 사람들은 내가 남들 눈치를 보지 않는 자유주의자 같다고 말한다. 남들 눈치는 잘 보지 않는다. 하지만 남들 신경은 잘 쓴다. 난 누가 나한테 이래라저래라 하는 게 너무 싫다. 누구든, 그게 부모님, 애인, 절친, 교수님이든 이래라저래라는 다 싫다. 그래서 내가 싫은 만큼 남들도 싫을 거라 여긴다. 그래서 남들을 늘 의식하고는 있다. 남들을 잘 보고 듣고 있어야 이 사람이 싫어하는지 좋아하는지 지금 기분은 어떤지 뭔가 불쾌해하지는 않는지 알 수 있으니까. 하지만 이 신경이 도를 넘으면 참견이 되고 오지랖이 되고 편견이 쉽게 될 수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 이 역시 내가 당해보고 나서 잘 알게 되었다. 나도 인간인지라 이기적이게도 내가 겪어본 것들을 더 잘 이해하고 받아들인다. 전범선의 <해방촌의 채식주의자>를 읽고 나만의 자유론을 더욱더 견고히 만들고자 다짐했다. 이제 더 이상 무언가를 찾는 것은 의미가 없다. 이미 다 나와져 있다. 알고리즘의 세계로 나의 취향과 미래와 관심사가 한 문장으로 정의된다. 그래서 더욱더 나만의 것을 지켜야 한다. 자유를 지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