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준비해온 대답처럼 입밖으로 튀어나온, 시칠리아로 떠난 그.
험난한 시간을 지나고지나 도착한 그 곳에서, 사람들이 사라진 한낮의 거리를 걸어보고싶기도하고
다섯페이지에 걸쳐 열성적으로 적어내려간 생존요리법을 따라해보고싶어지는 마음이 간절해지는 책.
홀로 다녀온 짧은 스쿠터여행 이후 아내에게 느낀 것을 글이나 말로 온전히 전할 수 없었던, 그의 마음이 너무나 잘 알 것 같아
더 그 곳으로 당장 떠나고팠던.
여행지에서 열심히 사진을 찍고 동영상으로 남겨두지만 일상으로 돌아온 후 다시 그것을 보고있자면 그 때의 그 감동, 느낌이 아님을 알기에..
마지막 책장을 넘기고 난 후, 내 머릿 속을 떠도는 말은 단 하나!
그 곳에 가고싶다!
언젠가 누군가 여행을 가자한다면 나 역시 오래 준비해온 대답처럼 그렇게 말하겠지
시칠리아, 그 중에서도 5월의 시칠리아라고..

늙는다는것은 무엇일까? 그것은세상과 인생에 대해 더 이상 호기심을 느끼지 않게 되는 과정이다. 호기심은 한편 피곤한 감정이다. 우리를 어딘가로 움직이게하고 무엇이든 질문하게하고 이미 알려진 것들을 의심하게 만드니까
무너진 신전을 바라본다는 것은 이중으로 쓸쓸한 일이다. 제우스나 헤라, 포세이돈 같은 신들이 상상 속의 존재에 불과하다는 것, 인간이 세운 높고 위태로운 것은 마침내 쓰러진다는 것을 알게 되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훌륭한 인간이란 많은 것을 소유한 자가 아니라많은 것이 잘 지나가도록 자신을 열어두는 사람이다.
엄청난 사건들도 시간이 지나면 말 그대로 ‘역사의 한 페이지‘에불과하다는 것을, 이렇게 태연하게, 그리고 기습적으로 알려주는 책은 여행안내서밖에 없는 것 같다.
인간이 지어올렸기에이 집들은 끝내 돌무더기로 변해버린다. 세월이 지나면 무너진다는 것, 폐허가 된다는 것, 이것이야말로 신전이라는 건축물의 운명이다.
그럴 때 여행은 낯선 곳으로 떠나는 갈 데 모를 방랑이 아니라어두운 병 속에 가라앉아 있는 과거의 빛나는 편린들과 마주하는, 고고학적 탐사, 내면으로의 항해가 된다.
사랑은 무엇이나 가능하게 한다. 돈은 모든 것을 이긴다. 시간은 모든 것을 먹어치운다. 그리고 죽음이 모든 것을 끝장낸다.
사서 축적하는 삶이 아니라 모든 게 왔다가 그대로 가도록 하는 삶
☆그런 여행은 마치 예정된 운명의 실현처럼 느껴진다
가이드북 보니까 이탈리아에 이런 속담이 있대.사랑은 무엇이나 가느하게 한다. 돈은 모든 것을 이긴다. 시간은 모든 것을 먹어치운다. 그리고 죽음이 모든 것을 끝장낸다.
사람들을 감동시키든가 웃기든가, 아니면 유용한 정보를 줘라. 내 서가의 책들에도 그런 기준을 적용했다. 나를 감동시켰거나즐겁게 해주었거나
우리 인생의 어떤 순간에는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이 자기 운명에 대한 예언이 된다.
내게는 ‘과거의 내가 보내온 편지‘ 같은 책이지만 어떤 독자에게는 미래의 자신에게 보내는 약속 같은 책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해보면 내 많은 여행이 그렇게 시작되었다. 어떤 나라나 도시를 마음에 두었다 한동안 잊어버린다. 그러다 문득 어떤 계기로 다시 그 곳이 떠오른다. 그리고 정신을 차려보면 어느새 그 곳에 가 있다. 그런 여행은 마치 예정된 운명의 실현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나는 정류장에 남아 있는 대가로, 그들에게 손을 흔들어주는 대가로 돈을 받는 사람이었다."
세상의 모든 우물이 그렇듯 그 곳은 비어 있다.
어떤 풍경은 그대로 한 인간의 가슴으로 들어와 맹장이나 발가락처럼 몸의 일부가 되는 것 같다. ... 그렇듯, 풍경의 장엄함도우리 몸 어딘가에, 그 자체의 생명을 가진 채 깃든다고 믿는다.
인간의 소음이 사라진 밤에는 동물들의 소리가 더욱 크게 들렸다. 그들은 마치 그곳의 주인이 자기들이라고 주장하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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