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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은 유전을 이길 수 있는가 - 유전과 교육을 둘러싼 가장 오래된 오해에 대한 행동유전학적 관점
안도 주코 지음, 허영은 옮김 / 알레 / 2026년 3월
평점 :
이 리뷰는 리뷰의숲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교육은 유전이라는 결정론 앞에 무력한가?',
'왜 교육은 공평해 보이지만 격차는 사라지지 않는가?'
묵직한 두 질문을 던지는 책,
[교육은 유전을 이길 수 있는가]를 소개합니다.
책은 1장 '유전은 유전되지 않는다'를 시작으로,
쌍둥이 연구를 통해 '모든 능력은 유전이다'라는 사실을 다룬 2장,
가정환경의 영향과 부모가 할 수 있는 일을 짚은 3장,
학교 안과 밖에서 교육 환경의 선택을 살펴본 4장,
자유로운 사회의 가혹함을 이야기한 5장,
마지막으로 아이에게 부모란 무엇인가를 묻는 6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가장 충격적이었던 부분은 태어나자마자 헤어져
각자 다른 가정에 입양된 쌍둥이 '짐 형제'의 이야기였어요.
39년 만에 재회한 두 사람은 좋아하는 과목이 수학이고
싫어하는 과목은 글쓰기이며, 두 사람 모두 아들에게
'제임스 앨런'이라는 같은 이름을 지어주었고,
휴가를 보내는 해변, 목공 취미, 다리 꼬는 동작까지 똑같았다고 합니다.
유전의 영향이 이토록 강력하다는 사실을 외면할 수 없게 만드는 사례였어요.


'부모의 노력과 냉혹한 현실'이라는 부분에서는
책을 읽어주거나 문화적 환경을 제공하는
부모의 양육 태도가 자녀의 학업 능력에 미치는 영향은
약 5% 정도인 반면, 유전의 영향은 약 50%에 이른다는 통계가 제시되었는데요.
많은 부모에게 씁쓸함을 줄 수 있는 내용이지만,
저자는 이것을 절망이 아닌 '현실 인식'의 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소득과 사회계층의 영향에 대한 오해' 부분이었어요.
사회계층이 높은 집단일수록 학업성적과 지능에 미치는
유전적 영향이 더 크게 나타나는 반면, 사회계층이 낮은 집단일수록
공유 환경의 영향이 더 크게 나타난다고 합니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가정에서는 아이가 자신의 유전적 소질을
충분히 발휘할 환경을 제공받지 못한다는 점이 현실의 한계로 드러나는데,
이는 교육 기회의 형평성이 왜 중요한지를 깊이 생각하게 해주었습니다.
저자가 전하는 가장 따뜻한 메시지는 자유의지에 관한 통찰이었어요.
유전자가 여러분에게 명령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유전자야말로 자유의지의 근원이며, 오히려
그 자유의지에 제약을 가하는 것은 환경이라는 부분인데요.
유전을 숙명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유전적 소질을 바탕으로 선택하며 살아가는 과정 자체가
자유의지의 발현이라는 관점이 참 새로웠습니다.
또한 학교라는 환경이 단순히 시험 점수를 얻는 곳이 아니라
각 개인의 개성이 문화와 사회 속에서 제대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돕고,
유전자의 풍부한 발현을 촉진하는 기회를 제공하는 공간이라는 해석도 마음에 남았어요.
'아이가 좋아하는 것을 소중히', '소질에 맞는 환경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저자의 조언은 아이를 정해진 틀에 맞추려 하지 않고
그 아이의 고유한 유전적 소질을 발견해주는 것이 부모의 역할임을 일깨워주었습니다.
유전이 가진 힘을 인정하면서도 그것을 결정론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부모와 교육이 할 수 있는 역할을 차분하게 짚어주는 책이에요.
유전과 교육은 대립하는 것이 아니라 '공진화의 파트너'라는
마지막 메시지가 읽는 내내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었습니다.
자녀 교육 앞에서 조급해지거나 막연한 기대에 흔들리는 부모들에게,
유전과 환경 사이에서 인간의 가능성을 과학적 시선으로 바라보고 싶은 분들에게,
능력과 성취의 강박에서 벗어나 아이를 있는 그대로 이해하고 싶은 분들에게,
[교육은 유전을 이길 수 있는가],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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