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 Paju
영화
평점 :
상영종료



필자의 <로미오와줄리엣>서평에서 말한 바 있다. 사랑은 산울림이어야 하지 않을까. 라고.
 
생기발랄한 젊은 두 남녀의 추억을 담아 시공간을 넘나들어 감동을 전하는 『로미오와 줄리엣』의 산울림, 그것은 ‘연인은 여름 바람에 흔들리는 거미줄 위로도 떨어지지 않고 걸어 다닌다지. 그처럼 사랑의 기쁨은 가벼운 것이지.(제2막 6장)’라는 신부의 말처럼 그 많은 아픔과 기쁨을 안고도 사랑이라는 힘으로 가벼운 몸이 되어 지금까지 그 울림을 전해주는 산뜻한 몸짓이 아닌가 한다. 해묵은 증오의 결실로 로미오와 줄리엣의 생을 빼앗아 가고 그들의 아침에 서글픈 평화를 안겨다 주던 추억쯤이야 사랑이라는 힘으로 가뿐히 웃어넘기겠다는 『로미오와 줄리엣』이 보낸 산울림의 속셈인지도 모른다. (끌's 서평 中)

이렇게 서로의 응답이 만들어가는 것이 아닐까. 라고.

<파주>는 의문을 제기한다.
박찬옥 감독의 의도대로 리뷰를 남긴 독자들은 사랑은 안개처럼 피고 지는 것이라는 목소리를 낸다. 라는 것에 대하여. 
그럴까. 스멀스멀 피어오르다가 차갑게 사그라드는 안개. 일까.
솔직히
모른다. 사람들이 내뱉는 사랑한다 라는 말. 그래서

힘들었다.
극중 김중식(이선균)이 보여주는 처제 최은모(서우)에 대한 사랑을 이해
한다는 건.

머리로 이해할지 모르나 가슴으로 이해할 수 없다. 이런 일은 내게는
힘든 일이다.
나 자신도 제대로 사랑하지 못하는데.
타인을 그렇게나 아낄 수 있다는 것이 내겐 이해되지도 다가오지도 않는 이상,
그것이다.

그래서 이 영화는 내게는 꽝이다.
드러나있으나 드러나있지 않은 응축되어진 시대배경이라든가 철학적 깊이라든가 숨겨진 감독의 거대한 의도라든가
는 중요하지 않다.
평한다는 건 지독히도 주관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영역이니깐.
 
내게 있어 사랑은 여전히 산울림이다. 안개 위 피고 지는 사랑은 이미 사랑

아니다.
산울림의 의미상 소통이란 말을 함부로 올려놓을 수는 없으나
서로에게 산울림을 건넨다면 그것
만으로 족하다.
반응없는 것도 일시적인 것도 무한한 배려도 용납할 수 없다. 응답하고 욕심부리고 아파하고 잔잔하기도 산뜻하기도한
그것이 내가 잡으려는 산울림
임을 믿고 간다.


NO.82119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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