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외로 이 책도 검색해 보니 안나오네. 감상을 페이퍼로 옮김. 순서상으로는 <앨저넌의 영혼을 위한 꽃다발> 뒤에 읽었음)

두말할 것 없는 고전이며, 현대 SF의 시조격인 작품. 몇 년 전에 중고로 책을 구해놓고 조만간 꼭 읽어야지, 읽어야지 하다가 결국 지금에서야 읽게 됐네. 쩝.

뒤늦게 들여다본 원판 <프랑켄슈타인>에 대한 첫인상을 한마디로 말하자면, 낭만주의 작품답게 철철 흘러 넘치는 감상적 태도와 화려한 수사에도 불구하고, 한 꺼풀만 벗겨보면 놀라울 정도로 '단순한' 작품이라는 것. 역자해설에는 정교한 액자식 구성이니 하는 상찬들이 나오지만, 달리보면 스무 살짜리 머리에서 나온 얘기라는 게 선뜻 수긍이 갈 정도로 알기쉬운 전개를 취하고 있으며 구성도 단조로움.

줄거리야 다 아는 얘기니 새삼 반복할 것도 없고... 읽고 난 후 새삼 느낀 것은, 자신의 처지를 토로하는 어려움을 호소하는 '괴물'의 놀라운 말주변(셸리는 이걸 살리는 데 상당히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것 같은데)에도 불구하고, 그의 시점과 동일시하고 그에게 감정이입을 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는 것. 아마 이건 이질적인 것, '타자'에 대해 나 자신이 무의식중에 갖고 있는 거부감에서 기인한 걸까? 그러고 보면, 프랑켄슈타인, 아니 '괴물'이 현대 과학기술의 문제점을 상징하는 강력한 심상으로 떠오른 것도 무리가 아닌 듯.

최근들어 미래사, 인디북, 황금가지에서 각각 새 번역판이 나왔던데... 언제 또 새로 읽을 기회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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