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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가 된 아이 ㅣ 사계절 아동문고 99
남유하 지음, 황수빈 그림 / 사계절 / 2021년 2월
평점 :
짧지만 강한 글에서
전해지는
다양한 생각
아동문고라고 하여 아이들이 읽는 가벼운 책일거라 생각했지만 전혀 아니였다. 짧은 단편에서의 세상은 하나의 크고 큰 생각을 만들어주는 의미있는 내용으로 꾸며져있다. 독특한 생각과 신비로운 작가만의 특유의 느낌 속에 하나하나 심여를 기울인 흔적들과 교훈적인 메세지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온쪽이
반쪽이인 세상 속에 사는 온쪽이. 남과 다름속에서 스스로를 자책하고 남들로 비난받고, 따가운 시선 속에 살아간다. 오른쪽이, 또는 왼쪽이가 정상적인 기준이 되는 세상 속에서 온쪽이는 비정상적이고 지지리도 나쁜 운에 당첨된 것이다. 뭔가 다르면서 느끼는 그들의 시선이 안타까웠고 우리 주변에서 우리 또한 대중적인 기준이 아닌 것들에 대해 보내는 시선이 과연 진짜 올바르고 정상적인 것일까 라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부분이 였다. 반쪽이 세상속에 온쪽이는 비정상이지만 우리들 세상 속에서 보는 온쪽이는 너무나 지극히 정상이고 평범해보일뿐.
정상과 비정상의 차이는 우리와 다른 다는 것만으로 구획짓기에는 너무나 정당하지 않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온쪽이 엄마가 느끼는 힘듦은 온쪽이 자체 그대로 온쪽이 인채 견디고 헤쳐나가길 바란다. 하지만 아빠와 형은 반쪽이로의 그들의 기준에서의 정상적인 모습인 반쪽이로의 수술을 원한다. 지속되는 싸움이 온쪽이로 인해 생겨나서 견디기 힘들었던 온쪽이는 수술을 결심한다. 심장쪽인 왼쪽이로의 수술을 권하는 의사와 온쪽이가 편한 오른쪽으로 수술을 원하는 상황. 결국 그마저도 온쪽이는 오른쪽을 잘라야 되는 상황으로 결정된다. 수술이 결정된 후 병원을 오가며 수술은 먼저 하게 된 다른 여자아이를 보았지만, 그녀의 수술 모습은 행복으로의 모습이 아니 슬픔의 모습이였다.
"선생님이 정상으로 만들어 줄게"
그것은, 슬픔이었다. 정상이라는 말의 의미를 생각할 때 마다 나는 깊은 슬픔을 느꼈다. 남들에게는 비정상으로 느껴지는 내가 내게는 정상이었다.수술을 통해 남들에게 정상으로 보이는 내가 된다면, 나는 죽을 때까지 스스로를 비정상이라고 느껴야 할 것이다. 그러니까 나는, 왼쪽도 오른쪽도 잘라 내고 싶지 않다.
마취하러 들어가는 순간, 온쪽이는 스스로가 드디어 스스로를 사랑해보자는 용기를 찾는다. 타인으로 결정되는 평가되는 삶이 아닌 스스로가 스스로를 사랑하고 인정하면서 당당하게 온쪽이로의 삶을 살기로 결정한다. 두발로 빠르게 달리며 병원을 탈출하는 장면은 너무나 홀가분하고 통쾌하고 온쪽이를 응원해오고 가슴조렸던 긴장감이 사라지는 순간이였다.
책을 읽고 닉부이치치가 생각이 났다. 그는 태생적으로 팔 다리가 거의 없이 태어난 사람이였다.그의 강연을 우연히 듣게 되었고, 온쪽이가 느끼는 경험과 비슷한 유년시절을 보냈었다. 하지만 당당하게 세상과 맞써 견디며 그의 삶을 온전히 그의 것으로 살아가고 있다. 사람은 결국 나 자신을 사랑하고 타인과 비교하지 않는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를 허물어 버리고 사는 것이다. 그런 과정이 힘들고 견디기 어려울 것이지만, 거기에 굴복하지 않고 딛고 일어서는 모습은 또다른 온쪽이들을 위한 희망이며 스스로의 삶도 더 의미있고 가치있을 것이다. 타인의 다름을 인정하고 배려하고 감싸주는 우리의 모습도 필요할 것이라 생각한다. 행복한 온쪽이의 모습을 늘 응원하고 기도한다.
나무가 된 아이
필순이는 나무가 됐다. 준서는 학폭 가해자로 필순을 괴롭힌다. 나쁜 말들로 필순이를 괴롭히게 되고 필순은 그 자리에서 나무가 되어버린다. 내용이 신선하고 충격적이고 독특해서 읽으면서도 감탄을 하였다. 아이들 눈에만 보이는 그 광경들, 옆반 아이는 준서의 괴롭힘에 무당벌레가 되어 버렸고, 준서는 악질이고 괴롭히는 것 만큼이나 머리가 좋아 반에서 1등을 놓친 적이 없다.
가해자들 무리는 필순이는 괴롭히고 그걸 보는 주인공과 읽는 나도 너무 안타깝고 지켜보는 내내 슬프고 암담했다. 나무로 된 필순이에 나무가지를 꺾었고, 그 자리에 진득한 피가 흘러내린다. 교실은 핏빛창문으로 물들고, 필순의 나무에 새겨진 '죽어'라는 글씨. 유난히 기분좋아보이는 준서의 모습. 준서는 나무에 잎사귀를 다 뜯으라고 친구들을 시키고 폭풍우가 몰아치는 소리가 나며 교실은 새빨간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준서가 쓰러지고 담임은 준서가 왜 쓰러졌나며 준서괴롭히는 친구가 누구냐며 되려 피해자로 둔갑된 상황이 연출된다. 주인공과 주변 친구들은 턱밑까지 올라오는 진실의 목소리를 결국 내지못하고 지켜만 보고 있는다. 마지막 주인공은 필순이가 너무 불쌍하고 안타깝고 필순을 기다리는 동생들을 등하교길에 본 터라 양동이의 가득물을 담아 필순이 나무에 뿌려준다. 그런 나에게 건넨 필순의 그 한마디.'고마워' 그 부분에서 책을 읽다가 울음이 터질뻔했다. 이 모든 힘든 상황을 견디고 있던 필순의 그 한마디가 너무나 안쓰럽고 너무나 미안했다.
고작 물을 준 것 뿐인데
그 작은 관심 한번, 사소하지한 그들을 향한 용기가 너무나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학폭 사건은 요새도 엄청 큰 이슈다. 필순이 같은 아이가 없어질 수 있으려면 우리는 가해자들을 무관심있게 바라보는 방법은 옳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작은 관심이지만 물 한 모금이 더 이상의 필순이가 생기지 않도록 해줄 수 있는 우리의 모습이 되어야하며, 가해자는 결코 용서될 수 없는 큰 잘못임을 스스로 깨달고 이런일들이 없어지길 간절히 바랬다.
착한 마녀의 딸
바이올렛은 착한 마녀의 딸이다. 새로 이사온 마을에 제니, 샬롯,쌍둥이 폴과 토미, 에밀라 네 집이 살고 있다. 새로 이사와 친구를 사귀려다 어색해지자 엄마가 마녀임을 얘기한다. 관심이 생긴 아이들은 바이올렛에게 이것 저것 마법을 보여달라 조른다. 진정한 친구는 무엇인가를 계속 요구하면서 다가오지 않는다. 조건적인 요구.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가차 없이 버리고, 요구만을 위해 만나는 친구는 진정한 친구 관계가 아니다.아이들 사이에서 이런 상황들이 많이 생길 수 있는데 친구에 대해서 진정성 있는 친구사귐에 대해서 다시 한번 알게 만들어주는 내용이다. 결국 해달라는 요구로 백조로 변신시켜준 제니는 자신을 진짜 백조인줄 알고 죽이려고 했던 아빠와 대면하면서 자신을 백조로 만들어 주었던 친구에서 자신을 백조로 만들어버린 마녀의 딸 바이올렛으로 그녀를 몰고 간다. 결국 바이올렛은
나쁜 마녀로 여론몰이가 되며 친구였다고 믿었던 친구들은 그녀를 불러 사과하는 척하다가 화형을 해버린다. 사과하고 다시 좋은 친구가 되고 싶었던 바이올렛은 또 다시 버림받고 불에 타버린다. 진정한 친구를 생각하게 만드는 생각이 들게 하고 마녀라는 선입견과 편견으로 여론몰이되는 모습이 안타까웠다.
넌 마녀야.
우리랑은 다르지.
구멍 난 아빠
목욕탕을 함께 가는 부자. 지훈이와 지훈이 아빠. 우연히 아빠 등을 밀어주다 발견한 아빠 명치의 손가락이 들어갈 만한 구멍을 발견한다.
처음 본 당황스러움도 있고 아빠가 당황스러울 까봐 지훈이는 아빠에게 묻지도 못한다. 아빠와 엄마는 늘 심하게 싸운다. 서로가 서로에게 상처주는 말과 얼룩으로 찌든 둘의 다툼속에 상처의구멍은 하루하루 커져간다. 다시 찾은 목욕탕에서 지훈이는 아빠에게 구멍에 대해서 여쭈어 본다. 이미 알고 있던 아빠.
아프지 않은 구멍은 찬 바람이 불며 시리다고 한다.
꿈을 잃어서가 아닐까.
아빠의 한숨은 구멍에서 나오는 걸까?
아님 구멍으로 빠져나가는 걸까?
어느 쪽이든, 지금 아빠의 가슴은 시릴 것 같았다.
나도 글을 잃고 나에게는 있을까 싶은 구멍을 찾아보았다. 사람들마다 작은 구멍부터 큰 구멍까지 가슴 속 구멍을 안고 살아갈 것 같다. 샤워하는 엄마의 모습 속에 비춰진 아기 머리통만 한 구멍을 우연히 보게 되며, 어른이 되어버린 우리는 진정한 우리의 삶을 찾아가는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지 의구심이 들었다. 꿈을 쫒아 살아오다 꿈이 없는 삶의 의미를 진정 찾지 못한 채 텅 비어버린 어른들의 구멍을 발견한 지훈이는 그 만의 미래 자신의 삶의 구멍을 없애기 위해 자신을 찾아가고 찾으면 하는 바램을 해본다.
뇌 엄마, 웃는 가면도 기발하고 독특하다. 이렇게 짧은 내용으로 임팩트있는 글을 써내려가시는것에 감탄했다. 뇌만 살아남은 엄마와의 관계 속 엄마를 필요로 하는 주인공의 보고픔과 그리움이 느껴졌다. 웃는 가면은 학생들이 느끼는 학생들간의 시기, 질투, 인기, 부러움에 대해 경험하는 그 시절의 심리를 잘 묘사하였다. 결국 웃는 가면을 쓴 악마의 유혹에 먹히는 부분에서 자신을 찾지 못하고 가면을 쓰고 다니는 악마와의 거래를 허락한 부분은 섬뜩하면서도 오싹하였다. 청소년 기에 느끼는 그들의 심리, 그들의 마음들을 살펴보면서 함께 공감하고 함께 해쳐나가야 할 그들의 주체성과 자아발견성에 큰 의미를 줄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남유하 작가를 더 알아보고 찾아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고, 아이와도 함께 책을 읽으면서 많은 대화를 할 수 있게 해주는 좋은 책이라 생각이 든다.
(책을 읽고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