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박민규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9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모두 그렇게 살고 있잖아..라고 말하는 이, 가 있다면 박민규씨는 화를 낼까. 모두 그렇게 사는 것은 생활일뿐 삶은 아니라고.
그는 말하리라. 삶은 생활에 +a가 있는 거라고. 누군가를 사랑하라고. 사랑할 줄 알아야 한다고. 그렇게
말해올까. 


 

그 전까지 세계와 나를 연결해 온 긴장감 같은 것이, 그때마다 끊어지는 기분이었다. 그것은 묘한 기분이었고, 더없이 외로운 느낌이었다. 줄다리기를 하다 갑자기 상대가 줄을 놓았을 때처럼, 나는 이제 무엇을 붙잡고 잡아당겨야 할지 알 수 없었다. 요한의 말처럼 인간은 이상한 것이었고, 그녀의 말처럼 우리는 각자 자신의 어둠을 안고 사는 존재들이었다. 인간은 이상한 것이다. 인생은 이상한 것이다. 그리고 세상은...더없이 이상한 것이라고 나는 생각했었다. 그리고 낙서를 하듯, 그런 생각들을 끼적이고 끼적였다. (pp.295~296)
 


어둠을 안고 사는 존재들, 이라 했다.
누구에게나 어둠은 있을 터. 많고 적음이 다르고 안고 잇는 어둠이 다르고 표출하는 방법이 다를 뿐. 그의 소설에서 그녀가 '아니, 아니예요.'라고 버릇처럼 말하던 그것처럼. 새벽을 아끼고 헤드셋을 통해 몸을 휩쓸고 지나가는 여운의 끝자락에 이렇게 끼적이고 끼적이는 것처럼. 다를 뿐. 이런 다름, 에 호기심을 갖고 지켜봐줄 때 우리는 사랑...을 하는 걸까. 그것이 때로는 어긋난 호기심으로 그 상대에게 충격을, 평생을 안고 갈 메워지지 않는 상처를, 줄 수도 있지만.

세계와 나를 연결해 온 긴장감, 이란다.
긴장감의 줄...을 쫓느라 이 새벽을 맞이하고 있다. 일과를 시작하는 전철 속에서 팔짱을 낀 채 흔들리며 서서 새우잠을 자겠지...라는 익숙하게 스쳐가는 무채색 생각을 무심히 바라보면서. 세계의 중력을 견디지 못하고 멀리 더 멀리 그리고 서서히 떠밀려간다, 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게끔 잡아주고 있는 것이 무엇인가를 짚고가게 한다. 누구...세...요? 정체를 밝혀라!

그리고 '빛'
어둠을 안고 사는 존재들이 세계와 나를 연결해 오는 긴장감 속에서 특별한 무엇을 만나 '빛'을 발한다. 지금 당신은 '빛'나고 있...습니까? 그리고 이곳의 '빛'...이 보여요??

스멀스멀 다가와 톡, 톡, 떠들고 가버린 저자 박민규.
장시간 그와 인생이야기를 한바탕 늘어놓았다. 독자로서 가만히 들으며. 자리를 훅 털고 일어나기 전에 그는 고백한다. 사실은 이게 나라고. 이것이 그녀고 저건 요한이었다고.
사실...일까. 그가 사실...이라고 말한 순간 또 하나의 거짓말이 되어버린 건 아닐지. 당신의 인생은 사실...입니까. 진심...입니까. 생활이 아닌 삶...을 살고 있습니까. +a를 찾았습니까. 그의 울림은 얼마나 독자를 괴롭힐 수 있을까. 박민규, 씨 목소리 장착 이어폰을 챙기셨나요? 잘 꽂고 귀담아 듣고 있나요? 계...세요? 

'빛'나시렵니까?

오늘의 당신도 내일의 당신도 '빛'나세요. 빵긋 ^-^/

 

NO.3110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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