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수는 부부간의 사랑을 뜻했지만 적절치 않은 것 같았다. 그 꽃말은 왠지 미래를 위한 제안이라기보다 과거에 대한 묘사 같았다. 더구나보리수를 찾는 것도, 그러고 나서 작은 가지 하나를 꺾는 것도, 또 앤마리에게 거실 탁자에 꽃다발이 아닌 나뭇가지를 들여놓아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는 것도 쉽지 않을 듯했다.

지금껏 나는 오직 꽃말에 대해서만 정직했다. 꽃말을 두고 거짓말을 하기 시작한다면, 내 삶에는 더는 아름다운 것도, 진실한 것도 남지 않을 것이다. 

 나는 그녀에게 라눙쿨루스를주었다. ‘당신의 매력은 눈이 부십니다.

"바로 이 맛을 기억해야 하는 거야 이 맛이 나야 해, 75의 당, 7의타닌 이게 바로 완벽하게 익은 와인용 포도란다. 기계로도 알아낼 수없고 아마추어는 절대 감별할 수 없는 맛이지."

"거트루드 스타인"
나는 고개를 저었다.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이름이었다.
"이 시인 몰라? 왜 그거 있잖아, 장미는 장미라서 장미다.……

 그들과의 상담은 슬프기도 했고 재미있기도 했으며 그러면서도이상할 정도로 희망적이었다. 어떻게든 문제를 해결해 보려 애쓰는 그들의 모습은 내게 너무도 낯설었다. 왜 그냥 포기하지 않는 걸까.

나였다면 그저 놓아버렸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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