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들지 않는다는 것 - 하종강의 중년일기
하종강 지음 / 철수와영희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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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들지 않는다는 것 - 하종강


 

솔직히 하종강이란 사람을 처음 들어봤다. 노동자와 동고동락하는 사람이라는 소개가 보이는데
헉,,,나는 그토록이나 관심이 없었던거다. 챙피해지기도 하면서...
그래서 책을 다 읽고 난 후 인터넷을 찾아봤다.
하종강. 인물소개에 보니 한울노동문제연구소 소장 이라고 나와있다.
아,,그렇구나..

 

이 책은 그 자신의 중년일기다. 25년을 쭉 노동자와 함께 한 하종강의 삶을 들여다본다.
흔히 노동운동을 하는 사람은 과격할 것 같고 곁이 없을것 같다는 선입견이 있는데
이 사람의 문체는 매우 부드럽다. 중간중간 일침을 가하는것 같은 냉철한 말이 나오기도
하지만 노동에대한 것은 잘 모르는 나 같은 사람이 읽어내리기에도 부담스럽지 않았다.
말 그대로 현 시대를 살아가는 한 중년 남자의 일기라고 생각하고 읽었다.
우리 아빠와 비슷한 연배의 나이. 아빠를 이해할 수 있었다면 오버겠지만,,^^

 

노동자들의 투쟁집회에 강의를 하러 전국방방곡곡을 다닌다는 그의 일화를 한편한편 읽으면서
눈물겹고 힘들게 일을 하며 사는 소시민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나의 부모가 그 한복판에
서 계셨기 때문에 가슴이 아팠다. 난 내 부모가 얼마나 힘들게 몸으로 일하셨는지 잘 모르고
편하게 자라왔던 거다...챙피하다. 부모님의 노고를 전혀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한번 더 생각
할 수 있어서 좋았다.

 

인상적인 말이 있어 적어본다.
4파트 중 두번째 파트 무에 그리 슬프랴에 적혀있는 말인데,
조금씩 자주 아픈 것이, 오래 묵혔다가 한꺼번에 아픈 것보다 훨씬 견디기 쉽습니다.
오래 묵혔던 아픔을 한꺼번에 끄집어내면, 그동안 잊을 수 있었던 작은 고통들을 모두
더한 것보다 그 크기가 훨씬 더 커집니다. 자주 아파해야...면역이 됩니다.
마찬가지로 '바르게 살기' 위해 작은 이익부터 포기하는 경험이 쌓여야 나중에 '큰 일'을
위한 '큰 희생'도 가능해집니다.


 

마음을 조금씩 쌓아가야겠어요....

 

세번째 파트에 보면 가족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25년을 한결같이 바쁘게 밖으로만
돌아다닌 남편을 아빠를 잘 이해해준 가족들의 이야기를 하면서 겉으로 표현되진 않았지만
얼마나 고마워하고 자랑스러워하는지 보여서 눈물겨웠습니다. 일을 하며 제대로 대접받지
못하고 착취당하는 사람들을 보듬는 아빠가 남편이 자랑스러웠겠죠..
아내의 넓은 마음씨가 곱게 느껴집니다. 아이들의 아빠를 이해하고 사랑하는 마음이 곱게
느껴지는 순간들이었습니다.

 

맨 끝에 [나는 마치 노동조합과 연애를 하는 것 같다. 그것도 짝사랑을... 계속 이렇게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맺음하고 있다. 이 사람의 열정이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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