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절을 앞 둔, 월요일
세 여인이 있다.
다락에서 남편의 편지를 발견한 세실리아.
자매처럼 지내온 사촌 펠리시티와 남편 윌의 불륜을 알게된, 테스
삶의 유일한 활력소이자 희망인 손자 제이컵이 아들내외와 함께 곧 뉴욕으로 떠나게된다는 사실을 통보받은, 레이첼.
그녀들 삶 속에 불안, 불행이 찾아오면서 조금씩 서로의 존재를 느끼고 가까워진다.
남편의 편지를 읽고 절망한 세실리아, 과거의 남친과 급속도로 발전하게된 테스, 딸 자니의 살인범을 찾으려 애쓰는 레이첼은 서로의 인생이 조금씩 겹치고, 그 안에서 위로를 받는다.
하지만 수면 위로 떠오른 거짓과 잘못들로 가슴아픈 죄값을 치르게되는 그들.




"테스는 조금 수줍음이 많아. 아빠를 닮은 거 같아 걱정이야."
엄마는 손으로 입을 가리고 다 들릴 정도로 크게 사람들에게 그렇게 말하곤 했다. 엄마의 말투엔 분명 경멸이 담겨 있어서 테스는 수줍음은 어떤 형태가 되었건 모두 잘못된 거라고, 윤리적으로문제가 있는 거라고 믿게 되었다. 

그러니 테스가 내성적이라는 사실을 부끄러워하는 것도 당연하다. 테스에게 수줍음은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감춰야 하는 당혹스러운 신체 질병과 같았다.

이런 말 있잖아. 아들은 아내를 데려오기 전까지만 아들이고, 딸은 영원히 딸이다.

테스와 펠리시티는 인생의 관중석에 앉아 선수들을 비웃고 있었던 거다

성 금요일과 복싱 데이(크리스마스가 끝나고 오는 첫 번째 평일을공휴일로 지징한 날 옮긴이)는 일정이 선혀 없는, 1년에 딱 이틀뿐인 아주 귀중한 날이었다. 

레이첼은 언제나 완벽한 시어머니가 되어야 한다는 이우를세워 로렌이 거들지 못하게 막았지만, 사실은 자신의 일을 들지못하게 함으로써 거리를 두고, 가족이 아님을 알게 하고, 내 주방에 들어오게 할 만큼 널 좋아하지 않아‘ 라는 무언의 말을 하고 있는 거였다.

☆☆가끔은 정말 순수하고 원초적인 슬픔이 몰려왔다. 가끔은 할퀴고 차고 죽이고 싶은 맹렬한 바람이, 분노가 몰려왔다. 그리고 지금 같은 순간도 있었다. 그저 질식할 것처럼 묵직한 안개에 휩싸여 무뎌진 감각으로 아무것도 못하고 가라앉아버리는 거다.
그러니까 그냥 지독하게 슬퍼지는 것이다.

희생자가 되는 건 정말 쉽다. 비난이 쉽게 거부할 수 없는 즐거움을 지닌 채 입에서 흘러나왔다.

"절대로 변명하자는 게 아니야. 그런 생각은 조금도 하지 마하지만 6개월 전쯤이었어. 마흔 번째 생일을 맞은 뒤에 말이야.
그런 생각이 들기 시작했어…… 내가 생각할 수 있는 유일한 단어는 단조롭다‘ 였어. ‘맥이 빠졌다‘ 고도 할 수 있을 거 같아."

☆"내 무릎이 온갖 말썽을 부렸던 거 기억해? 그다음엔 등이 문제였지? 그때 생각했어. 세상에, 이젠 이렇게 살아야 하는 거야? 의사를 찾아가고 약을 먹고 고통에 시달리고 망할 찜질이나 하면서? 벌써? 이제 모두 끝난 거야? 그러니까 그런 생각을 한 거였어. 그러다 어느 날…… 알아, 그건 너무 당혹스러웠어."

윌과 펠리시티가 정말로 맺어질 운명이라면 어떻게 하나? 테스와 코너가 결국 맺어질 운명이라면? 아마도 그런 질문에 정답이없을 것이다. 결국 맺어질 운명 같은 건 없을지도 모른다. 

☆그저 삶이 있는 거다. 
바로 지금 최선을 다해야 하는 삶이. 
그저 조금 굴곡이 있는 것뿐이야.

☆우리 인생이 어떤 길로 가게 될지, 어떤 길로 가야 하는지를 정확하게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아마도 그 편이 나을 것이다. 어떤 비밀은 영원히 비밀로 남는다. 그저 판도라에게 물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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