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그는 엘라 질린스키가 간교한 여자임을 파악했다. 그는 속으로 생각했다.
‘저런 것이 바로 포커페이스로군, 저토록 자기를 드러내지 않는 사람은 처음이야 그녀는 그가 어떤 질문을 하든지 간에 즉각 즉각 대답했다. - P146

그녀에게서 뭔가를 뒤로 빼돌려 놓은 듯한 인상은 전혀 받을 수 없었지만, 또한 실제로 그녀는 뭘 생각하고 뭘 느끼는지, 심지어 이 사건에 대해서 제대로 알고있기나 한 건지 그로서는 아직도 전혀 짐작조차 할 수 없었다. 총명함과 거함으로 무장한 그녀의 갑옷에는 어디 한군데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어 보였다

그녀는 자기가 한 말, 한 행동 이상은 아무것도 모를 수도 있다. 아니면더 많은 것을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 단 한 가지 더못이 확신하는 것은그 확신에도 역시 아무런 근거가 없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해야만 했지만 그녀가제이슨 러드를 사랑한다는 것이다. 그것은 그가 간파한 대로 비서들의 직업병이었다. 거기에 아무런 의미가 없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그 사실은 최소한 하나의 동기를 제시해 주며, 확신하건대(분명히확신하건대 그녀가 뭔가를 숨기고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사랑일 수도 있고,
그것은 증오일 수도 있다. 그리고 그것은 지극히 단순한 죄의식일 수도 있다.

잘생긴 이마에 단정한 턱, 마음먹으면 아주 관능적으로 보일 수도있을 모습에다 매정해 보이는 입매 야심에 가득한 입매였다. 눈은 그녀의눈을 쳐다보고는 약간의 놀라움을 느꼈다. 눈까풀이 불그레했다. 이상한 일이었다. 그녀가 울기라도 했다는 말인가? 그런 것처럼 보인다. 그렇지만, 그녀는눈물이나 흘릴 타입의 여자가 아님을 그는 단언할 수 있지 않았던가. 


"감기가 아니에요. 건초열이죠. 사실은 일종의 알레르기일 거예요. 이맘때쯤이면 꼭 걸린답니다."
나지막하게 전화벨 소리가 들렸다. 엘라 실린스기가 그리로 가서 수화기를 들었다.

다음번에는 면치 못할 것이다.

 연기에 대해서 뭔가 아시면 이계기가 입 제대, 자기 이한을 산 알고 있을 때조차도 그런 일이이, 사진은 기기 이말을 너무 잘 알고 있을 때 그런 일이 흔히 일어나죠- 기계로 그림게 지는 기에요. 미소 짓고, 서당히 움직이고, 행동하고, 평의 시대, 을 주고 형지만, 본인 마음은 거기에 있는 게 아니에요

그러니까, 아주 갑작스럽게 모든 게 텅 비는 듯한 공포의 순간이 있는데 
자기가 어디 있는지, 극 중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다음 대사가 무엇인지 아무것도 모르게 돼요! ‘드라잉 업!(대사를 잊어버리다) 우린 그걸 그렇게 얘기해요. 그런데, 그런 일이 나에게 일어난 거예요. 남편에게 들으셨는지 모르지만,
나는 그리 강한 사람이 아녜요. 나는 그때 막대한 노력을 쏟고 있느라 지쳐있었고, 이번 영화에 노심초사 세심하게 수없이 신경을 쓰고 있었습니다.

이번 행사도 성공리에 마치고 싶어 친절하고도 즐겁게 모든 사람들을 환영했어요. 하지만, 사람들은 언제나 같은 말만 해대니, 그들에게 자동적으로 같은 대꾸를 자꾸만 되풀이하게 될 수밖에 없잖아요? 얼마나 만나보고 싶어했는지 모르겠다는 말들만 모두 하죠.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극장 밖에서 한 번 보았다느니 비행기를 함께 탄 적이 있다느니 하죠. 정말 한심한 얘기들이지만,거기에 대해서 상냥하게 대해야 하며, 몇 마디 말도 나누어야 한답니다. 

그러니까, 제가 얘기했듯이 기계적으로 대하게 되는 거예요. 무슨 말을 해야 할지생각할 필요조차 없는 것은, 전에도 수차례 똑같은 말을 해왔기 때문이지요그러다가 갑자기, 피곤의 물결이 엄습해 오는 거예요. 머릿속이 텅 비는 거죠그때도 바로 그 상태였어요. 베드콕 부인이, 실제로 나는 전혀 듣지도 않는얘기를 길게 늘어놓더니, 내 반응을 기대하면서 나를 쳐다보는 거였어요. 그때나는 내가 그녀 말에 대꾸도 않고 멍하니 있었음을 알아차렸죠. 피곤해서 그런 거예요.

밴트리 부인은 그녀의 뒷모습을 물끄러미 쳐다보다가 눈길을 정원으로 돌렸다. 그녀는 불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둘러보았다. 어디에고 잡초라곤 없었다.
"오델로 셰익스피어 각 (오델로의 주인공, 정숙한 부인을 의심 끝에 죽임)의 임무는 끝났지만, 밴트리 부인이 어찌 할 바를 모르고 중얼거렸다
"꼬치꼬치 캐묻는 노파가 되려고 이러나. 그런데 그게 과연 알고 싶구먼."

"마리나를 죽이려고 할 만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말씀드렸잖아요. 좌우지간 그녀의 무분별함은 알아줘야 한다니까요. 언제나 자기 건강을 가지고 시끌벅적한 소동을 벌어질 않나, 이것이 좋다, 저것이 맘에 든다 하면서 변덕을 부리다가 일단 손에 쥐기만 하면 불만에 차 시들해지는 거예요! 그런데도 어째서 사람들이 그렇게 그녀를 좋아하는지 이해가 안 가요.

"안정감이라고요? 그러고 보니 그 말씀도 일리가 있군요. 마리나가 안정감을 얻으려고 몹시 애썼던 모양이죠? 안됐지만, 그녀로서는 전혀 느껴 본 적이없는 분위기이니까요. 그러니까, 그녀는 언제나 그 느낌을 맛보려고 연연해 있지요. 아마도 그 집이 그녀에게 잠시 동안은 만족스러울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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