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악보다는 더 큰 선이란?

어벤저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10-1 ㅣ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10
프레데릭 포사이드 지음, 이창식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6월

어벤저 - 프레더릭 포사이스


 

나에겐 책 이름도 생소하고 작가도 생소한데 많은 사람들에겐 그의 작품을 손꼽아 기다릴정도의

대단한 추리소설 작가인가보다. 그 흐름에 휩쓸려서 덩달아 나도 설렌다. 작가는 잘 모르더라도

작품만 좋으면 좋겠다는게 생각.

 

첫장을 펼쳐 읽는데 초반엔 잘 모르겠다. 큰 바다는 수없이 작은 냇물들이 모여서 이루어지듯이

이 작품의 구성 또한 그와 마찬가지다. 작은 퍼즐들을 상세히 설명한다. 어떠한 우연, 행운도 용

서하지 않는 듯한 작가의 글솜씨에 감탄한다. 그 작은 퍼즐 조각들은 평범하지 않다. 베트남 전쟁

당시의 상황, 보스니아 내전, 아프가니스탄 전쟁등 작품관 상관없을 듯한 과거의 세계정세까지 상

세히 아우르는데 그걸 읽다가 헉헉 숨이 막힐 지경이다. 수많은 퍼즐조각들의 설명 끝에 마침내

하나가 되어 만난 바다를 보곤 가슴 뻥 뚫리는 시원함을 느끼듯 이작품의 어느 시점에서 비로소

한줄기로 만나 세찬 흐름이 시작되는 순간부턴 정신없이 책장 넘어가는 소리만 들릴 수 밖에 없다

. 도대체 어느 부분을 픽션으로 이해해야할지 갈피를 잡을 수 없다.

 

내용은 어벤저란 ID로 극악무도한 어떤 이가 법정에 나서게끔 인도하는 일을 하는 평범한듯한 일

상을 사는 작은 마을의 변호사와 보스니아내전 당시 불쌍한 이들을 도와야한다는 혈기왕성한 청년

을 무참히 살해한 조란과의 싸움이라고만 말하고 싶다.
그 사이에 "작은 악보다는 더 큰 선을 위하여"란 생각으로 공교롭지만 조란을 구하려고 노력하는

기관의 사내까지.

 

작은 악을 큰 선을 위하여 보호한다는 데브루의 생각은 사실 옳다고도 할 수 없고 완전히 그르다

고도 할 수 없다. 악을 악일 뿐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드는건 사실이지만 데브루의 생각을 탓하고

싶지만은 않다.
그런 생각을 하며 맨 마지막 바로 전장을 읽어가면서 맨 마지막 퍼즐을 완료하는 작가의 솜씨에

다시한번 감탄하며 책장을 덮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