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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전한길 한국사 2.0 단권화 기본서 2016 공단기 기본서 시리즈
전한길 지음 / 에스티앤북스(ST&BOOKS)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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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필기노트를 보충하려고 구매했습니다. 400페이지 단권화라 부담이 덜하고 아주 좋네요. 예상문제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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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책들의 미로
발터 뫼어스 지음, 전은경 옮김 / 문학동네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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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어도 책에 대한 환상은 계속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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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광
렌조 미키히코 지음, 양윤옥 옮김 / 폴라북스(현대문학)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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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광고문구가 '고품격'과 '막장'이던데, 이 둘이 동의어로 쓰이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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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소설/예술MD 2011-08-18 1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역설적인 나열이 효과적으로 보여서 그렇게 썼습니다. 이를테면 그것은 소리없는 아우성이죠. 믿기 힘드실 수 있겠으나, 아마 읽어보시면 공감하게 되실 겁니다. 게다가 이 책 무척 재밌습니다.
 
사라진 이틀 미스티 아일랜드 Misty Island
요코야마 히데오 지음 / 들녘 / 2004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종신 검사관'의 요코야마 히데오 작품

'종신 검사관'은 기대치 않은 곳에서 꽤나 재미있고 무척 신선했던 작품이었다.
그런 연장선상의 가벼운 기대감으로 집어든 이 책은 다카노 가즈아키의 '13계단'에 이어 이것저것 스스로에게 많은 질문을 던지게 하는, 가슴 쓰리는 책이었다. 


일반적인 미스터리나 서스펜스적 요소 하나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사람의 감정에 대한 심리적 긴장감과 불안감으로, 읽는 내내 뭔가 아릿한 저림을 느끼게 했던 책이다. 
그리고 재독임에도 불구하고, 그런 감정적 스릴은 전혀 줄어들지 않았다.


'사라진 이틀'은,
용의자가 자백은 했으나, 범죄 후 자수하기까지 행적이 묘연한 이틀 동안의 시간적 공백을 가리킨다.


가지 소이치로. 
일본 경찰 간부인 경감. 7년전 백혈병으로 독자를 잃었으며,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는 부인을 교살, 그리고 이틀 간 시체 방치.


이야기의 줄기는 <경찰관의 아내 살인, 그런데 왜 그는 자살하지 않았을까> 이다.

책의 번역자도 지적했듯이, 일본인의 '자실'에 대한 문화적 시각은 우리의 그것과 사뭇 다르다.
자살을 통해 자기 최후의 자존감과 긍지를 지켜내야 한다고 믿는 문화.


그래서, 그를 바라보는 타인들은 '어째서 아내를 살해한 경찰이라는 사내가, 자살로 신의를 지키지 않고 구차하게 자수함으로써 목숨을 연명하려 하느냐!'라는 분노로부터 의문과 경계를 드러낸다.
그리고 수사는, 이야기는 거기서부터 시작된다. 


의문을 쫓아가는 여섯 명의 사람
자부심으로 무장된 베테랑 심문관, 중앙으로의 복귀를 노리는 검사, 특종의 먹잇감을 노리는 신문사 '용병' 기자, 알츠하이머 병을 앓고 있는 전직 판사 아버지를 둔 현직 판사, 정상에서 나락으로 떨어진 변호사, 그리고 은퇴를 앞둔 감옥의 교관.

이들은 각자의 입장에서, 각자의 시선으로 가지 경감을 바라본다.
그리고 끊임없이 묻는다, 왜 자살하지 않았냐고, 자수의 뒷배경이 부끄러운 것이 아니냐고.


그리고 가지 경감은 답한다.
"죽을 장소를 찾았었다.... 그렇게 말하면 되나요?"

이것은 분노일까, 아니면 슬픔일까.
가슴이 타들어갈 듯이 뜨거워졌다.
시키는 한마디 한마디 말을 씹어뱉었다.
"그런 걱정은 필요 없습니다. 나는 그저, 당신의 진정한 마음을 알고 싶을 뿐입니다."




그리고, 진짜, 시키는 자신의 말을 책임지기 위해, 그리고 다른 다섯 명 역시 그들 나름의 도리와 자기 방어를 위해, 가지 경감의 일에 매달리게 된다. 

그리고 '앞으로 꼭 1년만 더 살고 싶다!'는 간절한 바람을 알게 된다.
왜일까? 왜 하필 일년일까?

그리고 각자에게 덧씌워진 질문,
"당신은 무얼 위해 사나요?"

우리는 각자 무얼 위해 사는 걸까?
그냥, 주어진 삶이니까?

나는 무얼 위해 사는 걸까?
목적 없는 삶은 불안하고 무의미한 걸까?


인생 오십년.
1년만 더 살고 싶다던 가지 경감은, 또 다른 생명 하나를 더 건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으로 자신을 버텼다.
사방이 어둠인 절망 속에서, 그가 희망을 찾아 꿈틀거렸던 건, 그저 삶에 대한 욕망 때문일지 모른다.
그래서 구차한 걸까? 희망으로 버티는 것이?


나는, 어떤 희망을 가지고 살아가는 걸까?


답은, 없다.




후지바야시는 재판관 전용 복도를 걸으면서 자신의 발언을 조금 후회하고 있었다. 말투는 부드러웠지만 쓰지우치라는 사내는 질투심이 많은데다가 자부심이 강하여 아랫사람의 의견이나 반론을 용납하지 않았다. 현 지법원장과 파벌도 같고 사이도 그럭저럭 괜찮기 때문에, 아주 작은 실점도 지법원장에게 그대로 전달되는 상황이었다.

자중해야지, 후지바야시는 스스로에게 말했다. 근무평정이 나쁘게 나와 벽지에 있는 지원으로라도 보내지면 세다가야를 오가기 힘들어진다.



나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
각자의 상황에서 우리는 누구나, 스스로에게 부끄럽게 아둥바둥거리며 산다.
희망의 크기도 각자 다르고, 절망의 크기도 각자 다르다.

모습만 다를 뿐이지,
누구가 조금씩은 구차하다.
갑과 을의 관계는 상대적인 것이며,
희망과 절망은 동정의 앞뒷면과 같다고 한다.

인생은 누군가 대신 평가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스스로가 평가하는, 구차하지 않은 삶, 그게 과연 존재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나의 절망을 희망일 수 있게 할, 그런 사라진 이틀이 내게도 존재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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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이머즈 하이 1
요코야마 히데오 지음, 박정임 옮김 / 함께(바소책) / 2005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클라이머즈 하이(Climber's High)
암벽등반을 할 때 흥분상태가 극한까지 달해 공포감마저 마비되어버리는 현상.
그 마비된 공포가 풀려버리는 찰나, 마음 속에 억압되어있는 모든 공포심이 한꺼번에 분출되어 버리고, 더 이상 한발자국도 내디딜 수 없는 진짜 공포가 온다.


(별의 개수는 평가가 아니라, 감동과 만족감의 정도이다.)
 

제목이나 표지의 그림만으로는 한번 들춰보고픈 생각은 들지 않는 책이다.

순전히 요코야마 히데오의 전작에 대한 만족감, 그의 다른 작품에 대한 기대감으로 이 책을 골랐다.
그리고 만족감과 감동은 '사라진 이틀'과 다르지 않다.
그의 이야기는 전혀 예기치 않은 곳에서 긴장과 감동을 가져다 준다.




일본의 군마 현.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는 대도시와 달리, 그저 한적한 지방.
그래서 그 지방의 신문사 역시, 현의 모습과 닮아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러던 어느 날, 520명의 사망자를 낸 비행기 추락 사고가 발생하고, 장소는 바로 가장 험난하다고 알려진 암벽 봉우리, 츠이타테이와이다.
조그만 지방에 날아들어온 전대미문의 큰 사건을 두고 키타칸토 신문사 기자들은 최고, 최대, 최초라는 흥분과 기대, 열의, 사명 의식에 들뜨게 된다.

비행기 추락 사건의 총괄 데스크를 맡게 된 유키.
그에게 패배감과 질투를 느끼는 선후배 기자들.
현장 사건 기자라는 자부심으로 독선적이 되어 버린 후배 기자.
사건 현장의 참혹한 모습에 뒷걸음질치는 신참 기자.
그리고 추락 사건 당일, 유키와 암벽 등반을 계획앴던 안자이의 갑작스런 사고.


이들과 어울려 사건을 기사화하고 신문으로 찍어내는 일련의 과정에는,
사명감, 특종에의 일그러진 욕망, 의협심, 선정적인 자부심이 얽혀 있다.


그리고 그 모두를 관통하는 한 마디는 '내려가기 위해 오른다'는 안자이의 말이다.
오랜 시간 기다려온 등반가로의 복귀를 하루 앞둔 시점,
안자이는 왜 유흥가에서 쓰러진 채 발견되는 걸까.
지연성 의식장애, 즉 식물인간이 된 안자이에게서 들을 수 있는 말은 없다.

다만, 여러 들춰지는 사실들을 통해, 그는 전무의 개이길 포기하고 본래의 자신으로 돌아가고자 했을 거라는 추측만이 가능하다.


그래서 일견 현학적 혹은 상투적으로 들릴 이 말에 대해 유키는, 인생을 살아가는 우리네의 여러 이상적인 모습 가운데 하나가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모든 사고를 '오르는 것'에 집중하는 험난한 압벽에의 등반처럼, 가열차게 질주해서 정상에 올랐다가도 언젠가는 내려가는, 삶도 마치 인생의 정점에서 멋지게, 혹은 자연스럽고 부끄럽지 않게 내려가야 하는 것이다, 라는 깨달음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을, 타인을 이해하고 격려하고, 또 연민해야 하는 것이다.



광고부장인 쿠라사카는 비행기 추락 사고 현장을 찾아가 부서진 비행기 파편과 널부러진 시체들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다. 그리고 파편들을 몰래 주머니에 감춰 넣는다. 말하자면 (비열한) 전리품이다.
사고 현장의 비참함을 가장 처음 목격했던 신참 기자는 그를 코뼈가 부러지도록 이가 나가도록 흠씬 때려눕힌다.

잔인하고 멍청한 놈, 인간의 탈을 쓰고는 그럴 수 없다.
그렇지만 그를 어떻게든 구슬러야 한다. 그래야 신참자의 기자 생명을 구할 수 있다.

그런 마음으로 찾아간 길에, 유키는 놀이터 한구석에 쭈그리고 앉아 다 늙은 개의 배변을 도와주고 있는 쿠라사카의 모습을 발견한다. 그 속에서 유키는 혐오와 연민이 뒤섞인 감정을 느낀다.


<쿠라사카는 기자인 척하고 싶었던 것이다. 광고를 따내기 위해, 대화의 소재를 찾기 위해 오수타카산에 올랐던 것이 아니었다. 스폰서에게 자신은 그냥 영업사원이 아니라 기자의 일도 하고 있다고 말하고 싶었던 것이다. 세계 최대의 사고 현장을 밟았다고 얘기하고 사진과 기체의 파편을 보여줌으로써 '호오!'라고 느끼게 하고 싶었던 것이었다. 단지 그것을 위해 쿠라사카는 오수타카산에 올랐던 것이다. '기자병.' 편집국을 떠난 기자들이 많이 걸린다.
기자인 척하다가 진짜 기자에게 맞았다.>


인간을 보는 모습은 여러 가지가 있다.
무엇이 진실인지, 어느 것이 가장 진실에 가까운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감정이란 완벽한 하나의 통일체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키는 그의 내면을 정확하게 읽었고, 유키가 느낀 대로 쿠라사카는 '사고'로 위장한 채 그 불순하고 혐오스러웠던 순간을 회사에 발설하지 않는다.


사람의 마음을 읽는다는 건 이런 것일 게다. 연민으로 이해하는 것.
아! 하고 맞장구 치는 이런 두근거림의 순간은 이야기의 곳곳에 드러난다.


<저의 아빠와 사촌 오빠의 죽음에 울어주지 않았던 인간들을 위해서 전 울지 않겠습니다. 가령 그것이 세계에서 가장 비참한 사고로 죽어간 사람들을 위한 것이라도.>

위대한 사람의 죽음, 그렇지 않은 사람의 죽음.
불쌍한 죽음, 그렇지 않은 죽음.
언론의 관심을 받는 죽음과 그렇지 않은 죽음.
이런 불합리함을 원망하는 어느 독자의 투고는, 지금 당장 죽음을 맞닥뜨린 유족들의 슬픔이라는 큰 장애물을 뒤로 하고, 편중되지 않을 권리를 앞세워 신문에 실린다.
유족과 독자들의 항의가 빗발칠 거라는 동료들의 불안과 항의에 대고 유키는 소리친다.

"유족이 소란을 피워? 가족을 잃은 사람이 그 여학생의 기분을 모를 리가 없을 텐데!"

그랬다.
죽음이란 불가항력에마저 가치가 매겨지는 세상을 혐오하는 데도, 그 혐오에 이의를 제기하는 독자들의 정의감에도, 혐오와 분노를 이해하는 유족들의 안타까움에도 각자의 진실은 있다.

그리고, 이 일을 빌미로 퇴직과 한직을 권고 당하는 시점에서, 가족의 안위와 글을 쓰고 싶다는 욕망에 자존심을 버리고 한직을 선택하는, 그 한직에 정말 만족하는 정년의 나이인 유키에게도,



인생은 똑같이 '(잘) 내려가기 위해 오르는' 험난한, 도전할만한 가치가 있는 암벽등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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