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의 일생 - 오늘이 소중한 이야기 (양장본), 2024년 데즈카 오사무 문화상 단편상 수상작 오늘을 산다 1
마스다 미리 지음, 박정임 옮김 / 새의노래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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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은 누가 결정해 줄 수 있는 게 아니야.
자신이 좋다고 생각하는 것은
평생 죽을 때까지 나만의 것이다.”
마스다 미리, <누구나의 일생> (P.145)

참으로 오랜만에 만났습니다.
마스다 미리의 신작.

주인공은 하시다는
낮에는 도넛가게에서 일하고
밤에는 그림을 그려요.
쓰유쿠사 나츠코라는 이름으로
<화과자 가게의 하루코>라는 만화를
자신의 SNS에 연재하고 있습니다.

만화를 그려 유명해지고 싶다,
만화를 그려 성공해야지 하는 야망은 없어요.
그저 좋아해서 하는 일,
시간 있는데 잠깐 그려볼까,
밥 먹기 전에 잠깐 그려볼까,
자기 전에 잠깐 그려볼까,
그저 이런 마음이에요.

저는 쓰유쿠사의 그런 마음이 참 좋았어요.
애쓰지 않고 딱 할 수 있을 만큼만,
하지만 참으로 성실하게 좋아하는 일을 해나가는 그 모습이 예뻤습니다.

마스다 미리 작가의 책 참 오랜만인데
역시 마스다는 마스다였어요.
인생에 대해,
상실에 대해,
관계에 대해,
죽음에 대해,
참으로 진지한 이야기를
너무 안 진지하게
너무 아무렇지 않게 툭툭 던지는데
또 어쩜 그리 하나같이 공감이 되던지
마음에 훅훅 박힙니다.


‘누구나의 일생’
책을 다 읽고 나니 이보다 더 어울리는 제목이 있을까 싶어요.
우리 모두 다 한 번 사는 일생이죠.
왜 태어났는지도 모르지만
무엇을 위해 사는지도 모르고
죽는 이유조차 모른 채 허무한 인생.
그래서 기대도 절망도 치열함도 간절함도 없이
그저 묵묵하게 오늘을 사는 쓰유쿠사, 그리고 우리들의 이야기예요.

이 책은 지금까지 읽었던
마스다 미리의 책 중 가장 진중한 메시지를 담은 것 같아요.

주인공 이름인 쓰유쿠사는
달개비꽃이라는 뜻이래요.
작은 파란색 꽃잎, 아침에 피었다가 저녁이면 지는 덧없는 꽃이라고 해요.

책을 시작하며 쓰유쿠사의 뜻이 가장 먼저 쓰여 있어
‘왜지?’ 했는데
다 읽고 나니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10여 년 전 수짱을 통해
큰 위로와 공감을 받았을 수짱의 팬들은
아마 40대 혹은 그 언저리쯤 되었겠지요?
어쩜, 딱 지금의 우리에게 필요한 이야기를 건내시네요.
인생에 대해 진지하지만 안 진지한 척.

마스다 미리 작가님,
할머니될 때까지 계속계속 책 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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