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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의 기억
전민식 지음 / 은행나무 / 2013년 3월
평점 :
내가 읽기에는 잔잔하고 모호했던 책이다.
전민식 작가는 제 8회 <개를 산책시키는 남자>로 등단했다.
그의 등단작에 관심이 갔었는데 이 책을 먼저 읽게 됐다.
<불의 기억>은 종을 만드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다.
하지만 다 읽고 나면 '이게 꼭 종이어야만 하나?'라는 의문이 남는다.
소설의 제제가 작품의 주제와 착 달라붙게 만들지 못했다.
그래서 이 책의 제제를 종 말고도, 다른 예술로 정했어도 무방할 것이다.
이것은 내가 <불의 기억>과 비교되는 작품을 최근에 하나 읽었기 때문일 것이다.
오르한 파묵의 <내이름은 빨강>이다.
이 책은 터키 오스만 제국에 사는 세밀화가들의 이야기다.
소설의 주제는 세밀화인데, 세밀화가 아니면 작품이 성립되지 않는 소설이다.
(이런 비교는 무리일까.)
여하튼, 소설과 제제도 그렇고 인물들이 각자 가지고 있는 행동의 원인들도 나는 이해할 수 없었다.
그래서 이 소설은 내가 읽기에 잔잔했고, 시간도 오래 걸렸다.