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디는 계속해서 말했다. "더위를 이해하고, 가만 내버려두고, 더위의 얘기도 들어줘봐. 그럼 마침내 사랑하게 될 테니까."

"저는 무기고 일을 그만두고 바로 식료품점을 매입했어요.
그 사람이 식료품걸을 좋아하고 장사도 좋아했거든요. 전 아니었지만, 그 사람을 사랑했으니 아무러면 어떠랴 싶었죠. 그런데 그사람은 또 그게 아니었죠. 저와 달리 절 사랑하지 않았어요. 딱한 여편네 같으니"

식료품상은 대답했다. "그렇소, 그 사람하고 살면서 나도 인생의낙을 잃었소, 이제 남은 건 쓸쓸함이라오"

식료품상은 대답했다. "아니 맞아 20년 동안 변하지 않고 한결같은 여편네랑 살면 온전할 수가 없는 법이야 영원히 만신창이가 되는 거라고."

루디는 말했다. "바로 그거예요, 어느 날 아침 눈을 떠 보니 이젠너무 늦은 거죠. 나도 이제야 그런 말을 믿어요, 전엔 믿기는커녕어리석은 말이라고 생각했죠.…."

루디는 말했다. "아! 누구든 모든 삶을 다 살아 볼 순 없는 거야,
그건 그래, 그렇다고 당신과 이룬 내 삶이 싫다는 것도 아니고."

루디는 말했다. "지나는 정말 미쳤어, 자기가 자랑스러운 거야, 그래, 저렇게 남이야 욕을 하건 말건, 꿋꿋이 마이동풍일 수 있는자신이 자랑스러운 거라니까."

"나도 잘 몰라. 젊은 여자들은 자기가 원하는 걸 모르니까, 아마그거 때문일 거야. 전부 다 원하면서 아무것도 원하지 않기도 하고, 어떤 걸 원하면서도 그와 정반대인 걸 원하기도 하고, 젊은여자를 사랑하는 건 아무도 사랑하지 않는 거야, 왜냐하면 젊은여자는 사라지거든, 성숙한 여인이 되면서 다른 사람이 돼 버려.

"물론 못 견디긴 했을 거야. 하지만 고통도 행복처럼 가끔 종류를바꿔 줘야 한다고, 안 그러면 우린 늙고 멍청해져.."

말이야 쉽지. 우리가 원하는 걸로만 고통받을 수 있다면 세상이얼마나 편할까."

자크는 말했다. "사실 불은 문제가 아니에요. 이곳에선 화재도 약간은 공기나 물처럼 세계의 일부분이라고."
그들은 자크의 말에 대해 잠시 토론을 벌였다. 

마치 그녀의 대답이 그가아내에 대해 알고자 했던 모든 것이라도 되는 듯한 태도였다. 남자도 불덩이에서 시선을 떼지 않은 채 담배를 피워 물었다.

자크는 말했다. "난 당신이 여길 싫어하는 줄 알았지."
사라는 대답했다. 싫어 죽겠어. 필요 이상 진저리를 낸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당신이 싫어하는 것보다 훨씬 더."
다이아나가 가볍게 말했다. "감정이 그토록 극단적일 땐 늘 모호하기도 한 거야."
사라는 대답했다. "아마도."

다이아나는 이어서 말했다. "태양의 횡포가 극심하고 길이 너무한적하면, 비논리적이 되기도 해. 지금이 그 경우 같아."
사라는 말했다. "그거네, 떠나고 싶으면서도 떠나기 어려운 거.
맞아?"
다이아나는 말했다. "맞아."

"하기는 이런 날씨에 여행하다간 껴 죽기십상일 거야. 날씨는 여행의 중요한 요소라고."
자크는 말했다. "아니, 날씨는 일단 여행 의지가 있을 때 중요한거지."

자크는 말했다. "내가 간밤에 지도를 좀 들여다봤거든, 로마로가는 길에 타키니아에 들러 루디가 얘기하던 에트루리아의 작은 말들을 볼 수 있어. 생각해 봐. 루디가 귀에 못이 박히도록 떠들어 댄 게 언제부터냐고, 나폴리부터는 여기보다 덜 더울 거야."

마을 전체가 여름 날 낮잠의 망각에 함몰된 채 정지해 있었다.

그녀는 그의 품에 안겼다. 그리고 말했다.
"몇 해 전부터 난 밤이면 더러 다른 남자를 꿈꿔."
"알아, 나 역시 다른 여자를 꿈꿔."

"세상의 어떤 사랑도 사랑을 대신할 순 없어, 그건 어쩔 도리가없는 거야."
- P237

백 번도 더 해 봤는데 소용없어. 세상엔 그런 것들이 있어."
"어쨌든 해 봐, 당신이 배웠으면 해."
"절대 배울 수 없는 것들이 있다니까, 소용없어."

루디가 설명했다. "내가 말하고 싶었던 건, 우리 시대가 아무리끔찍해 보인다 해도 대체할 수 없는 소중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는 거였어. 그뿐이야. 물론 세상은 변화해야겠지. 하지만 더러 세상이 변하면 안 된다고 말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해. 난 그래."

지나는 말했다. "다음 세상에서 말해 줄게. 알았지? 그 전엔 싫어. 당신은 화내고, 언쟁하고, 논쟁하는 게 좋은 거야. 뭔가를 하고 싶지 않은 의사가 이토록 명확한데, 거기에 뭘 더 묻느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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