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만큼 좋은 책

하나님의 열심 -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조나단 에드워즈 외 지음, 백금산 옮김 / 부흥과개혁사 / 2003년 7월

‘하나님은 인간을 위해 세상 만물을 창조하셨습니다’라는 어느 목사님의 표현을 보면서, ‘그건 아니다’라는 막연한 생각만 했던 기억이 난다. 그렇다면, “하나님은 이 세상을 왜 창조하셨을까?” – 이런 아주 기본적인 질문에도 헷갈려하는 나였기에, 이 책은 어려운 만큼이나 살과 피가 되는 책이었다.

18세기 미국의 대각성 운동을 주도했던 인물로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조나단 에드워즈를, 그 분을 영적 멘토로 모시고 평생을 연구한, 현대 미국 목사인 존 파이퍼가 날카로운 필체와 주석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주제를 요약하자면, 하나님은 그의 영광을 위해 천지를 창조하셨으며, 우리는 그를 기뻐함으로써 행복해지는 것이 당연하다는 것이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다는 것과 인간이 행복해 지는 것이 결코 모순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계속해서 강조한다.

1부에서는 존 파이퍼가 에드워즈의 삶과 사상을 간략히 정리하고, 스스로가 에드워즈에게 영향을 받게 된 스토리도 이야기한다. 2부에서는, 18세기 조나단 에드워즈의 ‘천지창조의 목적’의 전문을 싣고, 그에 대한 설명을 주석으로 달았다. – 사실 그 주석이 본문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지는 않았지만……

오랜만에, 머리가 아플만큼 힘든 책을 읽었다. 하지만, 본문에도 나와있듯이, ‘한번 읽고 이해되는 책은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말을 진리로 믿기에, 재밌는 책이었다.

재미있고 편하게 읽지만, 도전이 있는 간증.

예수는 평신도였다
정진호 지음 / 홍성사 / 2003년 6월

재밌는 책이다. 350페이지가 넘는 책이지만, 단숨에 읽을 수 있을 만큼…… 연변과기대 재료공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평신도 선교를 하고 있는 정진호교수의 책이다. 이번 여름, 정진호 교수의 강의가 기대에는 못미쳤기에, 반신 반의하며 읽은 책이었는데, 기대보다는 흥미있게 접할 수 있었다.

책 초반에 언급한 몇가지 안티테제의 경우는, 조금만이라도 생각하고 사는 크리스챤이라면 가지고 있는 마음을 용기를 가지고 풀어주어서, 속이 다 시원해 짐을 느꼈다.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한국 목회자들의 우월의식과 평신도를 무시하는 풍토를 잘 꼬집었고, 건물로 제한하는 교회관 또한 잘 지적하고 있다. 특히, 빌라도가 예수의 죄를 찾지 못하겠다고 하다가, 유대인들이 ‘그는 정규 신학교에서 신학을 받은 사람이 아닌데도 가르치고 있소’라는 말에, ‘당장 십자가에 못박아라’는 풍자는 많은 것들은 설명해 주었다.

저자가 주장했듯이, 장르도, 일관된 주제도 없는 fusion스타일이었지만, 진솔한 간증도 눈에 띠었다. 단지, “기독교 세계관”에 강하게 잡혀있는 사람답게, 세계관에 대한 이야기들이 일관되게 등장하고 있는데, 특히 ‘고지론과 저지론’에 대한 글은 중심을 지켜가는 듯 하지만, 실상은 김동호 목사님의 ‘고지론’과 다름없는 논리의 전개는 실망스럽다. 그래도 자신의 많은 부분을 포기한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간증들이 많은 도전을 주는 좋은 책이다.

한국적 성서 해석과 적용의 좋은 reference

성경,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
송인규 지음 / 성서유니온선교회 / 2001년 6월

한국의 실정을 꿰뚫어 보고 있는 송인규목사의 성서해석학과 적용에 관한 입문서이다. 특별히 새로운 내용을 담아낸 책은 아니지만, 우리의 실제 상황에서 벌어지고 있는 예들을 적절히 배치하고, 그 상황을 이론으로 평가함으로써 더 생동감있게 이야기를 진행한다.

성경을 해석하고 적용하는데 있어서, 우리가 빠지기 쉬운 오류들을 ‘적용의 걸림돌’이라는 한 chapter로 이야기하는데, 우리가 주로 보는 개역성경 자체로 인한 단어의 잘못된 이해를 지적하고 있는 점이 다른 번역서에 비해 독특하다. 그리고는 성경의 쟝르에 따라 해석을 할 것과 문화적 상황을 고려해야 할 필요성, 또한 구약을 볼 때, 구속사적인 관점으로 보아야 함을 강조한다.

그리고 마지막 부분에, QT, 소그룹 성경공부, 강해설교 시에 성경을 적용하면서 주의해야 할 점들을 조목 조목 짚어 나간다. 필독도서는 아닐지 모르지만, 성경해석이나 적용에 관한 좋은 reference로 활용할 수 있을 듯 싶다.

구원에 대한 개념을 정리해 주는 좋은 책

구원이란 무엇인가
김세윤 지음 / 두란노 / 2011년 2월

‘복음이란 무엇인가’에 비해 상당히 오래 전에 출판된 책이다(1995 초판). ‘복음이란 무엇인가’에 비해 훨씬 더 쉽고 단순하게 쓰여지긴 했지만, ‘구원’에 관련되어 기본이 되는 이야기들이 차근히, 그리고 쉬운 말로 잘 설명이 되어있다. 왜 구원을 받아야 하며, 구원이 왜 은혜이고 또 우리 쪽에서 할 일은 무엇인가, 또한 하나님 나라의 이중 구조도 쉽게 설명되어 있고, 예정론도 ‘신앙고백’이라는 측면으로 잘 해설되어 있다. 읽기에 따라서는 구원을 역시 ‘싸구려’로 오해하게 될 소지가 없지는 않지만, 그래도 구원에 대해 체계적으로 알기를 원하는 초심자에는 추천할 만하다.

큰 흐름 잡기에 좋은 책

필립 얀시와 함께하는 맥잡는 성경읽기
필립 얀시 지음, 임종원 옮김 / 진흥 / 2002년 1월

휴.. 드디어 다 읽었다. 약 2개월에 걸쳐 가능한 한 매일 아침마다 3장씩 읽어 왔는데, 마지막이 되니 2개월이 참 길게 느껴지는 이유는 뭔지... 성경 66권에서 약 180장을 추려서, 그 내용을 단락으로 정리하였다. 그래서 성경과 이 책을 계속 따라 읽으면, 성경의 큰 맥을 잡아 주게 도와주는 책이다. 특별한 내용이 있을 수 없는 종류의 책이지만, 맥을 잡기 위해 뽑아 놓은 본문의 배열이 돋보이고, 그 해석 또한 좋다. 예를들면, 욥기를 '고난의 이겨내는 삶'이라는 측면보다는 '인간이 이해할 수 없는 하나님의 역사하심'이라는 측면을 정확히 집어내고 있고, 각 선지서나 복음서에 대한 코멘트도 좋다. 성경을 단기간에 크게 짚어보고 싶은 사람에게는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특히 성경을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는 더 좋은 가이드가 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