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는 라푼첼
야마모토 후미오 지음, 이선희 옮김 / 창해 / 2007년 8월
평점 :
절판


잠자는 라푼첼 - 야마모토 후미오

 


내용이 기대됐다. 제목이 주는 느낌으로 그리 밝고 경쾌한 소설이 아닌것만은 확실할 것 같았다.
라푼첼..아이들이 옛이야기 읽고 세계명작을 볼때 빠지지 않는 라푼첼. 마녀가 한 부부에게서 여자

아이를 빼앗아 높은 탐에 가둬놓고 키우는데 그 아이를 보고 싶을 땐 "머리를 내려주렴."그럼 그 아

이가 길고 긴 머리를 내려주고 그 머리를 밧줄삼아 잡고 탑으로 들어간다. 그러다 멋진 왕자를 만나

게 되고 탑안에서의 만남으로 사랑하게 된다. 허나 마녀에게 걸려 왕자와 그녀는 황무지로 쫓겨나게

된다. 라푼첼은 두눈이 먼상태에서 쌍둥이를 낳고 살고 있고 극적인 만남으로 눈도 뜨고 왕자의 나

라로 돌아가 행복하게 잘 산다는 이야기. 사실 명작이라곤 하지만 왜 이런 내용의 책을 아이에게 읽

어줘야하나,,의아해했었다. 별로 맘에 들지 않는 이야기. 조금 무서운 이야기. 그 라푼첼이 책의 제

목이 되었다면,,,,

 

결혼 6년차에 들어선 주부 시오미. 늘 한가하고 빈둥빈둥 한가롭게 지내는걸 좋아하는 그녀. 뭔가

해야한다는 압박감을 견디지 못하는 그녀. 무언가 해야한다면 밤에 잠을 못자는 그녀. 그녀의 삶은

무료하고 권태롭기만 하다. 한달에 한두번 얼굴 마주치는 것도 힘든 바쁜 남편은 불쑥 들이닥쳐서는

별 설명없이 고양이를 키우라 주고 가버리고,,뭔가 다른 생명체를 맡는다는데 거부감을 느끼면서도

그 고양이를 키우기로 한다. 이름도 지어주고.
외출이라곤 파친코를 하러 갈 때와 생활협동조합에서 구입한 물건을 챙겨 집으로 들고 오는 일 정도

? 어느날의 외출에서 중학생인 옆집 아이를 만나고 집에 데리고 온다. 그때부터 루피오는 하루가 멀

다하고 제집드나들 듯 드나들고,,그의 아버지완 잠자리까지 같이 하는데..이 묘한 이야기 전개는 무

언가. 한번씩 허공으로 시선이 돌아간다. 그 셋의 조합은 말도 안되지 않은가 말이다. 아들은 학교

안가고 옆집아줌마네서 제집처럼 편한 차림으로 있고 그의 아버지 또한 출근도 하지 않은 채 아들이

학교에 가지 않은 것도 아랑곳 않은 채 떠들고, 먹고,,놀고.

 

그 여자에게서 외로움이 묻어난다. 시오미가 말하는 식으로 진행되는 이야기라 절절한 외로움이 묻

어나는 대목은 그리 많지 않고 오히려 자신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말하듯이 진행하는데 과연 자기 자

신을 사랑하고 소중히 여기기는 하는 걸까. 하는 의문이 시종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아 답답했다. 감

옥없는 감옥에 스스로 갇힌 꼴이랄까. 알 속에서 스스로 부화하는 새끼새처럼 때가 되면 힘들지만

스스로 단단한 껍질을 깨고 나와 드넓은 하늘을 향해 비상해야 하는게 하늘의 정한 이치이고 보면

이 여자가 사는 방식은 잘못되도 한참 잘못된거 아닌가. 우울증이라는 이야기는 하고 싶지 않지만

겉으로 드러나지 않으면서 속이 조금씩 조금씩 썩어가고 있었던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는 못견

디게 이 여자가 가여워졌다. 13살 어린 아이를 사랑하게 된다는 황당하기까지 한 설정이 그녀의 외

로움을 극대화시킨것 아닌가 싶다. 그래서 더 안쓰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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