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이독은 풍상에 시달린 얼굴과 강렬히 빛나는 푸른 눈, 그리고 고함을 지르면서 말을 하는 습관을 가진 아주 몸집이 크고 건장한 사내였다. 그는 토미를 친절하게 맞아주었다.
헤이독은 토미에게 자신의 누추한 거처인 ‘스머글러스레스트 (Smuggler‘s Rest ; 밀수업자들의 안식처라는 뜻)‘를 꼭 방문해 달라고 진심으로 초청했다.
우리 직업이란 아주 별난겁니다. 우리는 적을 존경하고, 그들도 우리에 대해 탄복하니까. 당신은 대개 당신의 적들을 좋아하게 되죠——심지어 그를 쓰러뜨리려고 최선을 다할 때조차도 그렇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존경하지도 좋아하지도 않는 사람들이있습니다 바로 우리들 안에 있는 반역자들입니다 조국을 배반해서 그 조국을 강점한 적국에 기생하여 직업과승진을 도모하려고 하는 자들이지요."
그의 마음속에 20여 년 전 지난번 전쟁이 끝나갈 무렵에한 말이 떠올랐다. 공동의 모험...…그것이 바로 터펜스와 함께 해온 생활이었고, 또한 언제나 그럴 것이다 공동의 모험………
"그녀가 죽기 전에 남긴 유언 같은 것 말이오. 그는 그말을 되풀이해서 말했다. "애국심만으론 충분치 않아요… 마음속에 증오심을 품어서는 안 됩니다.
"그럼, 확실히 우린 늙지 않았어. 단지 — 이번에는 -재미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뿐이야. 다른 경우에도마찬가지야. 이것은 우리가 두 번째 겪는 전쟁이야 그런데, 이번에는 전혀 다른 느낌이 든단 말야."
"알겠어요——우리는 전쟁의 연민과 황량함을 알게 된 거예요. 그리고 공포도 알게 되었어요. 전에는 이런 모든 사실을 생각하기에는 나이가 너무 어렸던 거죠."
아직까지 실마리 조차 찾지 못한, 그 골치아프고 복잡한 문제를 떠올렸다. 왜 베티 스프롯을 유괴했을까 ?
감동하기 쉬운 젊은이들은 다른 사람이 자신을 좋아하고 있다고 쉽게 믿어 버리는 법이다. 그리고, 그것은 사실이기도 했다 그녀가 칼을 좋아했다는 것 그녀가 정말로 그를 좋아한다는 것.
☆그녀는 ‘바다로 간 기수(手)‘란 연극에서 한 유명한 여배우가 외쳤던 대사의 어조를 생각했다. "그들이 편안히 쉬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조용한 시간이군….…"
암호용 잉크를 공급받아 왔거든요. 그건 아주 기막힌 연락방법이죠. 전에도 그 방법을 사용했는지는 분명치 않습니다. 그것은 세면대나 뭐 그런 비슷한 데서 ‘필요하면 사용할 수 있는 액체는 아니죠. 사실 그것은 아주 독창적인 거죠. 전에 딱 한 번 그 방법을 본 적이 있었는데, 아마 조끼 단추였을 겁니다. 아시겠지만, 그 물질에 적시는 거죠. 그것을 사용하고 싶을 때 단추를 물에 담그는 겁니다. 칼폰 다이님의 조끼에는 단추가 없었어요. 그는 구두끈을 사용한 것입니다. 아주 감쪽같죠."
토미가 말했다. "난 좋은 방법을 알죠. 예를 들자면당신의 이름은? N 또는 M으로 기입하시오." 실수가 벌어졌다 와장창하고 그릇 깨지는 소리가 났다. 완벽한 하인 애플도어가 허둥거렸다. 토미의 옷소매와손은 박하가 든 리큐르가 흘러내리는 바람에 온통 젖어 버렸다.
"나의 별명이 터펜스 (Tuppence = twopence와 같은 뜻으로, ‘시시한 것‘이라는 의미)라는 걸 설명드려야겠군요"
지금 여기 곤란한 일에 스스로 뛰어들어 더욱 큰 어려움을 찾아나서는 멋진 여인, 베레즈포드 부인이 있다. 그러니 어지 앨버트가 그녀의 마음을 돌릴 수 있겠는가? 그도그럴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았다. 그들은 ‘제5열‘이라는 추잘한 운명에 직면해 있는 것이 틀림없다. 그들 중 몇몇은또한 영국 태생이다! 바로 그 점이 치욕이었다!
아주 불길한 예감이 든다. 아니, 어쩌면 토미가 범인을잡은 것처럼 생각되기도 했다. 앨버트에겐 신중하게 추리하는 능력이 없었다. 대부분의 영국인처럼 그도 무엇인가 자극을 받으면 그럭저럭 골칫거리가 해결될 때까지 계속해서 되는 대로 해나가는 것이었다. 대위를 구해야겠다고 결심한 앨버트는 충견처럼그를 찾으러 나섰다.
"만일 내가 젊은이라면, 그애에게는 이 일에 관해 언급하지 않을 거예요. 변명한다는자체가 실수를 인정하는 것과 진배 없으니까."
그녀는 손을 죽 뻗어서 그의 손을 꼬옥 잡았다. 그들은서로 한동안 바라보았다. "우리는 항상 똑같은 것을 원해요." 하고 터펜스가 행복하게 말했다.
크리스티 여사는 제2차 대전을 배경으로 한 이 작품에서, 실제로 그 당시에 영국을 위기로 몰고갈 뻔한 ‘제5열‘ 즉, 내부의 스파이에 관한 문제를 다루고 있다. 따라서, 이 작품은 전쟁중에 애국심이라는 가치를 국민들에게은밀히 심어 주고 있는, 매우 현실적이고도 계도적인 내용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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