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서 코난 도일은 자신의 어린 시절을 회상하며습작 Juveallia)이라는 에세이에 이렇게 적었다. ‘상상력이 풍부한 소년이 짧은 여가 시간을 틈타 책을 들고 구석으로 숨어들었을 때, 앞으로 한 시간은 마음껏 책을 볼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느끼는 것처럼 충만한 기쁨은 세상에 없으리라 생각한다.
대화를 통해 인물의 성격을 표현하는 능력이 탁월한 코난 도일은 대화문으로 난해한 플롯의 세부 사항을 전달할 뿐 아니라 홈즈와 왓슨이 유쾌하게 힘을 합쳐 사건을 해결하는 모습을 지켜보게 한다. 홈즈는 베이커 스트리트에서 왓슨의 속내를 꿰뚫어 보며 말한다.
"인간의 이목구비는 감정을 드러내는 수단일세. 자네의 이목구비는충실한 하인 같지." 그런가 하면 홈즈는 왓슨에게 자신이 제안한 계획을 따를 것인지 묻기도 한다.
처음 셜록과 왓슨을 접한 뒤로 나는 지금까지도 그들이 자아내는 문학적이면서도 자연 과학적인 분위기에 흠뻑 빠져 있다. 자욱한 안개에 구름마저 잔뜩 낀 아침이었다. 진창이 된 거리의색이 그대로 반사된 듯한 하늘은 건물 꼭대기에 걸린 누르스름한 베일 같았다.
나는 홈즈와 왓슨이 핸섬 마차에 올라타 혼잡한 런던 거리를 누빌 때마다 기대감으로 마음이 벅차오른다. 직접 런던 거리를 방문했을 때도 이 오랜 유년의 향수는 잦아들지 않았다. 빅토리아 시대의 스모그가 폐와 지갑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도알게 되었다
홈즈가 원래 살던 곳이 현실 세계에서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중요하지 않다. 이것이 거대한 타임머신과도 같은 문학이 존재하는 이유다.
1859년, 바람이 거센 에든버러의 골목길과 모퉁이 사이에서 태어난 코난 도일은 에드거 앨런 포와 같은 작가의 글을 읽으며 자랐다. 이 기괴한 미국 작가는 탐정 소설 몇 편을 썼는데, 그중 세 편에 점잔 빼는 프랑스 아마추어 탐정 오귀스트 뒤팽이 등장한다. 포는 독자에게 뒤팽은 분석 능력이 탁월하다고 말하지만 이에 대한 증거는거의 제시하지 않는다.
셜록 홈즈의 모습은 우리에게 어지러운 사회의 인과 관계와 우리의 행동에서 비롯되어 외부로 뻗어 나가는 나비 효과를 되돌아보게 한다. 나는 여전히 홈즈의 통찰력을 숭배한다.
외투 주머니에서 끄집어낸추론과 마부의 장화와 담뱃재, 왓슨의 균일하지 않은 면도 상태에서이끌어 낸 분석을 유괴당한 소년을 추적하면서 자전거 타이어 자국을 확인하거나, 춥고 어두운 밤 우리가 발로 짓뭉갠 잔디밭을 과학의 시신으로 어보기 위해 비디에 엎드린 홈즈를, 나는 베이커스 리 221번지에 있는 게난 열일곱 개를 지친 걸음으로 올라선다.
그리고 늦은 밤, 구름 모양의 파이프 담배 연기 속에서 홈즈와 맛슨 앞에 자리를 잡고 있다. 허드슨 부인이 장작불이 활활 타오르도록 불을 붙이 두었다. 불은 안개 속에 도사리는 위협에서 우리를이끌어 주는 이성의 빛처럼 눈부시게 오른다.
인용 부호가 없는 1인칭 서사는 모두 왓슨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또한 다른 사람이라고 명백하게 언급된 몇사례를 제외하고는 인용 부호 안에 따로 표시가 없는 단독 화자는홈즈로 보아도 무방하다. 홈즈의 독백은 개성이 뚜렷하기 때문에 독자는 그의 목소리를 쉽게 알이들을 수 있다.
자 이제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탐정의 말을 빌려 볼까 한다. 우리의 방식이 어떤지는 여러분도 알 것이다(이 대사는 〈보스콤 계곡의 비밀)에 등장한다. 어떻게 사건을 해결했느냐는 왓슨의 질문에 "자네도 내 방식을 알잖아."라고 홈즈가 대답한다. - 옮긴이), 부디 즐거운 독서가 되길 바란다.
"알기는 쉽지만 설명하기는 좀 어려운 문제입니다. 누가 2 더하기 2가왜 4인지 증명해 보라고 한다면 박사님은 그 사실을 확실히 알고 있어도 증명하긴 어려울 겁니다."
레스트레이드 경위와 나는 한동안 멍하니 앉아 있었다. 그러다 우리는멋진 연극을 볼 때처럼 저도 모르게 동시에 박수를 쳤다. 홈즈의 창백한 뺨에 홍조가 어리는가 싶더니 그는 청중의 호응에 감사하는 위대한극작가처럼 우리에게 몸을 숙여 보였다.
이 순간만큼은 그도 잠시나마완벽한 추리 기계이기를 그만두었고, 존경과 갈채를 바라는 인간의 마음에 냉소를 던지지도 않았다. 그는 유독 자부심이 강하고 내성적인성격이라 세간의 평가를 경멸하고 이에 아랑곳하지 않았지만, 친구의진심 어린 감탄과 칭찬에는 깊이 감동할 줄도 알았다.
홈즈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드반 씨, 수수께끼는 아무나 풀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홈즈는 돈을 위해서라기보다 사건을 해결하는 자체를 즐겼기 때문에 별나기나 기이한 싱함을 보이지 않는 사건은 아서 맡으려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한텐 보이지 않는 걸 자넨 많이 읽어 낸 것 같군." 내가 말했다. "보이지 않는 게 아냐, 왓슨, 보지 못한 거지. 자넨 어딜 봐야 할지 몰라서 중요한 걸 죄다 놓치고 말았어. 그동안 자네에게 소매가 얼마나 중요한지, 엄지손톱에 얼마나 많은 정보가 숨어 있는지, 구두끈에는 또얼마나 중요한 문제가 얽혀 있는지 누차 말했는데 아직도 모르는군."
"아니, 이 기사 말입니다. 표시가 돼 있는 걸 보니 홈즈 씨도 벌써 읽으셨겠죠. 나름대로 체계적인 글이라는 건 인정합니다. 하지만 무척 거슬리네요. 온종일 방에 틀어박혀 시시콜콜한 문제만 파고들면서 시간을 때우는 사람이 쓴 이론이 분명합니다. 실용적인 구석이라고는 하나도 없어요. 저는 이 남자를 지하의 삼등석에 태우고 거기 탄 사람들의직업을 맞혀 보라고 하고 싶습니다. 죄다 틀릴 거라는 데 천 대 일로걸겠습니다."
"돈을 잃으시겠군요. 그런데 저 기사는 제가 쓴 겁니다." 셜록 홈즈가싸늘하게 말했다.
"자료! 자료! 자료가 없어! 나라고 진흙 없이 벽돌을 만들 순 없다고." 홈즈가 안절부절못하며 외쳤다.
날씨는 더없이 화창했다. 눈부시게 태양이 빛나고 하늘에는 양털 구름이 넘실거렸다. 숲과 길가의 나무들이 초록빛을 띠기 시작했고, 대기에 촉촉하고 상쾌한 흙냄새가 가득했다. 싱그러운 봄기운 속에서 우리앞에 닥친 불길한 사건을 떠올리니 묘한 이질감이 들었다.
"요새 현장 수사하러 나갈 일은 없나?" "없네. 그러니 코카인을 하는 거지. 난 두뇌 활동 없이는 듯 아 그거없다면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한단 말인가? 여기 초는 앞으로의 보.. 정말이지 지루하고 암울하고 공허한 세상이 아닌가? 를 조어두컴컴한 집들을 뒤덮는 저 누런 안기 좀 보거나 이보다 더고 무미건조할 수 있겠는가? 이봐, 왓슨 내게 능력이 있다. 흔들 드슨의미가 있나? 발휘할 기회가 없는데, 범죄도 진부하고 일도 전부터하늘 아래 모조리 진부한 것들뿐이네."
닥치는 대로 읽는 독서가치고 정밀한 지식을 습득한 사람은 드물지 않은가. 타당한 이유도 없으면서 사소한 문제를 끈질기게 파고드는 이는없을 것이다.
그녀는 홈즈가 하는 말이 무슨 뜻인지를 불쑥 깨닫고는 화들짝 놀랐다. 그녀의 큼직하고 사람 좋아 보이는 얼굴에 두려움과 놀라움이 스치고 지나갔다. "걱정하지 마세요. 그런 걸 알아내는 게 제가 하는 일이니까요. 홈즈가 웃으면서 대꾸했다.
"명백한 사실보다 더 의심스러운 건 없다네."
"자네도 알겠지만 런던에는 남들과 어울리기 싫어하는 사람이 이주 많아. 낯을 가려서 그런 사람도 있고, 인간이 싫어서 그런 사람도 있지. 하지만 그들이라고 안락한 의자에 앉아 잡지 최신 호를 보는 것까지꺼리지는 않아.
디오게네스 클럽은 이들을 위해 생겨났고, 지금은 마을에서 가장 사교성이 떨어지는 사람들을 회원으로 두고 있지 클럽회원들은 다른 회원에게 말을 붙일 수 없게 되어 있어 손님방에서 말고는 어떤 상황에서도 대화할 수 없지, 이 규칙을 세 번 어기고 위원회에 보고되면 클럽에서 제명될 수도 있어. 우리 형이 창립 멤버 중 한명이라 그런지 나도 거기 가면 무척 편안하다네."
홈즈는 아침에, 정확히 말하면 친절에 유독 약했다.
"자넨 전에 없이 성실하게 조사에 임했어, 왓슨, 지금으로서는 자네가무슨 실수를 한 건지 잘 기억나지 않는군, 전반적으로 자네의 조사는사방에 경고를 발하는 효과를 냈네. 그런 데다 아무것도 알아내지 못했지."
"홈즈 씨, 간밤에 무척 기이하고 비극적인 사건이 터졌습니다. 난생 처음 접하는 사건이에요. 이런 때 마침 여기에 홈즈 씨가 계신 게 신의섭리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영국 전체를 통틀어 우리가 유일하게 필요로 하는 사람이 홈즈 씨니까요." 목사가 격앙된 목소리로 말했다.
그는 런던의 여러 신문에 나오는 고민 상담란을 빠짐없이 철해 둔 두툼한 스크랩북을 꺼냈다. 맙소사! 신음과 아우성과 푸념이 넘쳐 나는군, 특이한 사건들이 넘쳐 나! 하지만 색다른 것을 연구하는 사람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귀중한 사냥터지." 홈즈가 페이지를 넘기며 말했다.
"슬픔을 잊기에 일만큼 좋은 게 없지, 왓슨."
커튼 뒤로 길쭉하고 호리호리한 홈즈의 그림자가 방 안을 오가는 모습이 보였다. 그는 고개를 푹 숙이고 뒷짐을 진 채 빠른 걸음으로 방 안을 서성거리고 있었다. 그의 성향과 버릇을 속속들이 아는 나로서는 자세나 분위기만 봐도 그가 어떤 상태인지 알 수 있었다. 홈즈가 다시 일을 시작한 것이 틀림없었다. 약물이 빚어내는 몽환 상태에서 빠져나와 새로운 사건에 열중하게 된 것이다.
내 친구는 열정적인 음악가였다. 연주 실력이 뛰어날 뿐 아니라 작곡가로서도 훌륭했다. 그날 오후 내내 홈즈는 1층 특별석에 앉아 더 없는 행복감에 휩싸인 채 음악에 맞추어 길고 가는 손가락을 부드럽게흔들었다. 온화한 미소를 머금은 얼굴과 꿈꾸는 듯한 나른한 눈빛은홈즈의 것이 아닌 것 같았다. 명석한 두뇌와 재빠른 순발력으로 사냥개처럼 범죄자를 쫓던 탐정 홈즈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홈즈라는 한 사람 안에 내재된 두 가지 면모는 번갈아 가며 모습을 드러냈다. 나는 이따금씩 홈즈의 치밀하고 빈틈없는 면모가 그를 사로잡는 시적이고 사색적인 성향에 대한 반작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홈즈는 깊은 무기력에 빠져 있다가 갑자기 기운이 넘치곤 했다. 며칠 동안안락의자에 앉이 빈둥거리면서 흥 연주를 하거나 흑자체 활자본을들여다볼 때처럼 그가 심심찮게 보일 때는 없다.
그러다가 갑자기 사건 해결에 대한 열정이 치솟아 추리력이 직관의 수준까지 이르기 때문이다. 홈즈의 추리 방식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다른 사람이 알지못하는 것을 알아내는 그의 능력에 불신의 눈초리를 던질 정도다.
"홈즈 선생, 오늘 아침 당신은 큰 실수를 한 거요. 난 당신보다 더 강한사람도 무너뜨려 왔으니까. 내 뜻을 거스르고 잘된 사람은 없소." "그런 말을 하는 사람들을 많이 봤습니다. 하지만 저는 달라요." 홈즈가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음흉하고 교활한 족제비처럼 생겼으며 비쩍 마른 남자가 승강장에서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시골 풍경에 걸맞게 연갈색 디스트코트를 입고 가죽 각반을 차고 있었지만 나는 그가 런던 경찰청의 레스트레이드경위라는 것을 금세 알아볼 수 있었다.
"만든 사람이 있으면 푸는 사람도 있는 법이지."
"물론 교활한 사람이라면 엉뚱한 자국을 남기기 위해 자기 자전거 타이어를 바꿀 수도 있겠지. 그런 생각까지 할 수 있는 범죄자라면 내가자랑스럽게 상대해 줄 만하네."
"오늘 밤에는 더는 할 말도 없고 할 일도 없으니 내게 바이올린을 건네주게 30년 동안만이라도 이 우중충한 날씨와 끔찍한 인간들 생각은하지 말자고,
"왓슨, 이제 우리 일은 끝났으니 즐길 시간이네. 샌드위치와 커피라도먹고 나서 바이올린의 세상으로 떠나 보세. 그곳은 모든 것이 감미롭고 섬세하고 조화롭지. 빨간 머리 의뢰인이 복잡한 문제를 들고 우릴찾아와 골치 아프게 하는 일도 없고 말이야."
"이봐, 왓슨, 나 같은 사람은 무엇을 봐도 내가 하는 일과 연관 지어 생각하는 저주를 받았다.. 자넨 여기저기 흩어진 집을 보면서 그 아름다움에 감동을 받지. 하지만 나는 저런 집들을 보면 서로 멀리 떨어져있으니 완전 범죄가 가능하겠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네." 너도밤나무집(1892)
"왜 제게 오신 겁니까? 아니, 그것보다, 왜 곧바로 오지 않았습니까?" 홈즈가 외쳤다.
"그 반댈세. 홈즈는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는 내게 솔직히 그렇다고말하지. 그가 별말 없을 때는 실마리를 찾았을 때라네. 아직 확실하지않아서 말을 안 하는 거야."
"설명을 해 주면 밑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근거는 발히지 않고결론만 알려 주는 편이 훨씬 더 인상적이지. 그가 말했다.
"가보리오의 작품은 읽어 보셨습니까? 홈즈 씨 생각에 르콕 탐정은 어떻습니까?" 내가 물었다.
"르콕은 형편없는 강도였습니다. 한 가지 봐 줄 만한 점이라고는 그의의욕뿐입니다. 그 책을 읽으면서 정말 화가 나더군요. 문제는 죄수들중에 어떻게 범인을 찾아내느냐는 것이었죠. 저라면 24시간 내에 문제를 해결했을 겁니다. 그런데 르콕은 여섯 달이나 걸렸습니다. 탐정들에게 해서는 안 될 일에 대해 가르쳐 주는 교본은 될 수 있겠네요. 홈즈는 차갑게 코웃음을 쳤다. 그러고는 성난 목소리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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