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단을 뛰어올라 자기의 작은 침실로 가서 재빠르게 주위를 둘러보고는 침대 매트리스를 들어 올려 그 밑에 라켓을 평평하게 찔러 넣었다. 그러고 나서재빨리 머리를 매만지고는 시치미를 떼고 계단을 내려와서 식당으로 갔다.
"이건 아무래도 의자에 가만히 머물러 있어서만은 안 될 경우 같아. 질서와방법이 없이는 안 되는 것인데, 학생이 얘기해 준 것에는 질서도 없고 방법도없어. 그것은 끌어당겨야 할 실이 여러 가닥이나 있기 때문이지. 게다가 그 실이 전부 한곳에 뭉쳐 있어. 메도뱅크 학교에 말이야.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진서로 다른 사람들, 서로 다른 이해를 대표하고 있는 서로 다른 사람들 전부가 메도뱅크 학교에 모여 있어. 따라서 나도 메도뱅크 학교로 가야겠어. 그리고 이건 학생 일인데 어머니는 어디에 계시지?"
"그런 단순한 것이 아니지요. 사람은 자신이 감추려는 것에 대해서는 경계합니다. 그 대신에 다른 것에 대해서는 그냥 마구 떠들어대지요,
잡담에는 다른 용도도 있습니다. 죄 없는 사람이라도 알고는 있지만 자신이 알고 있는 사실의 중대함을 모르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그렇게 얘기하다 보니 문득 생각나는 것아"
이 학교가 계속될 수 있을지는 나도 뭐라고 말할 수 없지만, 세상 사람들이 어떤 느낌을 받았는지 사람에 따라 각각 느끼는 바가 다르니까 예측하기어려운 거지. 하지만 결국엔 가장 강하게 느낀 사람이 다른 사람 모두를 자신이 느낀 바대로 동조시킬 거라고 생각해 따라서 메도뱅크 학교가 이것으로끝을 낼 건가."
"당신은 투사로군. 난 투사를 좋아해. 나도 순순히 굴복하지는 않을 거고어떤 의미에서는 내가 지금부터 시작될 싸움을 즐기려 한다고도 말할 수 있지. 모든 것이 너무 쉽고 만사가 너무 순조롭게 진행되면 사람은 글쎄, 금방무료해진다고나 할까, 어쨌든 그 둘을 합친 것 같은 느낌에서 헤어나지 못하게 되지. 난 지금은 무료해 하지도 만족해하지도 않으면서, 가지고 있는 만큼의 힘을 다하고 가지고 있는 만큼의 돈을 투자해서 싸우려고 하는 거야. 그래서 말인데, 리치 선생에게 얘기하고 싶은 게 있어. 메도뱅크 학교가 존속하게될 경우, 나의 공동경영자로서 참여해 주면 어떨까 해서."
마치 텅 빈 극장에서 되도록 손님이 많은 것처럼 보이게 하기 위해 표 파는 곳에서 교묘하게 사이를 두고 손님을 앉힌 것 같아요." 하고 그녀는 차분하게 덧붙여 말했다.
그녀는 2층 자기 방으로 가서 모지를 썼다. 그녀는 보자를 쓰지 않고 나다니는 여자가 아니었다. 그녀는 불만스럽게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남의 눈을 끌 만한 인물은 아니야 하지만 그것이 유리할 경우도 있지!
그녀는 핸드백을 들고 방을 나와 복도를 따라 걸었다. 복도에 쭈그리고 앉아 바쁘게 일을 하고 있는 여자가 눈에 띄었다. 새로운 날품팔이 식모였다. 물론 경찰 스파이가 틀림없겠지. 저들은 얼마나 단순한가 - 이쪽이 눈치채지 못했을 거라고 생각하다니!
그래, 앞으로는 이것이 만만찮은 수입원이 될 것이다. 그녀는 양심의 가책같은 건 전혀 느끼지 않았다. 자신이 알고 있는 일이나 목격한 일을 경찰에알릴 의무가 있다고도 생각지 않았다. 그 스프링거는 몹시 싫은 여자였고 예의도 모르고, 본데없는 여자였다. 상관도 없는 일까지 꼬치꼬치 캐내려 했으니까. 그거야말로 자업자득이란 걸 거다.
"어느 분에게인가 샤이스타의 무릎을 주의 깊게 본적이 없느냐고 물은 적이있었습니다. 무릎이란 데는 실로 나이를 잘 나타내 주는 곳이지요. 스물서너살 정도의 여자 무릎은 결코 열네댓 살 여자아이 무릎과 같지 않습니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어느 분도 그 아이의 무릎을 주의 깊게 본 분이 없었습니다.
"업존 부인 맨 처음 이 학교에 따님을 데리고 오셔서 벌스트로드 교장선생님과 거실에 들어갔을 때 말입니다. 창으로 정면 현관 앞길이 보이는 창으로박을 보시다가 아는 사람을 본 것 같은 놀라움으로 소리를 지르셨지요?"
"물론이지요. 들어왔을 때에 바로 그 사람을 알이뤘어요. 저 사람이에요." 그녀는 둘째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켈시 경감도 아담도 재빨랐으나 두 사람다 그렇게 민첩하지는 않았다.
☆‘맥베스는 살인이라는 개념을 좋아했고, 그것에 대해서 많이 생각은 했으나실행시키는 데에는 강압적인 것이 필요했다. 그러나 일단 실행에 들어가면 그는 사람 죽이는 걸 즐겼고, 더 이상 양심의 가책이나 불안은 느끼지 않았다. 맥베스 부인은 그저 탐욕스런 야심가에 불과했다. 자신이 원하고 있는 것을얻기 위해서라면 무엇을 해도 상관없다고 했다. 하지만 실제로 그 일을 저지르고 나면 결국 자신은 그런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는 걸 깨닫게 된다.
당신은 젊어, 리치 선생, 당신은 이상에 가득 차 있어 가르친다는 것, 그윤리적인 면에서 의의를 찾고 있는 거지. 당신이 그리고 있는 이상은 정말 옳아. 분명 문제는 학생의 질이겠지만, 당신도 알고 있듯이 어떤 일이든 성공하기 위해서는 솜씨 좋은 장사꾼이 돼야만 해.
이상도 마찬가지야. 시장에 내놓아야만 하니까. 어쨌든 메도뱅크 학교를 바로 세우기 위해서는 우리도 앞으로는 꽤 약삭빠르게 굴어야겠어 난 몇몇 사람들과 졸업생들에게 손을 써서 부탁하기도 하고 들볶기도 해서 딸들을 이 학교에 보내도록 하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 그것이 잘되면 다른 학생들도 와줄 거야. 우선 내 방법을 지켜봐. 그다음엔 당신 방법으로 하고, 메도뱅크 학교는 계속될 것이고, 훌륭한 학교가 될 거야."
☆이 소설에서는 크리스티 여사가 즐겨 사용한 로만 미스터리 기법은 볼 수없으나, 그 대신 작품 전체에 은은한 선율이 흐르듯 묘한 분위기가 풍기고 있다. 그것은 살인사건이라는 살벌한 주제를 표현하면서도 각 인물의 개성들을부각시켜 마치 일일 연속극을 보듯이 가벼운 터치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은 아닐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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