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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리데기
황석영 지음 / 창비 / 2007년 7월
평점 :
바리데기 - 황석영
아,,,뭐라 할까.
그냥 감동적이다.라고 하기엔 나의 표현력이 무지 부족함을 느낀다.
긴장편도 아닌데 큰 고개를 수십개쯤 넘은것 같은 느낌이다.
바리데기. 어디서 많이 들어봤는데....아,,울 아들 옛이야기책에서 봤구나.
딸을 여섯을 내리 낳고 일곱째도 딸이어서 내다 버렸는데 용케도 살아남아 나중에 죽게된
아비를 살렸다는,,,아이에게 읽어주면서는 이 옛이야기가 나에게 이렇게 달라져서 다가올
줄 알았겠는가.
그렇게 나에게 바리데기가 말을 걸었다.
배경은 북녘.
북쪽에서도 당에 관련한 사람은 인민보다는 조금더 잘살겠지하는 생각은 평소에 가졌었는데.
바리가 태어난 집안도 그런 집안이다.
남들 다 굶을때 수완좋게 양식을 조금이나마 비축해두었던 바리네는 하루 두끼 한끼라도 밥
구경을 할 수 있었으니.
북쪽의 처참함이 보이는 순간이다.
북쪽에서 밤을 타 두만강을 건너서 중국으로 갔다가 음식을 조금이라도 마련하는 사람에서
부터 발각되어 북으로 송환되어 괴로움을 당하거나 혹은 죽음을 맞기도하는.
이게 다 먹을것이 없어 일어난 일들이 아닌가.
남쪽으로 갔다는 소문만 돈 외삼촌으로 인해 바리네도 뿔뿔이 흩어지고 중국으로 넘어간다.
중국에서 갖은 고생을 했는데 그만 할미도 가고 아버지도 가고 칠성이도 가고,,,
어린 바리는 억척스레 혼자 남는다.
휴...책을 읽는 동안 어찌 그리 한숨이 많이 나오는지.
바리의 고생이 가슴아파 눈물이 나오려한다.
눈물대신 응원하는 마음이 더 컸지만,,옛이야기대로라면 아마 바리가 약해지진 않으리라.
하면서.
중국에서 발 맛사지 기술을 배우다 샹이라는 여인의 가족을 만나고 우여곡절 끝에 런덜을
향하는데. 살아보겠다고 큰 빚을 지고 더 잘사는 나라로 숨어들어간 사람들의 비애에서
또 한숨.
컨테이너들을 잔뜩 실은 배에 종잇장 겹쳐놓듯 차곡차곡 밀입국자들이 한달이라는 긴 시간
을 어찌 살아남을 수 있는지...사람의 목숨이 이다지도 질긴 것인지. 이게 다 잘 살자고
했던 일일텐데...그런 억척스럼이 나에게는 과연 존재할지. 그렇고 보면 난 행복하구나.
사람은 왜 나보다 잘난 사람을 보고는 괴로워하고 나보다 못난 사람 힘든 사람을 보고서야
마음의 위안을 얻고 비로소 나도 이 정도면 행복하지...하는건지. 사람의 이기적임과 간사
함에 난 찔끔한다.
영국에서. 발맛사지 기술로 인해 일자리도 얻고 조금씩 잘 사는 것같이 보인다.
좋은 사람들을 만남이 바리에게 얼마나 큰 복인지..그 중에 알리라는 무슬림과 결혼도 하고.
알리는...전쟁통으로 떠나고. 뱃속에 든 아이를 낳아 키우며 살아가는데
서글프게 자신을 놓아버린 샹이라는 여인이 나타나고 바리의 호의를 그렇게 저버릴 수 있다니
욕이 나온다. 어쩔까니. 아이가 죽는다.
괴로운 일은 사람을 키우는걸까.
고개한번 넘고 자라고 고개한번 넘고 자라고 고개한번 넘고 자라고....
그렇게 바리는 자란다.
저세상에 있는 할머니는 현몽하여 바리가 곧고 바른길에서 빠지지 않도록 계속 살펴주고 도와
준다. 바리는 행복할 수 있을까.
몇년의 세월 끝에 알리가 돌아오고 새로운 희망이 샘솟는다.
옛이야기 속에서는 마침내 찾아낸 생명수가 죽은 아비의 살과 피와 숨을 살리지만..그리하여
행복하게 살지만,,,현실에서 과연 생명수가 무엇인지...
그건,,,,,희망이 아닐지..
[늘 기대보다는 못 미치지만 어쨌든 살아 있는 한 시간은 흐르고 모든 것은 지나간다.]
일상이 괴로운 바리에겐 어쨌든 현재는 흐르고 흘러 과거가 되는 것이 희망이 아니었을까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