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루몽 10
조설근 외 지음, 안의운 외 옮김 / 청계(휴먼필드)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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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루몽 10 - 조설근, 고악


보옥이 태어날때 갖고 있었다던 구슬을 잃어버렸다. 그로 인해 보옥이 정신을 놓아버린
다. 옆에서 하라는 대로 겨우 할 뿐 제 뜻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게 된
다. 그 사실을 안 대부인 및 어른들은 보옥이를 위해서 보채를 맺어주기로 한다.
혼인이란 본인들 입장에선 엄청 큰 일인데 보옥이와 보채는 누군가에게 떠밀리듯, 도둑
결혼 하듯 그렇게 구색도 맞추지 못하고 얼렁뚱땅 해 버린다.

슬프다. 내색은 하지 못했지만 서로 좋아하는 사람끼리 연을 맺지 못한다는건 참 가슴이
아픈일이다. 대옥이와 보옥이가 그러하듯이.
대옥이는 내심 보옥이가 혼례를 하게 된다면 자신과 하게 될거라 생각하고 있었다. 그로
써 병을 이기기 위해 더 노력하고 실제로 몸이 더 나아지고는 했다. 그런데 가슴안에 성
질로 인해 병이 돋고 병치레를 잦게 하는 대옥을 대부인은 귀한 보옥의 처로 받아들이지
못한다. 대부인 뿐만아니라 왕부인도,,,,어른들은 그런거다. 병치레가 잦은 대옥이를 손부
로 맞을 수는 없는거다. 나 또한 어미가 된 지금 생각해보면 나부터도 내 자식을 그런 이
와 맺어줄 수는 없을 것 같으니까.

결국 대옥이는 생을 놓아버리고 보옥이도 목놓아 울고 정신을 잃을 정도로 괴로워하지만
대옥이는 선녀가 되었을거라 생각하곤 정신을 추스리기 시작하고 옆에서 보필하는 보채
는 역시나 현명하게 처신을 잘 한다.

대관원에서 살던 어여쁜 자매들도 나이가 참에 따라 하나 둘 혼인을 해 떠나는데 그들 앞
길이 환하게 밝기만 하면 좋으련만 그렇지 못할 수도 있는 것이 인생일까. 귀비가 되어
떠난 원춘은 일찍 죽고 영춘은 가난하고 거기다 돼먹지 못한 집안으로 시집을 가 괴로운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탐춘 또한 먼곳으로 시집을 가게 되었으니 대관원에서 같이 즐겁던
자매들 중엔 부인이 되어 평생을 함께 할 보채만이 보옥이 옆에 남게 되었다.

이것이 인생이겠지.

"난 마음을 하나 가지고 있었는데 요 전날 그걸 대옥 누이에게 줘버렸어. 이제 그 누이가
시집을 오게 되면 그걸 도로 가지고 올 테니까 그건 다시 내 뱃속에 들어오게 될 거야."
-p168 중에서
보옥이 대옥이와 혼인을 하는 줄 알고 있을 때 정신이 조금 돌아와서 한 말이다. 희봉은
단순히 또 미친 소리라 치부해 버리지만 난 가슴이 아팠다. 마음을 준 사람과 맺어질 수
있다 생각해 기뻐하는 보옥이와 그렇게 원하던 사람이 자신이 아닌 보채와 혼인한다는
걸 알았을때의 대옥이의 철렁한 마음을 가만히 들여다 본 나는 참 마음이 아팠다.
물론 보채도 불쌍하다. 다른 이에게 마음을 줘버린 남자와 산다는게 그리 좋은 일만은
아닐 것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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