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의 두 권과 마찬가지로 알라딘에서 검색이 안되는 책. 순서상으로는 하인라인의 <시간의 블랙홀> 뒤에 읽었음)

국내에 거의 소개가 안된 실버버그의 장편소설. 책소개에는 일종의 바벨탑 얘기라고 되어 있어 그런가보다 했는데, 실상 얘기의 주는 외계 생명체와의 교신 시도가 아니라 인조인간을 바라보는 시선에 더 맞춰져 있는 듯. 책 제목이기도 한 '유리탑'은 일종의 맥거핀에 불과한 듯한 느낌까지 들었음.-_-;

책 자체에 대해 평하자면, 글쎄... 인조인간들이 그 창조주(발명가?)를 신으로 떠받드는 일종의 비밀 종교를 만들어 인조인간의 '인권'을 주장하는 정치운동과 대립한다는 식의 설정은 쓸만한 것 같고, 창조주의 정체가 폭로된 후에 이 둘의 입장이 서로 뒤바뀌는 점은 흥미로왔지만, 결말은 좀 갑작스럽다는 느낌이고 별다른 감흥이 없었음.

한 가지 흥미있게 느껴지는 것은, 이 책과 거의 비슷한 시기에 발표된 딕의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을 꿈꾸는가>와의 비교. 두 책의 설정은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안드로이드가 인간에게 봉사하는 노예이자 그로부터 해방을 꿈꾸는 존재라는 점에서 거의 유사한데, 이는 AI에 관한 60년대 특유의 관념으로부터 영향을 받은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즘도 인간을 찍어내서 노예로 부리자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을까?)

이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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