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만 먹으면 트리플 5
장진영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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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희.

인간의 선함을 믿는 젊은 여성 판사인 주인공 '나'. 자식을 잃고 자살한 엄마의 장례식장에 홀로 두 사람을 잃어버린 아버지를 바라보다. 부조금을 가지고 찾아간 나와 선배. 부조금을 슬쩍하는 선배는 제멋대로 남의 돈을 슬쩍하고, 나 또한 정의의 틀안에 당근과 채찍같은 표현으로 너무 과도한 액수에 대한 작은 위반이라는 위증적인 모습을 내비춘다.

"곤희를 맡아보는것 어때?"
부장판사에게 잘 보여야 할 절차로 부장판사가 후원하는 집에 있는 여자 아이를 잠시 돌봐달라는 제안이다. 그것으로 인해 나는 성장했다는 인상을 부장에게 보여주는 수단으로 곤희를 이용하라는 선배의 조언. 열아홉살의 소녀와 함께 이틀을 있어주기만 하면 된다.
기쁨도 슬픔도 없이 투명하게 담겨 있는 물. 오래도록. 같은 자리에. 곤희를 보는 첫 인상의 느낌은 이랬다. 자신의 슬픔을 전시하듯 말하고 그것에 대한 교환에 익숙해진듯 보이는 곤희는 세상의 온갖 힘듦과 세상에 찌들어버린 모습일지도 모르겠다. 무심코 임신중이라고 말하는 곤희가 민망하지 않을까 했지만 슬픔을 무미건조하게 전하는 곤희. 생명을 머금고 있지만 생명력없는 곤희의 모습은 슬프지만 슬픔을 공유할 수 없다.

보육원에 들린 나와 곤희.

지금 나에게는 그 어떤 것을 바로잡을 권능이 없다는 것을. 저곳으로 들어갈 수 없고, 들어가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그게 이 시험의 답이었다.

판사인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고통받는 사람에게 낙하산과 버클을 채우고 높은 하늘에서 밀수밖에없는 한계적인 도움밖에 줄 수 없는 자신들의 역할임을.

날카로운 통조림 뚜껑을 기념으로 챙겨간 곤희.
그세 잊어혀 거린 자살한 부인의 사건또한 지나가는 이야기처럼 스쳐가는 사람들의 모습처럼 지나치듯 사라져간다.
낙하산과 버클을 잘 확인하고 아이를 비행기 밖으로 잘 떠밀었다고.
한번더 부탁하는 부장의 부탁.

나는 아니요.하고 싶지 않습니다.
드디어 정답을 말했다.

여기저기 끌려다녀 나를 위해 해준다는 그들의 선행안에 숨은 의도를 알던 알지 않던 응해야하는 상황들과 마주침이 진행되던중 마지막 주인공 나는 드디어 나를 향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나에 주장을 펼치면서 책은 끝났다. 곤희 또한 원한건지 원하지 않았는지 조차 모르는 그녀의 슬픔을 통해 주인공은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을 것이다. 또한 꼬막 강아지를 향해 바늘을 들고 다가가는 아이를 통해서도 꼬막의 모습을 통해 자신과 선배의 모습에서 저항할 수 없는 저항하지 않음에 당연함을 부수고 스스로를 판단하게 되는 탈피의 과정을 겪어 나가는 계기가 되었다. 공평한것인가 공정한 것인가를 판단하고 결정해야하는 모습이 가장 가까이인 나를 향해 되묻는 깊은 사고를 하게만들어주는 계기가 되는 내용이다.


마음만먹으면.

정신 병원에 들어간 주인공. 거식증에 걸려 점점 삶의 의욕이 사라져가는 힘 없는 내 앞에 정신병원에 있는 부수에 서 있는 피자언니. 하루종일 산쳑로 옆 공중전화 부스에서 잠도 자고 누군가와 통화를 하고 있다. 나는 진짜 환자라고 스스로 믿지않고 나머지 그들은 진짜 환자들. 피자 언니는 지나가는 사람을 향해 말을 건다. "피자 시킬건데, 드실래요?" 그녀에겐 동전 한 닢 조차 없었다. 이유를 알수 없는 거식증과 쓰러졌던 기억이후 엄마는 날 정신병원에 넣었다. 피자언니가 산책하는 나를 불러세운다. "너 피자 먹을래?" 피자언니의 말에 "네" 내가 대답한다. 피자언니는 당황한다. 입술이 파래진 언니. 아무도 대답 해주지 않았던 물음에 대답한 나를 통해 피자언니는 자신의 현실을 마주한다. 나 또한 잉어 튀밥을 들고 다니라는 의사에 말에 의미없는 행동 속에 어떤 보호자를 통해 "잉어가 어디 있어. 겨울인데.물 다 뺐는데."라는 말을 들으니 조금 웃음이 나왔다. 알고 있었으나 직접들으니 속이 후련하다는 말처럼 안되는 것에 대해 들으니 쉽게 현실이 이해가 되었다.

의사는 인공호수에는 잉어가 있다고 했다. 의사는 턱을 확인하지 못한 건 자기 잘못이라고 사과했다. 하지만,
"어쩌면 알았는지도 모르겠다. 저기 턱이 있어서 내가 너한테 모이를 줬는가봐. 네가 마음만 먹으면 휠체어에서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한 모양이야."
마음만 먹으면. 그게 얼마나 허망한 말인지 나는 이제부터 수도 없이 배울 터였다.

무허가 정신병원에서 퇴원한 나는 이제 딸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나로 되어 있다. 소통되지 않았던 엄마와 나의 관계속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던 그녀는 딸 아이를 이해해보려고 하고 딸 아이에 물음에 응답해보려고 한다. 지난 과거에 불통으로 인해 힘든 그녀의 고통이 딸 아이의 작은 호흡과 속삭임으로 그녀는 조금씩 치유되고 조금씩 대답한다.
"그냥 말해도 돼, 아가. 여기 우리밖에 없어."
그녀가 원했던 엄마의 모습이지 않았을까?


새끼돼지.

갑자기 맡게된 사촌조카가 주인공 집에서 겪는 균열을 그렸다. 사촌 오빠의 부인은 베트남 이주여성 호야라는 부인과 그사이에서 낳은 하엘은 사촌 형부에 훼방으로 인해 균열된 상태에서 주인공에 집으로 잠깐 오게된다. 이미 힘든 삶을 많이 겪은 하엘은 나에 가정에 흡수되는 것 처럼 가볍게 관계 형성을 해 나가는 것 같았다. 하지만 자꾸만 느껴지는 가족의 균열에 하엘이 적극 가담하면서 불신과 불편함으로 나는 하엘을 남으로 선을 그어버린다. 하엘로 인한 시터에 대한 불신과 남편에 대한 의심은 나의 호의를 무참히 짓밟는 배신으로 다가온다. 아니라는 오해가 풀려도 나에게 남은 내적 불신은 폭력으로 드러나고 집에 들어온 새끼돼지 한 마리는 보이지 않는 관계들을 흐집어 놓고 다니게 된다. 집착적으로 하엘을 좋아했던 딸 수빈도 이제 실증내고 남편은 호야의 구제노력도 시들어진다. 가족의 관계는 아기돼지 한마리로 인해 행복함을 잃어버린것이 였을까? 아니면 새끼돼지로 인해 행복한척 했던 흔들렸던 관계를 비춰보게 된 것이였을까?

작지만 관계 속에 들어나는 화합, 균열, 믿음, 배신 등 심리적 서사를 자유롭게 표현한 장진영 소설에 매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책을 제공받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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