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리뷰오브북스 3호
심승희 외 지음, 서울리뷰오브북스 편집부 엮음 / 서울리뷰오브북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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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호 표지 디자인이 가장 마음에 든다. 김영민 교수의 글을 길이 만큼 대단한 도전이었다. 심채경 박사의 글도 인상깊다. 작가로서의 문체가 점점 생기는 것 같아 흥미롭다. 새로운 디자인 리뷰 코너도 흥미로웠는데, 연재로 계속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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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리뷰오브북스 2호
박한슬 외 지음, 서울리뷰오브북스 편집부 엮음 / 서울리뷰오브북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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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호도 역시 기대에 실망시키지 않는다. 표지 디자인은 계속 실험적인 시도를 하는 것 같고, 앞으로도 좀더 예술적인 시도를 기대한다. 서평도 서평이지만 에세이 필진이 예사롭지 않다. 은유 작가의 글은 담박에 읽었다. 앞으로도 다양한 에세이스트 필진의 글을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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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리뷰오브북스 1호
김홍중 외 저자, 서울리뷰오브북스 편집부 편자 / 서울리뷰오브북스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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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읽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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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플 땐 둘이서 양산을
김비.박조건형 지음 / 한겨레출판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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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그의 방에서, 나는 나의 방에서,
우린 그렇게 각자의 위태로움을 있는 힘을 다해 끌어안는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나는 남편의 ‘우기’를 그다지 좋아하는 편이 아니다. 사랑하는 사람의 어둠을 좋아하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느냐만, 직업상 사람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어주는 편에 속했던 터라 ‘집사람’ 이었던 남편의 그림자까지 들어줄 마음의 여유는 없었다.(고 변명하고 싶다.) 특히 남편이 직장에서 여러 어렵고 무거운 일을 겪느라 힘들었던 작년 하반기, 나는 남편이 꽤나 힘들 것을 알았지만, 깊이있게 묻지는 못했다. 그 판도라의 상자를 여느 순간, 그 무게가 나를 덮칠 것이라는 사실을 무의식적으로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내가 겪는 무게도 없지 않았기에, 그것마저 받아들이면 삶이 무너져 내릴 것만 같았다. 결국 나는 내 안전을 선택했고, 사랑하는 이의 어두움을 함께 감내하지 못했다는 죄책감과 미안함은 두고두고 내 삶에 후회로 남았다.

“신랑은 이따금 이렇게 무기력하고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삶이 무슨 삶이냐고, 자책하듯 내뱉는다. 나는 그때마다 단호한 목소리로 그것 역시 또 다른 삶이라고 말한다.
...무슨 짓을 해도 상관없다. 어떤 꼴이더라도, 어떤 형편없는 나 자신이더라도, 포기하지 않으면 삶이 된다. 그 누구의 삶보다 더욱 귀한 삶이 된다.”

남편의 우기를 그저 지켜보고 함께 해주는 김비의 모습은 그녀가 어떤 배경을 가진 것과 상관없이 나의 모습을 돌아보게 했다. ‘삶’이라는 항해를 같이하게 된 구성원의 어두움은 사실 매우 버겁다. 각자의 삶의 무게만도 보통이 아닌데, 결혼 관계에 들어섰다 하더라도 상대의 그것까지 함께 진다는 결정은 쉬운 일도, 저절로 되는 일도 아니다. ‘저 사람이 내 사람이지, 저 사람의 무게를 같이 지어야 하는 사람은 다른 누구도 아닌 나이지’라고 부단히 결단하고 애써야만이 그 삶을 질 수 있다. 나는 김비가 걸어온 삶의 국면을 어쩌면 1도 이해하지 못하는 처지의 사람이지만, 그녀가 남편의 그림자를 온몸으로 껴 안는 것을 보며 어쩌면 그녀의 힘은 거기서 나오는 것은 아닐까 생각했다. 세상에서 끊임없이 존재에 대한 질문을 받아야 하는 사람이 되는 고단함을 감수하면서도 자기다운 삶을 포기하지 않은 사람, 나답게 사는 것을 이루고도 타인을 제 삶에 끌어안기를 포기하지 않은 사람, 그런 사람만이 가장 가까운 타인의 우기를 더불어 겪어줄 수 있다. 남편의 우기를 꼭 끌어안았을 때, 무너져내릴 것만 같던 그녀의 일상은 더 온전해진다. 서로의 어둠을 피하고 그저 겉으로 가벼운 삶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온전히 서로를 끌어안을 때, 돈으로 살 수 없는 고귀함이 결국 우리를 구한다는 신비를 이 부부를 통해 깨닫는다.

“여전히 나는 여기 이 세상의 언어로는 규정할 수 없는 존재로 살지만, 그럼에도 다행히 나답게 살고 있다. 언제나 답을 찾는 일은 내 몫이다. 이 사회가 나에게 질문을 할 때 마다, 나는 그 말들을 씹어 삼킨다.



‘서로의 위태로움을 끌어안는’ 부부의 모습은 우리에게 위안과 도전이 된다. 각자의 터널같은 시간을 걸어온 두 사람이, 결코 쉽지도 평탄하지도 않을 인생 길 위에 편한 삶이 아니라 사랑하는 삶을, 사랑하는 사람을 선택하며 계속 터널을 통과하고야 말겠다는 선언을 한다. 다시 긴 터널을 마주할지라도 사랑하며 함께 가겠다고 하는 고백. 그 고백 앞에 그들이 지닌 특이함은 어느새 보통의 사람들이 가진 그 무엇으로 옅어진다. 부부는 그리하여 보통의 삶을 꿈꾸지만 저마다의 우기를 겪는 모두에게 또, 사랑하는 이들의 어둠을 곁에서 지나오고 있는 이들에게 진심어린 위로를 전한다. 누군가 두 사람의 글과 그림을 계속 찾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사랑 이야기는 넘쳐나는 시대에, 각자의 인생에 터널을 지나쳐 온 이들에게서만 보이는 깊은 곳에 있는 반짝함, 가장 자신답게 살아가는 삶을 위해 소위 보여지는 삶을 포기한 이들이 가진 진실함. 반짝함과 진실함이 만나 두 사람의 이야기를 세상 그 어느 것보다 특별하게 해 준다.


“그녀는 너무나 고마운 사람이고, 나랑 잘 맞는 사람이었다.
나에게 중요한 것은 이뿐이었다.”



“비로소 여기 이곳에” 두 사람이 서 있다. 자기다운 삶을 살기위해 많은 것을 포기해야 했던 사람, 굴곡과 어려움을 감수하고서라도 한 순간도 나답게, 자연스럽게 사는 삶을 포기하지 않은 사람 김비. 그리고 그 사람의 터널에 빛으로 함께 등장한 사람, 그저 나의 소중한 파트너를 있는 그대로 예뻐하고 사랑하는 사람, 자기 삶의 ‘우기’를 숨기지 않고 드러내는 용기있는 사람, 삶의 우기가 드리워도 사랑하는 삶과 부부의 연을 포기하지 않으며 오늘도 애쓰고 있는 사람, 박조건형. 두 사람의 삶이 지닌 진실한 빛깔이 바닷 속 깊은 곳에 반짝이는 돌처럼 우리의 갑갑한 일상에 일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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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도 참을 만큼 너를 사랑하니까 - 너와 내가 함께 성장하는 시간, 그림책 태교
전은주(꽃님에미) 지음 / 라이프앤페이지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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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하는 과정 자체에서 이미 우리는 성장한답니다.”

​임신,출산,육아에 대한 솔직한 내 마음은 ‘언젠가 한 명을 낳고 싶으나, 아직은 아닌 것’ 에서 한발자국도 나아가지 못했다. 1살, 5살 토끼같은 조카들을 볼 때는 ‘그래 이렇게 사는 것도 참 좋을거야.’ 싶지만 한 눈 판 사이 전쟁통이 되버리는 거실이나 떼쓰는 첫째와 24시간 관심과 돌봄이 필요한 둘째의 울음으로 집안이 가득 찰 때면, ‘역시 이건 아닌 것 같아’ 라는 마음이 금새 고개를 든다.

“엄마가 된다는 건, 울 일이 많아지는 것, 혼자일 때보다 더 여려지고, 더 강해지는 것, 세상이 더 진해지는 것인가 봅니다.”

​임신, 출산, 육아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지닌 이들에게 저자는 “부모도 함께 성장하는 시간”으로 이제 막 여정에 들어선 누군가를 다독인다. 태교란 “내 안에서 남몰래 울고있던 아이를 달래는 것” 부터 시작이며, 아기를 위한 시간 뿐 아니라 부모를 교육하는 시간이 되어야 한다고, 또 그 시간 속에 우리는 완전하지 않아도 천천히 자랄 수 있을거라고 조곤조곤 말을 건넨다.

부모가 되어가는 과정에서 저자가 단연 추천하는 좋은 도구는 ‘그림책’ 이다. 그림책은 임신 기간을 보내는 예비 엄마아빠에게는 생명을 기다리는 설렘을, 아이가 태어난 후에는 고된 육아 라이프를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여유를 주어 우리의 일상을 다채롭게 채워준다.



“때로는 힘들고

때로는 두려웠지만

우린 계속 걸어갔어.

...(중략)

그곳에서 우리는 만났단다.

푸른 나무들이 바람의 인사를 건넸어.

그렇게 엄마는 너를 만났어.”



- <엄마의 복숭아> 중에서

​이 책은 비단 ‘엄마,아빠’가 되기를 기다리는 이들 뿐 아니라, 반려 동물 혹은 식물 등 세상에 가장 작고 연약한 것들을 품고 사랑하려는 모든 이들에게 좋은 안내서이다. ‘누군가의 성장을 돕는 것은 곧, 내 성숙을 돕는 과정’이라는 진리를 또박또박 읊어주며, 그림책이라는 좋은 가이드를 붙여서 건네는 새로운 여정의 동행자가 되어준다. 변화의 길목에서 삶의 불안함 가운데 있는 이들에게, 언젠가 오겠지, 하며 ‘아기가 있는 삶’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가진 나와 같은 이들에게, 또 지금 치열하게 아기와 함께하는 일상을 보내는 분들 모두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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