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늘날까지도 그를 그리워하며 가끔 "사냥이 시작되었네, 왓슨!" 이라고 하는그 낯익은 대사가 들리는 듯한 환청에 시달린다. 그 소리를 듣고나면 믿음직한 리볼버를 손에 쥐고 어두컴컴한 베이커 가를 휘감은 안개 속으로 뛰어들 일이 두 번 다시 찾아올 리 없는 현실이 새삼스럽게 느껴질 따름이다. 모든 인간의 운명이라 할 수 있는 그거대한 어둠 너머에서 홈즈가 나를 기다리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종종 들 때면 솔직히 나도 그의 곁으로 건너가고 싶다. 해묵은 상처가 나를 끝까지 괴롭히는 가운데 끔찍하고 무의미한 전쟁이 이 나라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으니 내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을이제는 더 이상 납득하지 못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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