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라고 해서 항상 그렇게빈틈없이 생활하고 있는 건 아니야. 언젠가 밤에 네가 구치소에서 나온 사람과 춤추는 것을 봤지. 틀림없이 너와 가장 사이좋은 남자친구 중 한 사람이었어. 소문으로는 앤터니 브라운이라는 이름을 사용한다고 하더라만, 구치소에서는 토니 모렐리였지."
그 순간 앤터니는 로즈메리의 경박한 매력에 사로잡혔던 자신이 싫었다. 앤터니는 로미오가 줄리엣을 처음 봤을 때 로절린드를 생각하던 것과 같은 느낌을 맛보고 있었다.
작은 아파트에서의 은밀한 만남, 로즈메리와의 포옹. 꿈, 마음을 어지럽히는 관능적인 꿈. 그리고 꿈은 사라지고 깨어나야 할 시간이 다가왔다. 그것은 갑작스런 일이었다. 마치 터널을 통과하여 갑자기 밝은 햇빛 속으로 나온 것 같았다. 다시 본래대로의 스티븐 패러데이로 되돌아가서 로즈메리를만나는 일은 삼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이제 그만두어야 한다.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레퍼드는 자기의 이디오피안을 잊어버린 것이 아닐까요? 스티븐은 한숨을 쉬면서 씁쓸하게 웃었다. 그 바보 같은 말장난은 그녀가 맘에 들어 하던 표범 무늬의 남자용 가운을 그가 사줬을 때 나온 것이었다. 표범 무늬가 변질되어 가는 그 가운을 보고 스티븐은 말했던 것이다.
스티븐은 화가 나서 중얼거렸다. "독약이 섞인 샴페인이 로즈메리를 침묵하게 하는 유일한 방법이다." 분명히 스티븐은 진심으로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로즈메리의 샴페인 잔에 청산가리, 로즈메리의 핸드백에 청산가리. 독감 뒤의 우울 상태.
결혼한 그날부터 샌드라는 자신에 대한 남편의 사랑이, 자신이 남편을 사랑하고 있는 만큼은 되지 못한다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샌드라는 남편이 원래 무뚝뚝한 탓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샌드라의 열정은 샌드라 자신의 소위 불행한 운명이었다.
샌드라는 로즈메리 바턴을 증오하고 있었다. 만일 생각만으로도 사람을 죽일 수 있다면 샌드라는 벌써 로즈메리를 죽였을것이다. 그러나 생각으로 사람을 죽일 수는 없다 -생각하는 것만으로는 안 되는 것이다......
피가 거꾸로 솟는 것 같았다. 그 순간 조지는 오델로의 기분을 분명히 이해할 수 있었다. 현명한 해결? 그런 생각을 하는것은 덜 트인 사람이나 하는 짓이다. 조지는 아내의 목을 졸라죽이고 싶었다! 그 남자를 서서히 죽여 주고 싶었다. 누구지? 그 브라운이라는 사람일까? 그렇지 않으면, 그 키다리 스티븐패러데이인가? 두 사람 다 로즈메리에게 관심을 갖고 있었다. 조지는 거울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봤다. 눈이 충혈되어 있었다. 마치 당장이라도 발작을 일으킬 것 같았다.
그리고 주인 없는 좌석 하나가 눈길을 끈다. 훌륭한 계획이다! 극적이다! 범죄의 재현이다! 비록 완전히 똑같은 상황은 아니지만….. 조지의 마음은 과거로 되돌아갔다…. 로즈메리의 생일…로즈메리, 테이블에 엎드려 쓰러져 죽어 있었다.…
"그래, 분명히 그것은 거짓말이었소, 하지만 이상한 얘기가될지 모르겠소만, 그것은 거짓말이 아니었다고 할 수도 있소. 지금은 그것이 진심이었다는 기분이 드니까 말이오.. 이해해 줘요, 샌드라. 자신의 천한 행위를 항상 그럴 듯한 이유로 합리화시켜 버리는 인간이 있다는 것을 당신도 알고 있겠지? 사실은관심이 없으면서도 ‘성의를 보여야 한다‘고 생각하는 인간, 이렇게 하는 것이 자신의 임무라고 생각하는 인간, 자신의 천하고 불순한 행위를 모든 사욕을 버린 고결한 마음에서 비롯된것이라고 생각하면서 일생 동안 자신을 속이며 살아가는 위선자들 말이오!
해 보면 깨닫는 바는 많지만, 만일 그것이 진심이 아니었다면자들 말이오! 그런 인간들과는 전혀 반대인 사람들도 이 세상에는 있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좋겠소. 비천한 생각밖에 못 하고 자기 자신이나 인생에도 자신이 없기 때문에 모든 것을 잘못된 동기 때문이라고 생각해 버리는 것이오. 당신은 나에게없어서는 안 될 존재요. 이것만은 진심이오. 그 때의 일을 생각결코 지금까지 유지될 수는 없었을 거요."
자조(自)하듯이 스티븐은 말을 덧붙였다. 어리석은 사람이 지껄이는 말은 아무리 힘차게 외쳐대도결국은 알맹이 없는 헛소리‘라고 흔히들 말하지 않소."
당신에겐 약간 엉뚱한 생각으로 보일지도 모르겠소만, 그들은 같은 목적과, 같은 사고 방식과, 같은 희망과, 공포와 신념을갖고 있는 것이오. 단지 이상한 것은 그들이 성격상으로는 전혀 정반대라고 하는 점이지. 스티븐 패러데이는 넓은 시야를가진 지적인 남자로, 타인의 의견에는 놀랄 정도로 민감하나자기 자신에 대해서는 전혀 신념이 없고, 어딘가 도덕적인 용기도 부족한 데가 있소. 한편 샌드라는 중세적인 편협한 사고방식을 갖고 있지만 광신적으로 상대를 받들어 줄 수 있는 여자로, 상당한 배짱도 있지."
"성공한 사람은 대개가 불행하지. 그렇기 때문에 성공을 했다고도 할 수 있소. 그런 사람들은 뭔가 세상이 인정해 주는 것을 성취하는 걸로 자기 자신의 보람을 느끼는 인간들이 오.."
☆"당신도 그들을 잘 관찰해 보면 내가 말한 대로 느낄 수 있을 거요. 행복한 사람은 실패한 무리들 속에 있는 법이오. 그들은 별로 신경을 쓰지 않고도 자기 자신에게 만족할 수 있기 때문이지. 나처럼 말이오. 그런 사람들과는 쉽게 친해질 수가 있소. 이것도 나처럼 말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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