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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소녀들의 숲
허주은 지음, 유혜인 옮김 / 창비 / 2022년 12월
평점 :
서평을 적기에 앞서, 역사 속에서 희생 되어진 여성들의 아픔에 추모의 마음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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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고려의 문신 이곡이 원나라 황제에 공녀제도를 없애 달라 청한 편지를 우연히 읽고, 공녀라는 가슴아픈 역사를 알게되었다고 한다.
이곡이 상소문을 쓸 당시, 1232년부터 약 80년동안 원나라로 끌려간 공녀의 수는 약 2,000명이 넘고 비공식적인 경로를 합치면 실제 수는 그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 제도는 조선까지 이어져, 조선왕조실록의 기록에 따르면 114명에 이르렀다고 한다.
공녀의 평균 나이는 11세에서 19세 사이이며, 강제로 부모와 헤어지고 타국에서 짓밟힌 여인들은 고향에 돌아오지 못하고 시녀나 노비로 비참한 삶을 살았다고 전해진다.
1426년 조선, 열세명의 소녀가 사라진 제주에서 조사관인 아버지의 죽음과 그 흔적을 찾아나서는 '환이'와 '매월' 두자매는 하나하나 실마리를 풀어가며 소녀들의 실종에 '공녀제도'가 얽혀있음을 알게된다.
뒤숭숭한 소문과 추측에, 배가 부른 여인들은 태어날 아이가 남자이길 바라며 굿을 벌이고, 횃불을 들고 미인을 찾아나서는 무리들을 피해 아이를 궤짝에 숨기고, 숨죽이며, 심지어는 딸아이의 얼굴에 흉을 내어 잡혀가지 못하게 만들기도 한다.
여성으로 태어나 남성의 복장으로 제주에 당도했던 환이도 그러했다.
여성으로써의 지위와 둘러싼 환경이 호의적일수 없는 시대의 상황과 함께 '공녀제도'라는 비인간적인 행위가 나에겐 너무 마음 아프게 다가왔다.
돈과 뇌물로 공녀제도에서 벗어나게 된 소녀 한명을 대신하여 언제 잡혀갈지 모르는 마을의 몇백명의 소녀는 하루하루 불안감에 떨며 숨죽여 살았다.
일제 강점기 시절 위안부가 그러했고, 그 이전에 공녀제도가 그러했다.
역사의 한켠에서 모질게 희생되어진 여성들의 아픔은 안타깝게도 늘 존재했다.
내 딸에게도, 그다음세대에게도, 역사의 한켠에 자리잡은 마음아픈 진실을 전달하며 우리는 기억하고 잊지말아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