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블 위의 카드 ㅣ 애거서 크리스티 미스터리 Agatha Christie Mystery 28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김석환 옮김 / 해문출판사 / 199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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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와로 씨!‘
맑고 낭랑한 목소리였다. 악기에서 울려 나오는 소리처럼어딘지 꾸민 데가 있었다. 하지만, 그 목소리에는 자극적이거나 성급한 기미라고는 전혀 없었다. 포와로가 소리나는 쪽으로 몸을 돌렸다. 그 사람은 정중하게 악수를 청해 왔다. 그의 눈에는 어딘지 모르게 비범한 기운이 감돌고 있었다. 누구라도 우연히 그와 눈길이 마주치기만 해도 그전까지 느껴보지 못했던 이상한 감정에 사로잡힐 것만 같았다.
‘안녕하시오, 세이터나 씨.‘ 하고 포와로가 말을 건넸다.


"그런데 내가 만일 살인을 해야 된다면 -"
셰이터나 씨는 말을 하려다 멈췄다. 그 말은 모두의 주의를끄는 효과를 발휘했다.
모든 사람들의 얼굴이 그를 향하고 있었다.
"나 같으면 아주 간단하게 일을 처리하겠습니다. 사고란 건어디에나 있거든요-총기 사고만 해도 그렇죠-또, 집안에서벌어지는 사고도 있고요."
그러더니 그는 어깨를 으쓱하고 나서 자기의 포도주 잔을 집어들었다.
"그렇지만, 내가 어찌 이 많은 전문가들 앞에서 살인을 논하겠습니까?"
그가 술을 들이켰다. 등불이 그의 잔과 기름을 바른 수염과,
나폴레옹을 연상시키는 환상적인 눈썹이 있는 얼굴을 동시에 붉게 비추었다.
잠시 침묵이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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