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경제학과 과세의 원리에 대하여 고전의세계 리커버
데이비드 리카도 지음, 권기철 옮김 / 책세상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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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리카도는 비교우위를 통한 자유무역이론, 이윤론 지대론의 모델 등 유명한 것이 많은데 이는 자신의 노동가치론이 기반이다. 비교우위도 노동가치론에 기반한 상대가격으로 다뤄진다. 그러므로 리카도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노동가치론을 이해해야 한다.

리카도가 이윤론 지대론을 전개하기 위해서 쓴 방식은 가격이 불변이라는 가정인데 이는 현실의 가격이 변동한다는 토머스 멜서스의 비판을 받게 되고 이에 리카도는 노동가치론을 통한 자신의 가격이론을 만든다. 노동가치론은 애덤 스미스가 순수한 노동만이 존재하는 사회라면 두 상품의 교환은 노동량으로 이뤄질 것이라는 데서 시작하지만 애덤 스미스는 자본에 붙는 이윤 때문에 자본주의에서는 불가능하다며 합산이론을 택한다.

하지만 리카도는 이를 자본주의에서도 관철 가능하다고 여긴다. 이를 위해서는 몇 가지 가정을 달아야 하는데 우선 자연물은 인간에게 주어진 환경이라고 생각하며, 이는 인간의 손이 닿아야만 가치를 가진다. 자본의 경우 그 자체가 다른 상품의 생산을 위해 만들어진 중간 생산물로서 과거의 노동이 체현된 것이 된다. 노동에 있어 숙련과 미숙련의 구분은 시간으로 다뤄진다.(리카도는 이를 완전히 공식화하지 않았지만 암시를 남기긴 했다.)

하지만 노동가치가 곧 상품의 가격이 되지는 않는다.
ㅡ노동과 자본의 비율이 상이할 때
ㅡ자본의 내구성 차이
ㅡ자본이 얼마나 긴 생산단계를 가지느냐
ㅡ이윤율과 임금률의 변화
이것들이 노동가치가 정확한 가격이 되지 못 하게 막는데 간단히 말하면 자본에 이윤이 붙기 때문에 달라지는 것이다.

노동가치와 가격의 괴리를 밝히기 위해서는 노동과 자본의 구성이 사회적 평균으로 구성되어 있어야 하고 이 상품의 이윤율로 다른 상품의 이윤율과 비교해야 노동가치와 가격의 괴리를 알 수 있다. 굳이 이렇게 복잡한 과정과 여러가지 가정을 둬야하는 노동가치론을 계속 탐구하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리카도는 생산량이 변하지 않는다는 조건 하에서 총생산량-임금(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산물의 노동량)=이윤이 된다는 걸 밝힌다. 결국 임금과 이윤은 반비례 관계가 되는데 이는 노동과 자본이 경쟁적 관계라는 계급적 갈등을 그리고 있는 것이다. 물론 리카도는 노동의 편을 들지 않으며 자본축적을 옹호하지만 이 노동가치론이 완성된다면 사회적 평균인 이윤율과 각각의 산업의 이윤율을 알 수 있게 된다. 게다가 리카도의 모델에서는 지대까지 언급되는데 지대는 노동과 자본의 몫을 가져가므로 공공의 이익과는 상반된다고 보게 된다. 정리하면 리카도의 노동가치론과 이윤론 지대론을 통해 노동자 자본가 지주 3대 계급의 갈등을 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물론 노동가치론은 완벽하지 않으며 여러가지 비판을 받는데 생산적 노동만 강조한다, 이외의 비생산적 노동들은 분석이 잘 안 된다. 돌봄노동의 가치는? 재생산을 위한 노동의 가치는? 정보재의 가치는? 또한 장인의 기술이 들어간 것과 같은 희소한 상품의 가치는 아예 가격이론에서 배제된다.

또 노동시간이 가격이 될 수 있는가? 시장가격과 자연가격은 다르다고 하는대 이럴 거면 자연가격은 왜 존재하는데? 굳이 가격을 직접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가치를 통해 계산을 하므로 불필요한 우회라는 비판, 게다가 정확하게 가치가 가격으로 이어지지 않는 것은 치명적인 약점이다. 결론은 너무 복잡하고 이것저것 따져야 하는데도 정확하지도 않다. 오히려 효용에 입각한 이론은 보편적이면서 직관적으로 간단하게 쓸 수 있다. 물론 이 효용가치론도 비판을 받는데 계급적 관심없이 교환에만 신경쓰므로 교환의 총량만 늘어나면 된다는 사고를 가지게 한다는 것이다. 이는 계급적 관점으로 갈등을 그리는 노동가치론과는 다른 입장이 된다.

효용가치론을 따라 현대경제학은 갈등적 관점이 아니라 조화로운 교환관계에 초점을 맞춘다. 즉 분배의 문제가 아니라 교환관계만이 중요하게 생각된다는 것이다. 리카도 또한 조화로운 관점이 있기는 하지만 그의 노동가치론은 사회적 계급에 따른 갈등적 관점을 나타낸다. 리카도는 원리에서 '이 분배의 법칙을 규제하는 것이 정치경제학의 주된 명제'라고 언명하는데 이는 각 계급들 사이의 몫을 어떻게 나눌까라는 의미다. 오늘날 리카도를 읽는 이유도 분배의 문제를 다시 되새기고자 함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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