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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몽의 관람차 ㅣ 살림 펀픽션 2
기노시타 한타 지음, 김소영 옮김 / 살림 / 2009년 7월
평점 :
절판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 악몽의 시리즈 중 두 번째 이야기입니다. 유쾌하면서도 감동적인 미스터리이기 때문인지 많은 사람들이 찾는 소설이에요. 저 역시 이 소설을 보면서 대체 어떤 트릭으로 독자를 속여낼까 하는 궁금증이 가장 컸어요. 보통 미스터리 소설들을 보면 크건 작건 공간이 주어집니다. 그 공간을 일컬어 클로즈드 서클이라고 한다네요. 논리적인 추론을 좀 더 명확히 하기 위해서라도 보통은 클로즈드 서클을 만들어 놓고 이야기를 진행시키는 경우가 태반인데요. 여기 악몽의 관람차의 경우에는 그 공간이 관람차로 설정되어 제가 본 중에서 최고로 협소한 공간이라고 여겨지네요. 그렇기에 더욱 저자가 만들어 놓은 트릭에 속지 않으리라 다짐하면서 봤지만, 결국 소설의 끝을 본 지금은 트릭이고 뭐고 그저 울고 싶은 심정입니다. 우연하게도 같은 시간, 같은 관람차 안에 있던 다양한 사람들. 그리고 그 사람들은 각자의 고민과 생각, 목적을 지니고 관람차에 올라탑니다. 고소 공포증이 있는 남성은 오랫만의 가족과의 단란한 시간을 위해서. 이별 해결사인 한 여성은 한 가족을 찢어 놓기 위해서. 전설의 소매치기로 정평이 나 있는 노인은 자신의 비기를 전수하기 위해서. 등등. 그리고는 정상에 도달했을때 바뀌지 않는 주변 풍경은 계속해서 같은 장소에 머물러 있다는 사실을 알려옵니다. 그렇습니다. 관람차 유괴범의 지시로 관람차가 멈춘 것입니다. 그리고 관람차 안에 있는 사람들에게 보여주기라도 하려는 듯 주변에 있던 차에 설치 되어 있던 폭탄이 터집니다. 꽈광- 불꽃이 터지며 차가 화염에 휩싸이는 장면은 바로 도착한 방송국 카메라에 의해 tv에 나가고 우습게도 인질이 된 관람차 안의 한 가족은 그 사실을 핸드폰 dmb를 통해 알게 됩니다. 과연, 현재 있는 전자 제품을 활용한 것부터가 굉장히 재미있습니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고 더이상 핸드폰을 사용하지 않게 되었을 때는 이렇게 현대적인 소설이 어느덧 구닥다리 소리를 듣게 되지는 않을까 괜한 걱정이 드네요. 경쾌하고 발랄하게 이어지는 이야기들과 독특한 캐릭터들의 조화가 굉장히 자연스럽습니다. 그렇게 여러 사람들이 인질이 되기까지 만들어진 상황이 조금 억지스럽다고 여겨지는 부분도 존재합니다만 뭐 소설이니까요. 소설만이 가질 수 있는 매력을 한껏 드러내는 듯한 느낌입니다. 각각의 이야기들이 꽤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기에 섣불리 스토리를 건드는 것도 겁이 나네요. 최대한 줄거리 이야기는 삼갔지만, 재미있다는 것은 확실하답니다. 꿈을 꾸러 가는 장소인 유원지. 그리고 그 중에서도 꿈같은 시간의 마지막을 장식하는데 동원되는 관람차에서 벌어지는 유괴 소동극은 어떻게 마무리 될 것인지. 생각을 벗어나는 진실이 숨겨져 있기에 더욱 뜻밖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