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케인즈의 경제학
박만섭 / 다산출판사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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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은 여러 사람이 쓴 공저이고 따라서 각 장마다 관점이 다르다. 하지만 그 근원은 케인즈에 대한 관심일 것이다. 나도 케인즈에 관심이 있고 또한 가격이론이나 가치론에도 관심이 있는데 이책에서는 내가 관심있는 가치론으로 보는 케인즈와 맑스의 연관성과 관한 파트가 있어 흥미를 끈다. 내가 아는 케인즈는 이 분야에 그닥 관심이 없는 사람이었고 케임브리지의 제럴드 쇼브도 케인즈는 가격이론, 가치론에 관심이 없었다고까지 했다. 여튼 좀 더 깊숙히 들어가봐야 할 것 같다.

20세기 최고의 경제학자 존 메이너드의 케인즈는 극작가인 조지 버나드 쇼의 추천으로 칼 맑스의 자본론을 읽었으나 경제학적 가치는 제로라며 비판한다. 그러면서 맑스의 리카도적 가치를 제거할 것이라고까지 하는데 사실 케인즈는 맑스에 대해 잘 모른다고 고백하기도 했으며, 자본론을 읽기 전부터 유효수요 이론과 반대되는 세이의 법칙을 따른 리카도에 대한 비판을 하고자 했었던 것으로 알려져있다. 결국 케인즈는 맑스에 대해서는 잘 몰랐음에다 리카도에 대한 비판적 의식으로 맑스를 제대로 못 봤을 가능성이 있다.

상당히 많은 후학들의 연구에 의하면 맑스와 케인즈는 연관된 것이 많다고 한다. 몆 가지 예를 들자면 케인즈는 공급이 수요를 창출한다는 세이의 법칙을 매우 강하게 비판하는데 맑스는 리카도와는 다르게 세이의 법칙을 거부한다. 게다가 일본의 세계적인 경제학자 모리시마 미치오는 맑스의 노동가치론을 케인즈의 승수와 비슷한 이론이라고 주장한다. 내가 봤던 하나의 논문은 맑스를 포스트케인지언의 원류로서 보는 논문도 있었다. 사실 케인즈의 제자이자 일반이론의 조력자, 포스트 케인지언의 대표자인 조앤 로빈슨도 1930년대 후반 당시 유력한 맑스주의 이론가이던 존 스트레이치의 책을 읽었으나 비판적이었다. 그러나 1940년대에는 맑스에게서 경제학적 관점을 봤다고 했다.

더 나아가 류동민은 케인즈를 직접적으로 노동가치론의 관점으로 본다. 케인즈는 직접적으로 전고전파가 노동단위를 유일한 물적 단위로 택하는 것에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는 것으로 시작하는데, 이 평가는 해석을 요하지만 그가 노동가치론에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고 볼 수 있다고 한다. 일반이론에서 그가 노동단위와 임금단위를 거시경제변수를 측정하기 위한 중요한 단위로 본다는 것이 이를 더욱 강화하며 또한 모리시마가 노동가치론은 1.상품의 균형 교환비율을 의미 2.서로 이질적인 산업을 집계하기 위한 변수라고 정의하고 맑스가 일반이론을 읽었다면 집계변수로 노동가치론을 썼을 거라는 의견을 인용하기도 한다.

물론 류동민은 맑스와 케인즈의 본질적인 차이점도 이야기한다. 케인즈는 노동 한 단위가 지배하는 임금의 양을 임금개념을 일관되게 사용했고, 각 노동에 주어주지는 임금률을 기준으로 노동량을 동질화시키는 방법을 제시는데 이는 자본을 물량 개념으로 파악할 때의 논점을 극복하기 위해 나온 것이기에 노동가치론의 관점과 유사하나 이는 제한된 상황에서만 적용했으며 가치척도로서의 노동가치론에는 명백히 거부의 의사를 밝혔다며 차이점을 이야기한다. 또한 둘 다 자본가와 노동자의 대립적 구조를 알고 있었지만 케인즈는 좀 더 자본가의 능력을 중요시 했고 노동에 있어서도 경영을 노동으로 넣는 등 맑스보다 포괄적인 개념을 사용했다는 것, 또 본인이 이자생활자라 부른 집단에 대해서는 저절로 사라질 것이라고 여긴 반면 맑스는 자본가든 이자생활자든 투쟁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으므로 둘은 비슷한 관점도 있지만 차이점 또한 분명했다는 것.

맑스와 케인즈는 경제를 개인 간의 관계로서만 보지 않는데, 때문에 경제를 개인 간의 교환의 문제로서 보는 비판자들은 케인즈를 라이트 사회주의자라고 평가한다. 뭐 그들의 입장에서는 루즈벨트는 히틀러나 스탈린과 다를바없는 전체주의자일 뿐이니 이런 평가는 당연한 것일테다. 하지만 케인즈는 시장체제를 버리자고 하지 않았다. 그는 자본주의는 문제가 많지만 자본주의를 뭘로 대체할지 생각하면 아득하다고 했을 정도로 자본주의 외의 대안을 부정적으로 생각했다. 결국 케인즈의 대안은 자본주의 체제 내에서 같이 더 나아갈 수 있는 방법이 있는데 왜 그것들을 고민하지 않는 것에 대한 비판이었다. 시장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때가 있다. 그러니 제대로 작동하게 해야 한다. 맑스와 케인즈는 서로 간의 관점의 유사성도 있었고 차이가 있었음도 분명하나 시장이 언제나 완전하다는 견해에는 둘 다 부정했을 것 임이 틀림없다.

ㅡ이책에는 케인즈와 맑스, 하이에크를 연결하는 부분이 있는데 이 부분 또한 흥미롭다. 나는 시장의 불완전성에는 공감하는데 그렇다고 이를 교정할 정부를 신뢰하지는 못 한다. 때문에 하이에크처럼 시장이 가장 나은 배분기구라는 입장을 취하고는 있지만 이 시장기구 안에서 가장 나은 교정 방식을 찾고싶은 것 또한 사실이다. 이 파트는 여러가지 입장이 복합적으로 전개되므로 나와 비슷한 입장이라면 흥미로울 수 있을 것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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