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론 책세상문고 고전의세계 43
존 스튜어트 밀 지음, 서병훈 옮김 / 책세상 / 2005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세간의 평판과 달리 첫인상이 좋았던 책이다. 판형이 작았고, 두껍지 않았다. 몇명의 저명인사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입을 모아 추천하는 책인데다가, '고전'이라는 칭호마저 붙은 책이다보니 주문 후 받아보기까지 다소 긴장했던 것이 사실이다. 나도 모르게 고전이란 모름지기 크고 두꺼운 책이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책을 읽으면서도 자주 멈췄다. 현학적인 용어나 문장구조 없이 평이하게 쓴 책이라 나도 모르게 죽죽 읽어나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본능적으로 이 책은 쉽게 읽어서는 안 되는 책이라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읽던 도중 몇 번이나 멈춰서서 내용을 곱씹고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점검했다. 

'자유론'은 작고, 얇으며, 쉽게 쓴 책이지만 결코 쉽게 읽어서는 안 될 책이다.

 내 수준에서 '자유론'을 간단히 요약해보자면 다음과 같다. 
'개인이 가지는 자유는 어떠한 상황에서든지 보호받아야 한다. 그것이 제약받을 필요가 있는 경우는 단 하나, 개인의 자유가 또 다른 개인의 자유를 침범할 소지가 있을 경우 뿐이다.' 

 밀은 개별성과 사회성이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는 전제 아래 위와 같은 내용을 논하고 있다. 개인의 개별성을 최대한 인정하고 이끌어내야함과 동시에 각 개인의 개별성이 충돌없이 조화를 이루는 사회성 또한 추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유론'이라는 제목 탓에 밀이 무제한적으로 개인의 자유만을 옹호했다고 오해할 소지가 있지만 실제로 밀은 바람직한 방향을 향한 개인의 자유를 추구했다.

 또한 우리가 민주주의 사회에서 누릴 수 있는 양심의 자유, 표현의 자유, 그리고 결사의 자유 등 각종 자유에 대해서도 밀은 '제2장: 생각과 토론의 자유'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밝히고 있다. 요약하자면 인류가 아직 획득하지 못한 절대 불변의 진리에 이르기 위해서 모든 개인의 생각의 자유가 보장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생각의 자유가 보장됨으로써 만일 내 생각이 틀렸을 경우에는 다른 사람의 옳은 생각을 접할 수 있어서 좋고, 내 생각이 맞는 경우라도 다른 사람의 틀린 생각을 접함으로써 내 생각이 공식적으로 옳음을 인정받고 진리에 한 걸음 더 다가설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로 전적으로 옳거나 틀린 생각은 없으며 각 생각들이 어느 정도씩 진리를 포함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모든 생각이 부분적으로 갖고 있는 진리들을 뽑아내어 온전한 진리를 추구해나가기 위해 생각의 자유가 보장되어야 한다.

 책을 읽다보면 일상에서 나도 모르게 종종 다른 사람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가령, 단순히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입을 다물도록 하는 것은 그 사람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느라 할 말을 못하고 참고 있는 것은 내가 자유를 침해당하고 있는 것이다. 이외에도 내가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행사할 수 있는, 혹은 보장받을 수 있는 자유의 범위가 어디까지인가에 대한 의문에 친절하고 자세한 답을 주고 있는 책이다.

 무엇보다 이 책이 150년 전에 나왔다는 사실이 놀랍다. 150년의 세월, 그리고 유럽 대륙 끄트머리의 영국이라는 공간적 제약을 넘어 2017년의 대한민국 사회에도 거의 그대로 적용할 수 있을 만큼 실질적인 내용으로 가득찬 책이다. 민주시민으로서 살아가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은 읽어보아야 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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