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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주치의 - 상처 입은 영혼을 위한 예수님의 내적 치유법
안셀름 그륀 지음, 최용호 옮김 / 가톨릭출판사 / 2021년 2월
평점 :
저자인 안셀름 그륀 신부는 오랜 기간 동안 교회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영성 상담을 해 왔습니다. 그러다가 예수님은 어떤 방식으로 사람들을 대하고 치유하셨을까를 묵상하며 그분의 지혜가 오늘날의 우리에게도 적용될 것을 믿고 확신하였습니다.
사실 저는 ‘영성 상담’이라는 말이 생소하게 들렸습니다. 그래서 생각해 보니 사제나 수도자들도 교회의 일을 하면서 여러 힘든 일이 많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의 경우만 봐도 다른 어느 곳보다 성당에서 봉사하면서 제일 힘들게 느껴질 때가 많기 때문입니다. 하나의 믿음 공동체라고 생각했는데 그 안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나와 생각하는 방식, 일을 처리하는 방식 등이 너무나 달랐고 그것을 신앙심이라는 아름답게 포장된 것으로 극복해야만 하는 상황들이 반복되기 때문입니다.
이천 년 전의 사람들을 치료해 주시는 예수님은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도 늘 손을 내밀고 계십니다. 바로 복음말씀을 통해서 늘 우리에게 다가와 말을 걸고 내 안의 아픔을 고칠 용기를 갖도록 격려하십니다. 매일 만나는 복음말씀 안에서 예수님께서 인간을 얼마나 측은히 여기시고 사랑하시는지 알 수 있고, 우리를 치유하여 자기 자신과의 관계를 회복함으로 자신의 삶을 제대로 살 수 있도록 도와 주십니다.
저자는 복음사가마다 어떠한 방식으로 병을 인식했는지 또 병을 치료하는 것을 어떤 개념으로 풀어냈는지에 대해서도 정리해 줍니다. 이러한 부분들도 매우 흥미로웠고 요즘 복음 필사 중이라 더욱 재밌게 다가왔습니다.
바르티매오라는 눈먼 거지가 치유되는 모습에 유독 가슴에 남았습니다. (199-201쪽) 그는 예수님이 예리코를 떠나신다는 소식을 듣고 예수님의 눈에 띄기 위해서 크게 외치기 시작했습니다. 사람들이 화가 나서 그에게 잠자코 있으라고 꾸짖었지만, 맹인이었던 그는 다른 방도가 없었습니다. 그러한 그를 예수님께서는 가까이로 부르십니다. 그는 겉옷을 벗어 던지고 예수님께로 가려고 합니다.
그는 곤궁하고 의지할 곳 없는 자신의 모습 그대로 예수님께 가고자 했습니다. … “스승님, 제가 다시 볼 수 있게 해 주십시오.” … 치유는 “가거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마르 10,52)라는 예수님의 간단한 말씀을 통해 이루어졌습니다. (200-201쪽)
병자가 자신의 의지와 믿음으로 치유받을 수 있었던 것을 예수님은 보여 주셨습니다. 내 자신이 나약하고 병들더라도 자신의 영혼의 치유력을 만나게 된다면, 그렇게 해 주실 거라는 믿음을 가진다면 우리는 언제든 모든 병을 이겨낼 수 있습니다.
병자가 자기 몸의 상처뿐만 아니라 영혼의 상처까지도 예수님께 내보일 준비가 되어 있을 때에만 치유가 일어납니다. … 우리가 건강해지고 싶다면서 마음대로 예수님이나 하느님을 이용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는 하느님께 우리의 진실과 상처를 내보일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합니다. 오직 그럴 때에만 하느님의 사랑이 우리의 상처 속으로 흘러들 수 있고, 그분의 빛이 우리의 진실을 비출 수 있을 것입니다.(254쪽)
저자는 복음에서 나타나는 예수님의 치유법을 전적으로 신뢰하며 독자들이 성경 말씀으로 치유되어 말씀과 하나되기를 바랍니다. 우리는 복잡한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신앙을 지키고자 많은 어려운 난관을 만납니다. 그래서 때로는 우리의 신앙이 병들기도 하고 타인과의 관계에서 불편함과 상처를 받기도 하며 나 자신과의 관계조차 잃어버릴 수도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내 자신이 치유되리라고 믿는 마음을 가지고 현재에도 우리를 만나려 하시는 예수님을 통해 모든 아픔을 치유할 수 있으리라는 희망과 믿음이 생겼습니다.
가톨릭출판사에서 책을 제공 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