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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ㅣ 미래엔그림책
아베 히로시 지음, 황진희 옮김 / 미래엔아이세움 / 2026년 4월
평점 :

폭풍우 치는 밤, 그리고 [새벽]
그림책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다 알죠.
아베히로시 작가
이번에는 범상치 않는 신작[새벽]으로 돌아왔어요.

폭풍우 치는 밤, 황금빛 9월의 강을 따라
사냥꾼 할아버지와 어린손자가 하룻밤 여정을 떠납니다.
손자는 할아버지의 배에 올라타고
굽이치는 강과 하늘까지 닿을 듯한 나무들 사이를 지나
천천히 노를 저어 내려가요.
땅거미가 내려앉을 즈음,
강가에 배를 대고 모닥불을 피우죠.
이장면... 진짜 너무 좋았어요.
불 앞에 앉은 할아버지가 나직나직 들려주는 이야기들...
숲속에서 마주친 호랑이이야기,
겨울 눈보라 속 멧돼지의 '얼음털'이야기까지..
이게 진짜 계쏙 듣고 싶어지는 이야기예요.
누구라도 푹 빠질 수밖에 없는 스펙타클 그 자체

밤이 깊어지고 할아버지의 코 고는 소리가
잔잔하게 강가를 울리면
은하수가 가로지르는 별빛아래 소년도 조용히 잠이 들어요.
그리고 다음날 새소리에 눈을 뜨니
세상은 온통 안개 속
다시 배를 저어 나아가자 안개가 스스로 걷히고
순간적으로 빛이 확 들어오면서 새벽이 밝아요.
이장면은 진짜... 말이 필요없어요.
읽으면서 계속 생각났던게 있어요.
어릴때 할머니, 할아버지가 평상에서 찐옥수수 먹으면서
들려주던 옛날이야기
왜 그렇게 재미있었는지 이야기는 생각도 안나는데
그냥 재미있고 행복한 기억만 나요.
근데 여기선 배를 타고 가다가 모닥불 앞에서 동물이야기라니...
분위기 미쳤죠.
이 책이 더 특별한 이유는 요.
아베 히로시 작가는 여러 해 동안 9월이되면 시베리아 버킨강을 직접 찾아가서
우데게족 사냥꾼과 함께 실제로 배를 타고 강을 내려가고
모닥불 앞에서 밤을 보내며 이야기를 들었다고해요.
그 이야기들은 단순한 동물 이야기가 아니라
자연과 함께 살아온 사람들의 세계관이 담긴 이야기 였다고 하더라구요.
그걸 하나하나 기록해두었다가
이 그림책 속 할아버지의 입을 통해 풀어낸거라고 하니
읽을 수록 더 깊어지는 느낌이예요.
특히 저는 멧돼지 '얼음 털'이이갸기 너무 흥미로웠어요.
"진짜 얼음 털이 생길까?"
" 안추운건가?"
"지방이 많아서 괜찮은건가?"
아이랑 같이 찾아보면서 또 하나의 재미가 생기더라구요.
그리고 이표현,
'땅거미가 내려앉을 즈음'
와..표현이 너무 아름답지 않나요?
아이랑 같이 이게 무슨 뜻일까? 유추도 해보고
검색도 해봤어요.
해가 지고 어둠이 시작되는 순간을
이렇게 표현할 수도 있구나 하고 신기해했어요.
작가가 직접 겪은 여러해의 가을들이 응축된 장면들...
그림은 또 어떻구요.
색채는 풍부하고 힘이 넘쳐요.
읽다보면 어느순간 내가 아베히로시가 된것처럼
상상의 나래를 막 펼치게 되요.
진짜 아름답고, 경이롭고
오래 기억에 남을 그림책이였어요.
그리고 이 책을 덮고 나니깐 이런생각이 들더라구요.
조용한 밤, 캠핑장가서 모닥불 피워놓고
불멍하면서 하늘 가득한 별 바라보면서
천천히 한장 한장 넘겨보고싶다...
그냥 읽는게 너무 아까워서
그 분위기까지 느끼면서 읽고 싶은거 있죠.
캠핑갈 때 꼭... 챙겨갈려구요.
정말 가을 밤 감성 끝판왕인 그림책이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